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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한·미 FTA 재협상과 우리의 대응
  • 우리대학교 경제학과 김정식 교수
  • 승인 2017.06.03 21:53
  • 호수 1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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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교수
(우리대학교 경제학과)

 

한미 양국 간의 관세를 철폐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2006년 협상을 시작한 후 2011년에 타결되었고 2012년부터 협정이 발효되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한미 FTA는 재협상의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올해 출범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의 실업률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보호무역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은 양자간 혹은 다자간 무역협상에서 경쟁력이 약한 제조업보다는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농축산업과 서비스업 그리고 금융업 수출에 주력해 왔다. 제조업에서는 비록 무역적자가 나더라도 서비스와 금융상품 수출에서 흑자가 나면 미국의 국부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제조업이 국내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업종이라는 데에 주목하고 국내 제조업의 부활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한미FTA는 물론 캐나다와 멕시코와의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또한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 FTA재협상이 시작될 경우 우리 수출산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 예상된다. 특히 대미 주력수출업종인 자동차와 반도체는 큰 영향을 받을 것이 우려된다. 한미 FTA가 진행된 5년 동안 양국 간의 관세철폐로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47%가 그리고 반도체는 28%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철강업 또한 이미 작년부터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나 세율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자동차부품과 기계류 수출도 감소가 우려된다.

우리 농축산업이나 서비스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미 FTA기간 중 40%이상 늘어난 소고기와 오렌지 그리고 커피 수입은 더욱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서비스업 역시 미국의 시장개방 압력이 더욱 거세지면서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국내 서비스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 염려된다.

일자리도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중국의 추격으로 철강과 자동차등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기업구조조정으로 실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강과 자동차부문에서 대미수출이 감소할 경우 실업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미 FTA 재협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협상과정에서 한미 FTA가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하고 있음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제조업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반면에 미국은 농축산물이나 서비스업 그리고 금융업에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제조업 수출입을 나타내는 무역수지에서는 우리가 비록 흑자를 내고 있지만 서비스업과 금융업에서는 미국이 흑자를 내고 있다. 미국은 우리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FTA 발효 전보다 2배 정도 늘어난 것을 문제 삼고 있지만 주식과 같은 금융투자와 서비스부문에서 미국이 큰 흑자를 내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한미 FTA는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호주의에 입각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대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한미 FTA 재협상으로 피해산업에서 실업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정책당국은 직업훈련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실업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한 늘어나는 청년실업을 줄이기 위해 민간기업이 투자를 늘릴 때까지 한시적으로 수요가 있는 공공부문에서 고용을 늘리는 정책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비관세 장벽은 물론 환율조작국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재협상에서 미국은 관세보다 환경규제 등의 비관세장벽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협상을 담당할 정책당국은 우리의 이익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협상의 기술을 발휘해야 한다. 최근 미국은 환율조작국 지정을 통상정책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무역대상국이 환율을 높여 수출을 늘리는 경우를 통상정책으로 제재하여 수입을 줄이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환율감시대상국으로 지정되어 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국가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자본유출의 위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미 FTA 재협상에서 환율조작국 관련 내용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을 고려하면 국부를 창출하는 수출과 이를 늘릴 수 있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중요하다. 비록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으로 한미 FTA 재협상의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처한다면 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대학교 경제학과 김정식 교수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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