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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는 총장·이사장이, 피해는 모두가?재정지원사업비 삭감에 교수·학생 피해 커져
  • 이영준 기자
  • 승인 2017.06.03 20:53
  • 호수 1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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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이화여대의 ‘정유라 입시비리’가 적발되면서, 올해 교육부는 대학비리 근절을 위해 정부주도 대학재정지원사업(아래 재정지원사업)에서 부정·비리대학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교육부는 ‘대학재정지원사업 공동 운영·관리 매뉴얼’에 따라 부정·비리대학들에게는 재정지원사업과 관련해, 신규 사업 선정 시 점수를 감점하고 있다. 또한 이미 사업을 진행 중인 부정·비리대학은 그 사업에 따라 지급되고 있는 지원비를 일부 삭감당하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사업비 삭감이라는 불이익의 경우, 재정지원사업의 수혜를 받고 있는 비리와 무관한 교수와 학생 모두가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정·비리대학들을 향한 지원비 삭감,
어떻게 이뤄지나?

재정지원사업은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정부에서 일부 대학을 선정해 특정 사업을 진행하게 하고, 이에 대한 사업비를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현재 교육부는 재정지원사업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대학단위 지원 사업과 사업단 단위 지원 사업으로 나눠 지원하고 있다. 또한 비리의 심각성에 따라 부정·비리대학의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눠 대학이 진행 중인 사업의 지원비를 삭감한다. 부정·비리대학 비리 유형은 교육부에서 ‘대학재정지원사업 공동 운영‧관리 매뉴얼’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검토해 분류한다. 총장이나 이사장 같은 주요 보직자의 비리는 유형1로 구분하며, 비리의 심각성 순서대로 유형2와 유형3으로 나눈다. 

유형1 비리대학의 경우, 진행 중인 사업에 있어 대학단위 지원 사업은 총 사업비의 최대 30%까지 삭감되며, 사업단 단위 지원 사업은 최대 10%까지 삭감된다. 또한 대학단위 지원 사업과 사업단 단위 지원 사업 순대로 유형2 비리대학은 최대 10%, 최대 4% 삭감되며, 유형3 비리대학은 최대 5%, 최대 2% 삭감된다. 최근 비리가 적발된 대학들은 총장·이사장의 비리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비리 유형1로 구분돼 지원비 삭감이 이뤄지고 있다. 재정지원사업에 따라 대학에 지원되는 사업비가 적게는 약 10억 원에서 많게는 약 200억 원 정도 되는 것을 고려하면 10% 삭감도 대학 입장에서 큰 타격이다.

잇따른 대학비리,
늘어나는 부정·비리대학

최근 대학비리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여러 대학들이 재정지원사업에서 제재를 받고 있다. ‘정유라 비리입시’가 적발된 이화여대는 물론, 올해에는 건국대 김경희 이사장이 교비횡령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판결을 받았다. 또한 지난 2월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 역시 교비횡령으로 1심재판에서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해당 대학은 재정지원사업에서 제재를 받게 됐다.
이화여대의 경우, 현재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 프라임사업, CK사업, ACE+사업, 코어사업 등 다수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유라 입시비리’에 따라 이화여대는 대학단위 사업의 경우 사업비의 최대 30퍼센트까지 삭감될 것이며, 주요 보직자들에 대한 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사업별로 정확한 삭감규모가 정해질 예정이다. 또한 교육부 대학재정과 관계자는 “‘정유라 입시비리’는 사회적 파장이 큰 입시·학사비리였기 때문에 이화여대는 2년 동안 수혜가 제한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건국대 또한 지난 4월 김경희 전 이사장이 횡령‧배임으로 대법원에서 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에 교육부 대학재정과 관계자는 “건국대는 이사장의 비리 때문에 진행 중인 사업의 지원비가 삭감됐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성신여대도 재정지원사업으로 프라임사업과 여성공학인재양성사업(WE-UP)사업 등을 진행 중이었지만, 지난 2월 심 총장의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지원되고 있는 사업비가 삭감됐다.

피해자가 되는 교수와 학생들

이와 같이 여러 대학이 사업비 삭감을 당하자, 부정·비리대학에 대한 사업비 삭감이 비리와는 무관한 교수와 학생들에게까지 피해를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의 매뉴얼에 따르면 총장·이사장 등 주요 보직자가 비리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무관한 교수와 학생 모두가 수혜 받고 있는 재정지원사업의 지원비가 삭감되면서 애꿎은 사람들만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실제로 재정지원사업의 지원비는 교수의 연구비 혹은 사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장학금, 그리고 여러 사업의 추진비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교수들은 사업비를 통해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며 “갑작스럽게 총장의 비리가 적발돼 사업비가 끊기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에는 총장 비리 적발에 따라 재정지원사업의 지원비가 삭감돼 대학원생들의 장학금이 중단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성신여대에 재학 중인 A씨는 “대학들은 신입생을 모집할 때 재정지원사업을 통한 특혜를 내세웠다”며 “갑자기 총장의 비리로 인해 수혜에 문제가 생긴다면 학생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정지원사업과 연계되는 학과의 재학생들은 사업비를 통해 주최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런데 갑자기 지원금이 삭감돼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기면 학생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삭감된 사업비에 대해 학교가 자체 예산으로 대체하게 하는 강제력이 없으며 ▲비리 경영진에 대한 형사적 처벌과 교육부의 행정처분의 수위가 약하며 ▲사립대에 대한 감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지원비 삭감이 아닌
여러 차원의 노력이 필요

이런 이유로 교육부에서 단순히 사업비 삭감만 할 것이 아니라, 비리와 무관한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삭감된 사업 지원비를 학교 자체 예산으로 대체하도록 법적으로 규정해야 하며 ▲비리 경영진에 대한 법원의 형사적 처벌과 교육부의 행정처분을 강화해야 하며 ▲사립대에 대한 교육부의 감사 시스템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대학이 재정지원사업의 지원비 일부를 받지 못하면, 대학들은 교수와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의 자체 예산으로 삭감된 사업비를 대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는 법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 대학재정과 관계자는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정·비리대학들에 있어 재정지원사업의 지원비를 삭감한 후 대학들에게 자체 예산으로 삭감된 부분을 대체하라는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권고는 하고 있지만 법적 강제력이 없어 그 실효성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나아가 학생들은 비리에 대한 사전예방책으로 비리 경영진에 대한 형사적 처벌과 교육부의 행정처분 강화 또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징역형과 같은 형사적 처벌의 경우에는 법원에서 판결을 내리며 해임과 같은 행정처분은 교육부에서 내리는데, 이러한 처벌의 수위가 약해 대학들이 비리 처벌에 대한 위압감을 못 느낀다는 것이다. 성신여대 재학생 A씨는 “부정·비리 대학이라고 해서 지원금은 삭감됐는데 총장은 파면되지 않았다”며 “학생들이 피해를 볼 상황인데 막상 총장은 총장직에서 쫓겨나지 않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신여대 심 총장은 1심재판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지만,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총장직에서 해임되지도 않았다. 이에 따라 결국 교수와 학생들이 파면을 촉구하는 중이다.
한편, 지원비 삭감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사립대에 대한 감사 시스템을 강화해 처음부터 사업선정을 막아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비리적발로 재정지원사업에서 사업비 삭감을 당하는 학교들은 대체로 사립대였으며, 사업 선정 전부터 비리가 있었던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사립대학교의 경우에는 교육부의 비리 감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사립대에 대한 감사를 강화해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한 지원비를 삭감하는 상황이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 사학감사담당관 관계자는 “사립대의 경우 국립대보다 수도 많고 정부로부터 지원을 훨씬 덜 받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감사하는 것은 무리”라며 “문제가 생겼을 때 감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정·비리대학들을 향한 재정지원사업 지원비 삭감 조치는 비리대학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점과 대학들이 쉽게 비리를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처벌조항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비리와 무관한 교수와 학생들까지도 함께 제재를 받게 돼 처벌 방식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비리와 무관한 학내구성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들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글 이영준 기자  
zero6@yonsei.ac.kr
그림 김지연 

이영준 기자  zero6@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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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05 10:43:55

    응? 중앙대 이야기 나올 줄 알았는데 안했네?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과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 이야기. 특히 박범훈씨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시절 중앙대 본분교통합 및 단일교지승인에 외압을 가해 위법적으로 통과시켰다가 유죄판결받지 않았나? 아하 근데 거긴 대학 자체로는 별로 피해 안받았었던 듯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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