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 통한 폭로로 학생회 전원 탄핵까지 이어져

▶▶ 학생회관 앞 게시판에 공과대 모 학과 주점 강압행위에 대한 대자보가 게시돼있다.

지난 5월 25일부터 양일간 신촌캠 대운동장에서 대동제 주점 행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주점행사를 진행하면서 공과대 모 학과 학생회가 강압행위 및 폭언을 했다고 주장하는 대자보가 게재돼 논란이 됐다. 이에 6월 2일, 해당 학과는 학생총회를 열어 관련 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학생회의 강압행위와 폭언 이어져… 
 

지난 5월 28일, 대동제 주점을 진행하면서 있었던 공과대 모 학과 학생회의 강압행위와 폭언을 고발하는 17학번 명의의 대자보가 ▲공과대 건물 앞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송도2학사 D동 등에 게재됐다. 대자보에는 대동제 주점 행사에서 있었던 학생회의 ▲불참비 수금 ▲폭언에 대해 고발하는 내용과 해당 학과 학생회의 책임을 묻는 내용이 담겨 있다. 

먼저, 대자보 작성자는 ‘학생회가 학생들과의 논의 없이 주점에 불참하는 학생에게 불참비 2만원을 걷겠다고 통보했다’며 ‘17학번 대표가 불참하는 학생들에게 벌금을 내라고 개인톡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자, 페이스북 페이지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댓글을 통해 해당 학과 17학번 대표는 ‘불참비를 걷겠다고 공지한 것은 사실이지만 참여 독려 차원이었을 뿐, 실제로는 걷지 않았다’며 ‘자발적으로 불참비를 낸 학생에게는 그 즉시 환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학과 A씨는 “불참비를 실제로 걷지 않고 돌려줬다는 사실보다 공식적으로 불참비 징수를 공지한 것이 문제”라며 “학생회가 학생들을 학과 행사에 참여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대자보를 통해 해당 학과 학생회장이 대동제에 불참하는 학생에게 폭언을 했다는 주장 또한 제기됐다. 대자보 작성자는 ‘학생회장이 17학번 공지방에서 ‘뺀질대는 것도 적당히 해라, 진짜 XX X치니까’라는 공지를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학과 학생회장은 “카톡을 통해 17학번 학생들에게 그런 언행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후 국제캠으로 찾아가 17학번 학생들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단순한 사과가 아니라, 학생회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자보를 접한 홍용희(행정·15)씨는 “학생회가 학생들에게 과 행사 참여를 강요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과정에서 인격모독과 폭언이 이뤄진 점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학생회는 이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해당 학과 13학번 B씨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강압행위와 폭언이 공적인 공간에서 이뤄졌고 자보를 통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됐다’며 ‘학생회장이 강압행위와 폭언에 대해 개인적으로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회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해당 학과 학생회 전원 탄핵,
2일 학생총회에서 의결돼


이에 지난 2일, 해당 학과는 사태를 수습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학생총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대자보를 통해 폭로된 내용이 사실로 인정돼, 총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다수결로 학생회장단과 집행부원 전원이 탄핵됐다. B씨는 “학생회가 잘못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이에 학생회가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학생총회에 참여한 C씨는 “학생회장의 폭언이 이번뿐만이 아니라 과거부터 지속됐다”며 “이에 대한 제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아 학생회장 탄핵에 찬성한다”고 전했다. 이에 현재 해당 학과는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를 결성하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비대위 결성에 대한 논의나 향후 재발방지대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해당학과 D씨는 “총회에서 의결된 결정이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탄핵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공동체 내부의 자성과 재발방지대책”이라고 전했다.   

최근 학내 군기문화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월, 음악대의 모 학과에서 선후배간의 군기문화가 폭로된 것을 비롯해, 이번에는 학생회와 일반 학생들 사이에서의 강압적 분위기에 대한 폭로가 이어져 논란이 됐다.   <관련기사 1790호 1면 ‘‘음악’은 가고 ‘악’만 남았다’>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이승언(노문·17)씨는 “지속적으로 과 내 분위기나 이번 사건과 같은 일에 대해 공론화하고 관심을 끌 수 있는 확실한 경로나 수단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전예현 기자 
john_yeah@yonsei.ac.kr
이가을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사진 신용범 기자 
dragontig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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