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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교 방화문의 70%, 화재 시 속수무책
  • 오서영, 신동훈, 하은진 기자, 이지은 수습기자
  • 승인 2017.05.27 21:22
  • 호수 1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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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처 국가화재정보센터가 발표한 지난 2016년 5월 26일부터 2017년 5월 25일까지의 ‘발화요인에 대한 시설별 화재 건수’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교육연구시설의 화재 발생 건수는 229건에 이른다. 이처럼 교육연구시설 내에서 크고 작은 화재는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방화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우리대학교 역시 건물 곳곳에 방화문 등의 방화시설을 설치해 화재 예방 및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재 발생 시 주된 사망원인으로는 유독가스나 연기에 의한 질식사가 꼽히는데, 이때 여러 방화시설 중에서도 방화문은 이러한 유독가스와 연기의 확산을 방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또한, 방화문의 경우 건물 내 비상계단 이용과 복도 통행 시 빈번하게 마주하는 만큼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우리신문사는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강의동을 비롯해 학생들의 왕래가 잦은 22개(▲공학원 ▲과학관 ▲과학원 ▲광복관 ▲상대 본관 ▲상대 별관 ▲백양관 ▲빌링슬리관 ▲삼성관 ▲새천년관 ▲신학관 ▲연희관 ▲외솔관 ▲위당관 ▲음악관구·신관 ▲제1공학관 ▲제2공학관 ▲제3공학관 ▲제4공학관 ▲교육과학관 ▲학생회관 ▲경영관)의 건물을 대상으로 우리대학교 방화문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우리대학교 내의 방화문은 대체로 잘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화문, 그게 뭔데?

 

방화문은 주로 건물의 비상구 계단이나 복도 곳곳에 설치돼 화재 시 화염과 유독가스, 연기 등의 침투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방화문은 일반적인 문과 비슷한 형태의 수동 방화문과 평소 벽에 내장돼 있다가 화재 감지 시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자동 방화문이 있다. 「건축물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9조 1에 따르면, 수동 방화문은 언제나 닫힌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자동 방화문은 화재로 인한 연기, 온도, 불꽃 등을 신속하게 감지해 자동으로 닫힐 수 있는 구조로 설치돼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교 방화문에 부착된 안내문에는 ‘방화문 주변에 개폐 시 장애가 될 수 있는 물품의 보관을 금하며, 방화문 하단에 받침대(쐐기) 또는 고정 장치를 부착해 사용하면 안 된다’는 말이 명시돼 있다.

 

우리대학교 수동 방화문의 70% 관리 미흡

자동 방화문도 장애물로 막혀 있어

 

우리신문사는 학교 내 주요 강의동 및 학생회관 등 22개 건물의 비상구, 복도에 설치된 방화문을 조사해 ▲수동 방화문이 닫힌 상태로 유지돼 있는지 ▲방화문 주변에 장애가 되는 물품이 놓여 있는지 확인했다.

조사 결과 우리대학교의 수동 방화문 총 420개 중 290개가 닫힌 상태로 유지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관리가 미흡한 수동 방화문이 약 70%에 육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수동 방화문은 대체로 ▲종이 ▲쐐기 ▲소화기 등의 장애물로 인해 열린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 특히 몇몇은 끈으로 고정돼 있거나 무거운 사물에 가로막혀 있기도 했다.

▶▶외솔관 1층에 설치된 방화문이 각종 청소도구들로 막혀 있는 모습.
▶▶연희관 1층에 설치된 방화문이 끈으로 묶여 있는 모습.

우리신문사의 확인 결과, 음악관 신관 지하 1층에 설치된 수동 방화문은 전신 거울로 고정돼 있으며, 외솔관 1층에 설치된 방화문 역시 사물함과 사다리 등으로 고정돼 방화문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없는 상태였다. 더욱이 연희관의 경우, 1~4층까지 모든 방화문이 끈으로 묶여 있어 방화문을 전혀 닫을 수 없는 상태다. 이처럼 방화문이 열려 있을 경우, 화재가 발생한 긴급 상황에 장애물을 치우는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 건축정책과 이창욱씨는 “방화문은 항상 닫혀 있어야 하고 벽돌은 물론 가벼운 종이로도 고정해 놓으면 안 된다”며 “게다가 끈으로 방화문을 묶어둘 경우 화재 시 아예 방화문을 닫을 수 없기 때문에 화재 확산을 방지하는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공학원 ▲상대 본관 ▲상대 별관 ▲새천년관 등은 지난 2015년 방화문 관리 미흡으로 서대문 소방서로부터 시정 요구를 받은 바 있다. 새천년관 방화문에 부착된 공지문에는 ‘새천년관은 최근 서대문소방서로부터 방화문 사용에 대해 시정을 요구받았다’며 ‘이에 따라 본 방화문은 평상시 화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닫힌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통행 시에 열고 닫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시설처 설비안전팀 김종완 부장은 “지난 2015년에 서대문 소방서로부터 ‘방화문 앞에 장애물이 놓여 있고 자동으로 방화문을 닫게 해주는 도어체크가 노후화됐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이후 장애물을 정리하고 도어체크도 고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시정 요구를 받았던 건물들의 방화문은 여전히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공학원은 80개 중 71개(89%) ▲상대 본관은 14개 중 9개(64%) ▲상대 별관은 8개 중 6개(75%)가 열린 상태로 유지돼 있었으며, 새천년관의 경우 7개 중 닫혀 있는 방화문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한편, 학교본부는 학생들의 안전과 통행의 편리성을 위해 ▲제4공학관 ▲삼성관 ▲새천년관 ▲음악관 등 일부 건물에 수동 방화문 대신 화재 감지 시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자동 방화문을 설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신문사의 확인 결과 자동 방화문 역시 주변에 놓인 장애물로 인해 제대로 방화문이 작동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일례로 새천년관에 설치된 일부 자동 방화문 앞에는 쓰레기통과 같은 장애물이 놓여 있었다. 서대문 소방서 관계자 윤지열씨는 “자동 방화문이라고 해도 그 앞에 장애물이 있는 경우 화재 시 자동으로 닫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 역할 못 하는 방화문, 그 원인은?

 

이처럼 방화문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이유로는 ▲학교본부의 관리 소홀 ▲방화문 관리에 대한 현실적인 제약 ▲학내 구성원의 안전의식 부족이 꼽힌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본부가 방화문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그린(국문·16)씨는 “학교본부에서 열린 채로 방치된 방화문에 대해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매 학기 소방점검업체를 통해 소방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며 “방화문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현장에서 조치를 취하거나 해당 건물 행정팀에 공문을 보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건물 내 방화문이 대부분 끈으로 묶여 있어 전혀 방화문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던 연희관에 대해 김 부장은 “연희관의 모든 방화문이 끈으로 묶여있다는 사실은 아직 인지하지 못했다”며 “향후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방화문이 항상 닫힌 상태로 유지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우리대학교 학생 A씨는 “평소 방화문을 주의 깊게 보지 않아 안내문을 확인하지 못했고 항상 닫혀있어야 한다는 사실도 몰랐다”며 “건물 내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왕래가 많은 상황에서 방화문이 항상 닫혀있는 상태로 유지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화문이 제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내 구성원들의 안전의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정씨는 “학생들이 방화문을 여닫기 귀찮다는 이유로 안전 문제를 소홀히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학생들의 의식 부족을 지적했다. 또한, 김 부장은 “방화문이 닫혀 있으면 학내 구성원들이 통행에 불편함을 느껴 소화기나 쐐기 등으로 방화문을 열린 상태로 고정해둔다”며 “학내 구성원들이 안전을 위해 방화문 관리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해야 한다”고 안전의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소한 불편으로 인한 방화문 관리 소홀이 화재 시 막대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우리대학교도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에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 제고와 학교 본부의 충실한 방화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오서영 기자
my_daughter@yonsei.ac.kr
신동훈 기자
bodohuni@yonsei.ac.kr
이지은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사진 하은진 기자
so_havely@yonsei.ac.kr

오서영, 신동훈, 하은진 기자, 이지은 수습기자  my_daught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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