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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캠퍼스 내 음주, 학생들의 생각은?대학생 내부의 자정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 이종욱(기계·13)
  • 승인 2017.05.21 18:06
  • 호수 1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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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계·13)

 
수업이 끝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은 내가 대학생활을 하며 쌓은 가장 행복한 기억들 중 하나이다. 이처럼 대학교에서 음주는 인간관계 형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우리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주량에 맞는 적절한 음주를 통해 학업에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이들은 음주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을 보여주지만, 음주에는 그만큼 부정적인 측면도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음주의 부정적인 측면은, 매년 새내기 배움터 및 MT에서 발생하는 사고들이 잘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서도 음주 성폭행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사고들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술자리 문화와 대학생들의 술에 대한 사고방식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시대의 청년들은 대부분 대학교에서 술을 처음 접하고, 다양한 음주 문화를 경험한다. 이때 대학생들이 노출되기 쉬운 음주문화, 선배에 의한 강압적인 술 강요, 술게임이나 마라톤 음주 등으로 대표되는 음주 문화는 학생사회 내에서 술의 긍정적인 작용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개인에게 음주를 통한 ‘폭력’으로 느껴질 여지가 충분하다. 심지어 이러한 폭력은 단지 한 세대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세대를 걸쳐 이어지는 부정적인 문화로 고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나는 이러한 대학생의 음주 실태에 대한 문제점에 공감하지만, 캠퍼스 내 음주 금지 법안은 결코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대학생 음주 문화의 현실적 문제는 위의 법안으로는 결코 막을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학 내 술 문화는 단지 대학사회에서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인식에서부터 비롯된다. 대표적으로 대학에서의 ‘술 강요’는 사회로 나가서도 이어진다. 선배가 권하는 술을 후배가 억지로 마시는 것처럼, 신입사원은 상사가 권하는 소주 한 잔을 거부하기 힘든 것이 대한민국 사회에 깔려 있는 조직문화다. 따라서 단순히 대학생에게만 건전한 술 문화를 요구하는 것은 대학생들에게 있어 불합리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만약 단순히 캠퍼스 내에서 음주를 금지한다고 하더라도 대학생들의 부정적인 음주문화는 바뀌지 않을 것이며 캠퍼스 바로 앞, 대학가 주변에서는 여전히 강압적인 술자리 문화가 존재하고, 매년 새내기의 과도한 음주에 의한 문제는 벌어질 것이다. 즉 캠퍼스 내에서의 음주를 금지시킴으로써 음주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발상은 청소년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창문에 쇠창살을 달겠다고 하는 것 만큼이나 근시안적이다.
대학생의 음주 문제는 단순히 대학생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 전반적인 음주문화와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적인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70% 이상의 고등학생들은 대학교에 진학하고 있다. 즉 미래를 주도해 나갈 청년들 대부분이 대학생 때 배운 음주문화를 기반으로 사회생활을 해 나갈 것이며, 이런 음주문화를 보고 배운 다음 세대가 이러한 음주문화를 재생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주문화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서는 탁상공론에 가까운 미봉책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대학생들이 스스로 음주문화를 반성하고 자정할 수 있도록 유도해나가는 방식의 정책마련이 필수적이다.

이종욱(기계·13)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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