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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는 게 버는 게 아니야배달 앱에 가중되는 가맹점주 부담
  • 송경모 기자
  • 승인 2017.05.20 15:42
  • 호수 1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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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공화국’. 작금의 한국 사회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다. 취업난과 고용 불안정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결국 증가하는 사업형태는 자영업, 그중에서도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고 소규모 자본으로도 ‘사장님’이 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외식업일 수밖에 없다. 다양한 외식 메뉴 중에서도 특히 ‘치킨 공화국’이라는 표현이 나온 것은, 치킨이 다른 메뉴에 비해 특별한 기술이나 설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배달 공화국’ 역시 우리 사회의 특징적인 모습이 드러난 단어다. 업종과 업체를 가리지 않고 배달 대상이 되는 것으로 모자라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방식까지 다변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최근 대두되는 사업 중 위의 두 단어를 잘 반영한 분야가 바로 배달 애플리케이션 사업이다. 지난 2010년대 초에 처음 등장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아래 배달 앱) 사업은 외식 자영업자 증가 추세와 특유의 배달 문화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했다.

 

배달 앱 삼국지

 

한때 100여 곳의 업체가 각축전을 펼쳤던 배달 앱 시장의 최종적 승자는 크게 배달의 민족(아래 배민), 요기요, 배달통의 세 업체로 좁혀졌다. 각 업체의 수익 모델은 현재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정착된 상태다. 
배민의 경우 가맹점 한 곳당 고정적으로 월 88,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청구하며, 결제대행사 수수료 이외의 건당 수수료는 일절 청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요기요과 배달통의 경우, 배민과 달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결제할 시 건당 수수료를 청구하고 있으며 그 대신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아예 없거나 상대적으로 적다. 세 업체는 이러한 수익모델을 두고 입을 모아 가맹업체와 가맹점주의 부담이 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단적으로 배달통이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정보에 따르면, 2011년 10월경 주문금액의 6.5%였던 모바일결제 수수료는 2014년 11월경 2.5%까지 떨어졌다. 그 밖의 업체들도 파격적인 ‘건당 수수료 0%’ 선언을 하는 등 수익 모델 측면에서 일견 가맹점주들의 요구를 수렴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중 적잖은 이들이 배달 앱과 관련된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배달 앱으로 인한 부담에 가맹사업의 특수성까지 결합돼 가게를 운영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고 주장한다.
우선, 가맹점주들은 배달 앱 서비스가 시작된 뒤로 표면적 매출은 늘었지만, 추가적 지출 또한 생김으로 인해 사실상 순이익의 증가를 체감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한다. 당장 개별 앱의 수수료나 광고비 부담은 줄었을지 몰라도, 두 가지 이상의 앱을 사용하는 가맹점주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간다는 것이다.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일반적으로 한 업소가 한 종류의 앱에만 등록해두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당장 우리 업소만 해도 두 개의 앱에 등록하다 보니 월정액과 건당 수수료로 상당히 많은 금액이 나간다”고 말했다. 
기본 월정액이나 수수료에 더해 일부 앱에서 유료로 제공하는 추가적 서비스가 업주 간의 지나친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앱상에서 업소명을 최상단에 노출시키는 광고 상품은 현재 입찰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특정 행정구역 내의 모든 업종 가맹점을 상대로 입찰을 시행, 낙찰업소는 한 달 동안 리스트 최상단에 업소명이 고정되는 것이다. 지난 2016년 12월경, 이에 중소기업중앙회(아래 중기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입찰방식의 광고상품으로 인해 개별 소상공인의 부담이 지나치게 증가할 수 있다’는 요지의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배민은 중기회가 일부 지역에서 극히 예외적으로 발생하는 경쟁 양태를 일반화하고 과장해 적법 행위를 위법인 양 선전했다며,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죄목으로 고소해 맞대응했다.
요일이나 기간별로 앱을 통해 주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할인 이벤트 또한 여러 가맹점주들에게 무시할 수 없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일 프랜차이즈 산하 가맹점들이 특정 요일이나 기간에 일정한 할인금액을 적용해 영업하는 식의 할인 이벤트는 5월 현재 배민과 요기요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할인 이벤트에 대해 A씨는 “배달앱 쓰는 고객들은 주로 할인되는 날에만 주문한다”며 “주문 건수 자체로만 놓고 보면 이벤트를 안 할 때보다 더 늘었을지 모르겠지만 영업 순이익 측면에서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순이익은 별반 오르지 않은 반면 오히려 노동 강도만 강화됐다는 것이다.

 

당사자 빠진 ‘협의’

 

가맹점주들이 체감하는 더 큰 문제는, 수수료와 할인 이벤트 등의 논의가 정작 점주들을 배제한 채 프랜차이즈 본사와 배달앱 업체 간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B씨는 “본사가 앱 회사와 협의한 할인 이벤트 내용에 따라, 특정 요일이 되면 매장 단말기에 할인 가격이 뜬다”며 “우리는 본사에서 정한 사항대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 역시 “프랜차이즈 본사와 배달 앱 본사 간에 합의된 이벤트인 것이고, 사실상 협의 과정에서 가맹점은 발언권이 없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점주들에게 최소한의 선택권이 주어진다. 자기 가맹점에서 이벤트를 진행할지 하지 않을지, 더 나아가 배달앱을 사용할지 사용하지 않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자가 만난 점주들은 앱 관련 서비스 이용이 의무는 아니지만, 사실상 쓸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아 전했다. 표면적으로는 점주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지지만, 타 점포와의 생존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선택은 하나 뿐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한 행정동 내에도 1, 2호점이 있는 것이 예사인데, 개별 가맹점이 독자적으로 이벤트 등을 진행하지 않을 때 입을 손해를 감당하기란 힘들다. A씨는 “앱에 접속하기만 해도 할인이벤트를 진행하는 브랜드와 점포를 알 수가 있으니, 고객 유출을 최소화하려면 사실상 울며 겨자먹기로 이벤트 등의 추가적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프랜차이즈 본사 측에서 가맹점에 할인 금액 일부나 전부를 지원해주는 정책을 펴고 있긴 하지만, 그 비율에 일관성이 없는 경우도 많다. 보전액의 변동은 곧 순이익의 변동을 의미하기에, 가맹점주들은 당장 몇 달 뒤의 순이익도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동상이몽

 

한편, 프랜차이즈 본사 측은 개별 가맹점주들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언급한 할인액 보전 정책이나 배달앱 업계 전반의 수수료 인하 정책 이외에도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회사 차원에서 배달앱 업체와 협의함으로써 일반 사업장들보다 당사 가맹점에 훨씬 낮은 수수료 조건의 계약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대학교 주변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기존에는 건당 수수료가 16% 이상 빠져나갔는데, 본사 차원에서 수수료를 놓고 협상해 지금은 5~6% 정도만 낸다”며 본사 차원의 계약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가맹점주들의 목소리를 단순한 불평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상승한 인건비・임대료와 함께 배달 앱 이용에 소모되는 비용은 개별 가맹점주들이 ‘1만 6천 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팔아서 1,000원도 남기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이미 배달 앱 시장이 크게 성장했고, 여전히 성장 중인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은 “결국 필요한 것은 개별 가맹점과 가맹 본사의 소통”이라고 말한다. 브랜드의 외연 확장에 배달 앱 이용이 긍정적일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개별 가맹점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1.2%였다. 이는 OECD 평균을 웃도는 수치로, 다섯 명 중 한 명 이상의 국민이 ‘사장님’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매스컴을 도배한 창업 성공 신화의 이면에는 배달 앱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마주한 가맹점주들의 한숨이 있다. 


송경모 기자
songciety@yonsei.ac.kr
 

송경모 기자  songciet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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