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산업혁명에 관한 논의와 함께 교육의 개혁도 함께 뜨겁게 논의되고 있다. 더 이상 주입식 교육은 유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매우 매섭다. 이세돌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를 계기로 일부 과학자나 공학자들만 알고 있었던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일반인들도 알게되었다. 이제는 더 이상 지식의 양이 노동자의 역량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이나 방법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노동자의 역량을 결정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이를 다른 말로 ‘창의력’이라고 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을 사용한 상품들이 벌써 다수 출시되고 있다. 음성인식을 통해 각종 기기들을 조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만 보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물론 그 성능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성능이 개선될 때 어떠한 생활이 가능해질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그 성능은 지금까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미래의 변화에 적응하고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교육체계를 기존의 암기력을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꾸어나갈 필요가 있다. 수업 시간 내내 받아쓰기만 하는 기존의 수업방식은 이제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교육으로 빠르게, 근본적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교육체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매우 오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우선 교육자가 창의력을 높이는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교사나 교수는 그런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단기간에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지금부터 배출되는 교사들부터 창의력교육을 위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전과 동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 교직과정 등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전의 교육방법을 고수하면서 고용이 보장된 위치에 있는 교수들이나 교사들이 얼마나 새로운 교육방식의 도입에 적극적일지 회의적이다.
교실의 환경과 시설도 변화되어야 한다. 암기와 일방적 강의를 위해 만들어진 교육시설들을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시설들로 개조해야 한다. 학생들은 환경의 지배를 강하게 받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를 통해 생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칠판을 바라보고 있는 학생들을 원탁에 둘러앉게만 해도 토론이 더욱 활발해지는 것을 보면, 교육환경의 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수의 학교에 좌식변기가 없는 실정임을 고려한다면 교육시설의 개선에 얼마나 많은 투자가 필요할지 우려된다.
교육부가 이끌고 있는 교육정책도 미덥지 못하다. 국가가 교육을 책임지는 형태는 산업시대에는 유효한 방식이었지만 창의력이 필요한 정보화시대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중앙정부가 교육내용을 정하고 교사의 자격을 인증하고 학교일정이나 입학 등에 개입하는 방식은 이미 비효율적이다. 오히려 중앙정부가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을 둘러싼 환경은 급격히 바뀌고 있다. 국정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교육체계에 민간의 혁신을 보다 활발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각 학교의 자율성을 더욱 보장해야 한다. 민간이 지닌 강점이 공적 교육으로 하여금 혁신성을 더욱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변혁해야 한다.
창의력 교육과 더불어 윤리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생산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이루기 어렵다. 1인당 소득이 높더라도 많은 이들이 우울증에 빠지고 자살하는 사회를 우리가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