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국제캠 셔틀버스는 두 캠퍼스를 오가는 우리대학교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이동수단이다. 그러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셔틀버스 이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현재 운행하고 있는 셔틀버스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 측은 리프트 셔틀버스*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지만 비용과 상황적 여건으로 인해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리프트 셔틀버스의 부재에
침해받는 장애학생 이동권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르면, 교육책임자는 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장애인의 교육활동에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이에 서울대 등 몇몇 학교에서는 교내 장애인 이동 차량을 마련해 장애학생의 이동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대학교 역시 지난 1월에 현대자동차로부터 신촌캠 교내용 장애인 이동차량을 기부 받아 종전의 장애인 이동차량을 교체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신촌캠과 국제캠으로 캠퍼스가 이원화돼 있는 우리대학교의 특성상 두 캠퍼스를 오가는 이동수단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신촌캠과 국제캠을 오고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은 학교 셔틀버스, 엠버스, 지하철 3가지로 나뉜다. 그러나 휠체어를 타는 학생들은 셔틀버스와 엠버스를 이용하지 못해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캠퍼스가 이원화된 상황 속에서 이는 장애학생의 이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우리대학교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 회장 정아영(심리·15)씨는 “신촌캠에서 국제캠으로 이동할 때 주어진 선택지가 지하철밖에 없다보니 편도로 2시간 이상 소요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지체 장애인이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중에는 한 시간 이상 앉아있는 것 만으로도 힘들어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지하철 이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하철 이용에 있어 시간상의 문제보다 더 큰 걸림돌은 안전 문제에 있었다. 정씨는 “신촌캠과 국제캠을 오가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경우 승강장과 지하철 사이의 간격이 넓어 전동 휠체어 앞바퀴가 끼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이 경우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만 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많이 일어난다”고 전했다. 

이동권 문제에 대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김민성(정외·14)씨는 “학교 수업 이외에도 대학생활에는 동아리, 대외활동, 학교 축제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학교의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고 말했다.


학생들의 서명운동…
도입 약속 받았지만, 시기는 아직


이에 학생들은 리프트 셔틀버스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지난 2016년부터 본격적인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와 53대 총학생회 <Collabo>는 2016년 5월부터 ‘리프트 셔틀버스 도입 서명운동’을 진행해 학교본부에 해당 서명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2016년 6월 1일, 교학부총장과 기획실장, 교수평의회 등이 참석한 ‘경청-연세예론’이라는 소통 자리와 같은 해 6월 말에 진행됐던 ‘장애학생교육위원회’에서도 서명안을 전달했다. 장애학생교육위원회는 장애학생 교육 및 대학생활 지원에 관한 사항을 심의·결정하는 교내 최고 기구로서 기획실장과 교무처장 등이 참여하는 자리다. 당시 서명운동을 주도했던 전 장애인권위원회 위원장 한혁규(사회·13)씨는 “당시 학교본부로부터 셔틀버스 교체시기에 최우선으로 리프트 셔틀버스 도입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서명운동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총장간담회에서도 리프트 셔틀버스 도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씨는 “2016년 12월에는 총장간담회에서 장애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겪는 불편과 더불어 리프트 셔틀버스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전달했다”며 “당시 총장으로부터 리프트 셔틀버스 도입에 대한 동의를 얻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신문사의 취재 결과 장애인 리프트 셔틀버스의 도입 예정 시기는 비용 문제로 인해 아직 미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프트 셔틀버스의 비용에 대해 총무팀 김현중 과장은 “정확한 비용을 산출하기 어렵지만 장애인 리프트 셔틀버스에는 차량 구입비와 리프트 설치비, 세금 등을 포함해 2억 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기타 운영비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윤리인권위원회 인권센터 이주희 직원은 “학교본부도 신촌-국제캠 리프트 셔틀버스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나 장애학생의 수업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장애인 지원 시설을 우선적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인권센터에서는 ▲신촌 교내용 리프트 차량 운행 ▲장애학생 휴게공간 설치 ▲백양로 보완 공사 및 점자 유도블럭 보완 등의 장애인 지원 시설을 우선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덧붙여 이주희 직원은 “신촌-국제캠 리프트 셔틀버스를 도입에는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나 인권센터에서는 이 부분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현재도 외부 단체와 리프트 셔틀버스 도입에 대한 대화를 하고 있는 등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며 “셔틀버스를 최대한 빨리 도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게르니카’ 차원의 행동을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주희 직원은 “신촌-국제캠 리프트 셔틀버스 도입에 있어 상황적 여건과 비용문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대학교 학생 구성원들 사이에서 리프트 셔틀버스 도입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리프트 셔틀버스: 고속버스 차량의 뒷문 혹은 옆쪽 문에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돼 있고 차량의 뒷좌석을 제거한 버스.


서한샘 기자
the_saem@yonsei.ac.kr
전예현 기자
john_yea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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