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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의 공백, 비상 걸린 학생 사회
  • 전예현 기자
  • 승인 2017.05.06 20:19
  • 호수 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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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일, 투표율 미달로 무산된 보궐선거로 인해 연세 학생사회 최초로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긴 공백기를 맞게 됐다. 이후 4월 9일 총학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가 새롭게 꾸려졌으나 공식적인 총학의 부재로 인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학생들도 총학의 공백으로 학생사회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투표율 미달로 3월 보궐선거 무산,
새로운 비대위 꾸려져


지난 2016년 11월, 우리대학교 총학 발족 이래 처음으로 총학 선거가 무산됐고 올해 3월 보궐선거까지 이뤄졌지만 26.98%의 투표율 미달로 총학은 결국 비대위로 남게 됐다. <관련기사 0호 ‘신촌·국제보도 총학 보궐선거 추가 연장 ‘없다’...54대 총학도 ‘없다’’> 이에 새로운 비대위가 꾸려졌고 현 비대위 체제는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회칙」(아래 학생회칙)에 따라 다음 11월에 있을 총학선거까지 지속되게 된다. 새로운 비대위원장으로는 현 총동아리연합회장 신영록(스포츠레저·14)씨, 부비대위원장으로는 지난 53대 총학생회장 박혜수(토목·11)씨가 총학 비대위 설립위원회(아래 설립위) 간선 투표에 의해 당선됐다.

학생회칙 제47조와 제49조에 따르면 비대위는 총학 집행위원회의 상시적 업무를 담당해야 하며,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와 확대운영위원회(아래 확운위) 등의 의결 사항을 집행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이에 현재 비대위는 대동제 준비와 함께 ‘도시락앤톡’과 ‘종합건강검진 제휴’ 등 총학의 상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24일 비대위는 중운위 차원에서 ‘육군 동성애자 군인 색출 사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 사회의 목소리를 내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관련기사 0호 ‘중운위와 컴투게더, 육군 반인권적 동성애자 색출 사건 기자회견 열어’>


총학 없는 위기의 연세 학생사회


그러나 비대위는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사전에 학생들을 위해 먼저 움직이기보다는 사건이 터진 후 사후적으로 문제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총학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학생들이 ▲복지·생활·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 ▲대외적 활동의 제약을 갖는다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2월 학교본부는 총학이 없다는 이유로 학생들과의 대화 없이 ‘송도학사 운영 규정’을 강화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학교본부는 우리신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11월 이후 총학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 통금 관련 규정은 총학을 거치지 않고 RC교육원 측과 협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0호 ‘강화된 송도학사 운영 규정, 학교의 배려 없는 불통에 학생들 분통’> 이처럼 학생들이 생활권을 침해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비대위는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지난 53대 총학은 당시 공약으로 내세운 ‘학생복지위원회’를 총학 임기와 상관없이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으나, 현재 모든 사업은 중지된 상황이다. 이에 이나진(문화인류·15)씨는 “지난해까지는 총학이 학생들의 문화·복지 사업을 진행해, 다양한 혜택을 누렸다”며 “비대위 체제가 되면서 그런 사업들이 잘 진행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고 전했다.  

또한 총학의 부재로 인해 학교본부와의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학생들의 교육권이 보장받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한다. 생과대 학생회장 김정윤(생디·15)씨는 “생과대 학생회는 교육권 TFT를 진행하기 위해 총학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태”라며 “그러나 함께 목소리를 내줄 총학이 부재해 진행하는 사업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또한 이과대에서도 학사제도 개편과 관련해 단과대 차원에서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과대 학생회장 한민균(화학·15)씨는 “졸업이수학점 축소, 전공필수과목 축소 등 이과대 학생들의 교육권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과대 내부에서만의 노력으로는 어려운 상태”라며 “교육권 문제에 힘을 보태줄 수 있는 총학이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이에 신씨는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 총학에 비해, 비대위는 학생들의 입장을 학교본부에 강력하게 전달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한편 대외적인 활동에도 제약이 가해져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이 있다. 타 대학들은 총학을 주축으로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내는 ‘2017 대선 대학생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대학교는 이과대와 사과대 학생회 차원에서만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 심재용(정외·15)씨는 “총학의 부재로 5년에 한 번밖에 없는 대선에서 연세대학교 학생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며 “일부 단과대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총학이 주축이 된 학교보다 부족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총학에서는 6.4 지방선거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하루 동안 국제캠의 교내 셔틀버스 노선을 변경해, 사전투표소를 거치도록 한 사례도 있었다.

이런 총학의 부재 상황에 대해 학생들은 비대위 체제가 학생 사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의견이다. 박영서(정외·14)씨는 “대동제 등의 행사 이외에, 학내에 산재한 여러 교육, 복지, 인권 문제들을 먼저 찾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업들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총학생회와 총학생회 공약 사업의 부재가 낳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한이(사학·15)씨는 “처음으로 총학이 없기 때문에 비대위의 부담도 클 것”이라며 “그러나 앞으로도 비대위 체제가 이어진다면, 상시업무뿐 아니라 다른 사업들도 요구해야 할지에 대해 학생 사회의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며 우려를 표했다. 


비대위 꾸려진지 한 달째...
그러나 여전히 지연되는 업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꾸려진 비대위는 ▲집행부원의 인원 수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학생회칙 제53조 ①에 따르면 비대위 위원장단이 선출되면 그 즉시 각 중앙운영위원은 소속 단위에서 임명한 1인 이상을 비상대책위원(아래 비대위원)으로 파견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중운위 22단위 중 절반 정도만 파견한 상태다. 이에 신씨는 “각 단위에서 비대위원 파견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어 파견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에 비대위 1차 회의를 진행하지 못한 상태”라고 답했다. 이어 신씨는 “비대위 업무의 정상화가 시급하기 때문에 파견 진행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업무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학생회칙 제52조의 ③과 제53조 ②에 따르면 비대위 설립위에 의해 선출된 비대위 위원장단과 각 중운위 단위에서 파견된 비대위원은 확운위의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아직까지 인준을 받지 못한 상태로 비대위가 활동하고 있다. 이는 비대위원이 아직까지 모두 파견되지 않아 새로운 비대위의 구성이 늦어져 확운위의 소집 또한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심씨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확운위 소집을 위해 중운위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신씨는 “중간고사 기간과 대동제 준비로 인해 현실적으로 확운위 개회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여건을 고려해 2학기 정기 확운위에 안건을 상정하여 인준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총학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비대위의 1차적 목표인 상시 업무와 중운위, 확운위의 의결사항 집행 등 기본적인 업무 수행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많은 대학들이 총학이 설립되지 않아 비대위 체제가 몇 년 째 유지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대학사회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총학이 없는 지금, 총학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 학생사회를 위한 학생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전예현 기자 
john_yeah@yonsei.ac.kr
 

전예현 기자  john_yea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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