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본부의 적절한 방안 필요해

통행금지 표지판을 무시한채 헐떡고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의 모습

세연학사와 정의관 사이에 위치한 일명 ‘헐떡 고개’는 많은 학생이 이용하는 ‘보행자 도로’다. 교내 교통질서 안정을 취지로 하는 ‘그린캠퍼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행자 전용 도로가 된 헐떡 고개는 차량과 오토바이의 통행이 전면 금지돼 있지만, 여전히 많은 오토바이들이 자유롭게 통행하고 있어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헐떡 고개 양쪽 입구에는 차량과 오토바이의 통행을 금지하는 안내 표지판이 버젓이 설치돼 있음에도 대다수의 배달 업체 오토바이들은 이를 무시한 채 지나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이승우(역사문화·16)씨는 “헐떡 고개를 인도라고 생각하며 편안하게 걷고 싶은데 오토바이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점에 불편함을 느낀다”며 “보행자 도로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통행하는 배달 업체 오토바이 운전자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오토바이의 통행 속도가 너무 빨라서 학생들이 안전에 더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수민(정경경영·14)씨는 “오토바이가 경적을 울리며 빠른 속도로 옆을 지나가 다칠 뻔한 적이 있다”며 “특히 휴대폰을 사용하며 걸을 때 더욱 위험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배달부 A씨는 “학생들의 식사시간이 몰려 있어 주문이 밀리면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음식을 가져다주기가 쉽지 않다”며 “보행자 도로임을 알고 있지만 바쁠 때는 최대한 빨리 학생들에게 음식을 배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헐떡 고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또한 배달부 B씨는 “학교 내 배달범위는 크게 기숙사와 강의동으로 나눠져 있어 기숙사에 먼저 배달을 하고 정의관과 백운관 방향으로 갈 때에는 아무래도 헐떡 고개를 지나서 가는 편이 훨씬 빠르다”며 “학생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밤에 헐떡 고개로 다니는 편이다”고 말했다.

일부 배달 업체는 헐떡 고개 오토바이 통행금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배달부 C씨는 “어차피 헐떡 고개를 막아도 대부분의 배달 업체들이 바쁠 때 다 이용할 것이다”며 “차라리 헐떡 고개 도로 한 구석에 오토바이가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오토바이와 학생들을 구분하는 것이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에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는 학생들의 의견이 이어졌다. 허현화(국제관계·15)씨는 “헐떡 고개는 워낙 길이 좁아 길을 만들어도 오토바이들이 다니기 힘들 것이다”며 “오히려 보행자도로까지 오토바이가 침범해 더 위험해질 것 같다”고 반박했다.

학교 본부는 헐떡 고개를 지나다니는 오토바이를 일일이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적절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총무처 하흥호 차장은 “교내 순찰 직원이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지만 계속 헐떡 고개 앞에서 서 있지 않는 한 오토바이들을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며 “헐떡 고개 통행뿐만 아니라 헬멧 착용 여부 등 지속적으로 단속을 할 계획이며 총학생회와 함께 좋은 방안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총학생회장 조현민(과기물리·14)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헐떡 고개를 지나다니는 배달 업체를 조사해 직접 요청을 드려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학우 분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을 총학생회 SNS에 기재하거나 안전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여러 방법들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제는 보행자 도로를 당연시하게 질주하는 배달 업체에 대한 학교 본부의 실용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모재성 기자
mo_sorr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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