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입장 엇갈리는 가운데 세브란스병원 가처분 신청 내기도

세브란스병원과 청소 용역업체 태가비엠 그리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아래 서경지부) 간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태가비엠의 부당 노동 행위에 대해 서경지부 측의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27일, 서경지부 측에서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1명이  ‘표적해고’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장기화되는 갈등 속 계속되는 규탄 움직임


노조탄압을 둘러싸고 이어져온 세브란스병원과 서경지부 측의 갈등은 지난 2016년 7월부터 지속되고 있다. 이들의 갈등은 서경지부 측에서 ‘세브란스병원과 태가비엠이 노조활동에 대해 외압을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관련기사 1777호 2면 ‘세브란스병원 청소용역업체 규탄하는 기자회견 열려’> 이에 서경지부는 지속적인 선전전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규탄 행동을 이어왔다. 게다가 4월 27일, 서경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브란스병원과 태가비엠의 부당 노동 행위가 지속되고 있으며 ‘노조에 가입해 피켓을 들었다는 이유로 청소노동자 8명을 직접 고소한 세브란스병원에서 이제는 ‘해고’까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갈등 상황에서 우리대학교의 일부 학생들이 주도해 결성한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와 서경지부 간의 연대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지난 4월 8일 ‘연세대학교 창립 132주년, 연세 통합 60주년 기념식’에 노조 활동 방해와 탄압 중지, 재계약 불안 해소를 요구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또한, 공대위와 서경지부는 함께 우리대학교와 세브란스병원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세브란스 청소노동자 해고 관련 학생집회 열려
 

이번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지난 4월 26일, 청소노동자 한 명이 4월 30일자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으면서다. 태가비엠 측은 4월 28일자 공지를 통해 ‘담당구역의 청소 업무를 게을리하고 근무시간 중 샤워를 하는 등 근무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청소노동자의 해고사유를 밝혔다.

게다가 세브란스병원은 4월 27일자로 재차 서경지부에 대한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세브란스병원은 가처분 신청의 이유로 ▲‘세브란스병원이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피켓 게시 ▲ 선전전시 앰프 사용 등을 들었다.

이에 반발해 4월 30일 낮 1시에는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우리대학교 공대위가 주최하는 ‘노조 할 권리 보장하라! 세브란스병원 규탄’ 학생집회가 열렸다. 이 날 집회에는 우리대학교 공대위뿐만 아니라 청소노동자들을 지지하는 타 학교 학생들까지 약 60여 명이 모였다.

학생집회를 주도한 유승호(기계‧14)씨는 “최근 해고된 청소노동자는 근무 중 샤워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는데 이는 간호사와 공용으로 사용하는 탓에 정해진 시간 안에 샤워하는 것이 어려워 관행적으로 용인돼 왔던 일”이라며 “이는 세브란스병원에서 노조활동을 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표적해고”라고 반박했다. 또한, 조건희(의학‧15)씨는 “세브란스병원 노동자들이 사회적으로 안녕하지 못한 상태를 고발하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왜 잘못이라고 해고하고 막말을 일삼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학생집회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서경지부 소속 청소노동자들 역시 참여했다. 집회에 참여한 청소노동자 A씨는 “지금까지 태가비엠은 회유와 협박으로 많은 인원을 민주노조에서 탈퇴시키면서 노동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며 “세브란스병원과 태가비엠은 가정 생계를 이어가는 노동자를 자른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해고? 계약 만료?
 

청소노동자에 대한 표적해고라는 서경지부의 주장에 대한 청소 용역업체인 태가비엠 측의 입장도 강경한 상태다. 태가비엠 이종혁 이사는 “청소노동자를 해고한 것이 아니라 계약 만료 후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해당 노동자는 시말서·경위서를 4번이나 쓸 정도로 누가 봐도 근무 태도가 미진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종혁 이사는 “지난 4월 30일 학생집회 이후 해당 노동자가 직접 사무실에 와서 사직서를 쓰기도 했다”며 “이미 사직서가 수리된 상탠데 해당 노동자가 다시 돌려달라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경지부 최다혜 조직차장은 “조합원 221명 중 단 1명만 계약이 되지 않았다”며 “해당 청소노동자가 그 시간에 샤워를 하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로 시말서를 쓰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직서와 관련해 최 조직차장은 “해당 노동자가 사직서를 쓴 것은 맞으나 본인이 원해서 쓴 게 아니라 분위기에 휩싸여 쓴 것”이라며 “사직서가 어떤 의미인지 파악하고 난 후 해당 사직서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본사는 이미 사직서가 수리됐다며 돌려주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후 서경지부는 선전전을 이어나갈 예정이며, 우리대학교 공대위도 선전전 연대와 함께 공대위 차원에서의 장기적인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앞으로도 양측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준 기자
khong25@yonsei.ac.kr
 서한샘 기자
the_sae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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