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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신촌
  • 이지훈, 이혜인 기자
  • 승인 2017.05.05 23:16
  • 호수 33
  • 댓글 0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는 다르다. 신촌도 그렇다. 누군가에게 신촌은 학창시절을 보내는 곳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치열한 삶의 터전이다. 그렇다면 드라마 속 신촌은 어떨까? 일상적인 공간인 신촌도 텔레비전 속에서 만나면 어쩐지 낯설고 한편으론 반갑기도 하다. 드라마 촬영지로 등장한 신촌의 여러 모습을 만나 보았다.

<역도요정 김복주> (서대문구 연세로)

“뭐가 저렇게 바빠? 어이구 저 뛰는 거 봐라. 누가 봐도 김복주네 참 한결같아 애가” 은행에서 나와 뛰어가는 김복주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정준형.

3화에 나온 해당 장소는 학교 정문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연세로다. 연세로는 카페, 옷 가게, 식당 등이 많은 신촌의 중심 거리다. 김복주가 뛰어간 방향을 쭉 따라가면 신촌의 명물 빨간 잠수경이 나오고 스타광장에서는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종일 버스킹 삼매경이다.

<시카고 타자기> (서대문구 명물길)

“이런 게 하고 싶어?”

“뭘 모르시네. 이거야말로 팬들의 로망이라고. 봤냐 내가 이 분과 이런 사이다,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즐기는 거지”

5화에서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한세주와 그의 팬 전설이 데이트하는 장면.

해당 장소는 명물거리다. 유플렉스 사거리부터 신촌 기차역까지의 길로, 버스킹 무대가 있어 많은 버스커들이 공연하는 곳. 여러 식당과 카페가 있고 오락실도 많다.

<응답하라 1994> (서대문구 신촌역로 30)

“이 언니 진짜 믿는 거 같은데”

“미쳤냐 국민학생도 아니고 요즘 만우절에 속는 삼순이가 어딨냐? 이상민이 엠티 간다고 하면 그걸 믿겠냐 찐따도 아니고”

4화에서 연세대 농구 선수 이상민이 엠티를 간다는 만우절 거짓말에 속아 그의 열혈 팬인 성나정이 엠티 집합장소인 신촌 기차역 앞 광장에서 그를 기다리는 장면.

해당 장소는 신촌기차역. 당시에는 대학생들의 엠티 출발지로 유명했다. 현재는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가 줄줄이 서 있는 진풍경이 자주 벌어지는 곳이며 대학생들이 기차역 건물 안에 있는 메가박스를 이용하거나 신촌과 이대 사이를 오갈 때 들르는 곳. 성나정 앞에 보이는 구 신촌역사는 지난 2006년에 지어진 민자역사에 밀려 그 뒤편에서 작은 기념관으로만 쓰이고 있다. 1994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도 슬쩍슬쩍 보이는 민자역사는 신촌러들만이 아는 이 장면의 옥의 티.

<도깨비> (서대문구 신촌역로 30)

(비키라고 욕하며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피하며)

“저자가 인도로 다니라고 지금 새해 덕담을 한 거 같은데”

“덕담이 고마우니 해코지는 않겠네. 새해 복 많이 받게.”

“우리는 멋지니까.”

10화에서 도깨비와 저승사자가 떡국에 넣을 대파를 사고 돌아가는 장면.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모델과 같은 외모와 걸음걸이로 일명 ‘대파 런웨이’라 불리는 장면을 만들었다.

해당 장소는 신촌터널. 세브란스 병원과 신촌기차역을 이어주는 터널이다. 벽화터널로 알려진 곳인데 드라마 이후 도깨비 터널로 더 유명해졌다. 사실 별거 없다. (소곤소곤) 굳이 찾아가지 않으면 이런 굴이 있는지 모를 수도.

<청춘시대> (서대문구 성산로길 22)

“안 힘들어? 되게 힘들어 보이던데”

“되게 힘들어”

“쉽게 사는 방법도 있어. 애인 하나 만들어. 소개해줄까?”

“됐어”

이 장면은 3화에 나오는 강이나와 윤진명이 집에 돌아와 나누는 대화 장면이다.

삶의 방식이 다른 강이나와 윤진명은 서로 부딪히게 된다.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온 강이나는 윤진명의 지친 모습을 보고 말을 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무뚝뚝할 뿐이다. 이 장소는 카페 파이홀 앞에 있는 굴다리다. 실제로는 굴다리가 좁아서 차가 지나가면 두 명이 나란히 가기에도 무리가 있다. 이 굴다리는 연세대학교가 있는 대로와 술집 골목을 연결해주는 터널이다. 학교에서 버스정류장 옆 돌계단을 내려가 굴다리로 들어가면 술집 골목이 나온다.

<연애의 발견> (서대문구 성산로길 22)

“좋아한다! 한여름.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어. 진심이야. 내일 아침에 술 깨면 후회할 것 같은데, 지금은 술 취했으니까 그냥 말 해버렸으면 좋겠어. 좋아해. ··· 네가 아무리 괴롭다고 말해도 난 그게 이해가 안 갔다. 근데 이제 알겠어.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괴롭다는 거. 겪어보니까 이거 완전 지옥이네 지옥이야”

헤어진 연인인 강태하가 한여름에게 취중진담을 하는 5화의 장면이다. 드라마만 보면 되게 낭만적인 모습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이곳은 절대 낭만적인 장소가 아니다. 방이 되면 깜깜해서 발을 헛디디지 않게 조심해야 하며 계단을 올라가면 공중화장실이 있다. 미니스톱에서 대학생들이 노상 플라스틱 테이블 맥주를 마시며 시끄럽게 떠드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별에서 온 그대>

“좀만 쉬다 가자니까? 여기 나쁜 데 아니야 나 못 믿어?”

“미안 나 학원 가야돼”

“나 요즘 너 때문에 곱셈이고 나눗셈이고 하나도 눈에 안 들어와. 나 너 좋아하냐?”

5화에서 남자 초등학생이 여자 초등학생에게 고백하는 모습을 카페 주인인 홍혜인이 청소하다가 지켜보는 장면.

해당 장소는 꽃향기 가득한 만화카페(서대문구 명물길 27-9). 드라마 이후 ‘별그대 카페’로 더 유명해졌다. 많은 관광객이 오며 드라마에서 천송이가 본 일명 ‘천송이 만화책’을 찾는 사람도 생겼다고 한다. 『원룸의 집사』, 『옆집 남자의 화려한 유혹』 등이 있다고 하니 참고. 과자와 음료뿐 아니라 라면도 판다. 그런데 남자 초등학생은 고백에 성공했을까?

 

 이지훈, 이혜인 기자

chuchu@yonsei.ac.kr, hyeine@yonsei.ac.kr

사진 신용범, 천시훈 기자

dragontiger@yonsei.ac.kr, mr1000sh@yonsei.ac.kr

이지훈, 이혜인 기자  chuchu@yonsei.ac.kr, hyein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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