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팩트체크에서는 숫자로 본 신촌의 위상에 대해 다룹니다. 신촌이 서울의 중심지 중 하나라는 것은 알겠는데, 신촌은 과연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곳일까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서 신촌은 과연 서울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지역일지 알아보겠습니다.

 

특정 지역의 영향력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수치는 유동인구입니다. 지난 2015년 서울시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서대문구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버거킹 연세로점이 있는 ‘연세로 25’ 지점입니다.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2만 7천616명이 다녀갔습니다. 그 뒤를 이화여대길과 연세로의 다른 지점들이 잇고 있으니, 신촌은 확실히 ‘서대문구에서는 가장 번화한 지역’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자치구와 유동인구를 비교해 볼까요?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지점은 CGV 명동점이 있는 ‘명동길 14’ 지점으로, 하루 평균 9만 4천여 명이 이곳을 거쳐 갔습니다. 그 뒤를 8만 7천여 명의 강남대로 한승빌딩, 6만 1천여 명의 을지로 롯데호텔 등이 따릅니다. 특정 지점의 유동인구 기준으로 신촌은 서울의 다른 번화가에 이어 10위권 정도에 해당합니다.

이번엔 지하철 이용객을 볼까요?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지하철역별 승하차 인원으로 볼 때 신촌역은 지난 2014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0만 9천748명이 다녀갔습니다. 서울지하철 1~9호선의 지하철역 중에서는 10위에 해당하는 수치죠. 승하차 인원 1위는 일평균인원 21만여 명의 강남역입니다. 방금 살펴본 지역별 유동인구 순위와 비슷한 모양새입니다.

상권 전체를 기준으로도 살펴봅시다. 지난 2012년 기준 신촌 상권의 연매출은 1조 4천억여 원으로 전국 12위, 서울에서는 10위 정도에 해당합니다. 데이터별로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정보를 기준으로 봐도 신촌은 서울에서 ‘대략 10번째’ 정도로 번화한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촌의 이런 위상은 확실히 과거에 비해 낮아진 수준입니다. 지난 2003년에는 지하철역 승하차 인원 기준으로 신촌역이 서울 지역에서 4위에 해당했습니다. 그 뒤로 시간이 지나며 점점 신촌역의 승하차인구가 감소한 대신, 2014년에는 홍대입구역이 3위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2000년대 후반 들어 클럽 문화가 유행하며, 홍대와 강남이 급격히 부상한 덕입니다.

지난 2013년 서울시가 내놓은 ‘2030 도시기본계획안’은 이런 신촌의 현실을 잘 반영합니다. 이 계획안에서 서울시는 3개의 도심(강남·영등포·종로)과 7개의 부도심(대림·마곡·상암·용산·잠실·창동·청량리)을 선정했습니다. 아쉽게도 신촌은 서울의 도심·부도심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대신 12개의 지역중심 중 하나에 동대문, 목동, 사당 등과 함께 선정돼 있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번화한 대부분의 지역들은 주로 막강한 ‘쇼핑 성지’들입니다. 신촌만의 매력 없이 단순한 소비문화만으로는 다른 번화가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겁니다. 앞으로 신촌이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지, 계속해서 인기를 잃고 쇠락해 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글 최형우 기자
soroswa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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