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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가고 '악'만 남았다
  • 서한샘 기자, 신동훈 기자
  • 승인 2017.04.01 22:54
  • 호수 1790
  • 댓글 1

난 3월 27일, 페이스북 페이지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아래 대나무숲)’에 음악대 특정 학과의 강압적인 군기·서열문화를 폭로하는 게시글이 게재됐다. 대나무숲 제보가 게시된 이후 해당 학과의 가혹행위를 고발하는 익명 댓글과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학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해당 학과 학생회는 오늘(월) 저녁 6시에 학생총회를 열어 사태를 수습할 예정이다.


대나무숲 통해 드러난 가혹행위…


대나무숲 제보에는 새내기배움터(아래 새터)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이뤄진 가혹행위에 대해 고발하는 내용과 해당 학과 학생회의 사과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해당 게시글 제보자는 ‘신입생들은 새터 첫날 일정이 끝난 후 한 명씩 선배들 앞에서 ▲FM 구호 외치기 ▲개인기 보여주기를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대나무숲 제보자는 ‘신입생들은 선배들 앞에 한 명씩 나와 정해진 구호의 FM을 외쳐야 했고, 나머지 신입생들은 그 FM 구호에 ‘악’ 구호로 호응하고 박수를 쳐야 한다’며 위압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진 가혹행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해당 게시글 제보자는 ‘앞에 나온 신입생의 목소리가 컸어도 나머지 신입생들의 목소리가 작거나 선배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처음부터 반복됐다’고 말했다. 

해당 대나무숲 게시글과 더불어 게시글에 달린 익명댓글의 작성자들은 FM을 마친 후 진행되는 개인기 강요에 대해서도 고발했다. 한 익명댓글 작성자는 ‘약 20명의 새내기들을 좁은 방 안에 감금하고 개인기를 강요했다’며 ‘어떤 해에는 그 모습들을 동영상 촬영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게시글에는 ‘신입생들은 개인기를 준비해 선배들을 웃겨야 하며, 조금이라도 웃기지 못한다면 선배들의 위협적인 눈빛과 분위기를 감당해내고 다시 해야 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우리신문사가 취재한 결과 해당 제보와 익명 댓글의 내용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익명을 요청한 해당 학과 학생 A씨는 “2017년 새터에서는 대나무숲 게시글과 익명 댓글에 나왔던 언어폭력과 동영상 촬영은 없었지만, FM과 개인기 보여주기가 여전히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새터는 그나마 정도가 덜한 편이었지만, 여전히 경직되고 차가운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대나무숲이 전부는 아니다


해당 학과에서는 대나무숲 게시글에서 제시된 내용 외에 새터 이후 2월 중 진행되는 ‘세미나’에서도 ‘선배 이름 외우기’를 하며 가혹행위를 이어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자 B씨는 “신입생들은 3~4명씩 조를 지어 각 학번 선배들이 모여 있는 방마다 들어가 선배들의 이름을 모두 외워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만약 한 번이라도 이름이 틀리면 다시 처음부터 선배들의 이름을 외워야 했고, 많이 틀린다 싶으면 FM이나 개인기를 시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음악대 특정학과의 강압적인 군기·서열 문화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해당 학과에 재학 중인 C씨는 “대나무숲에 제보됐던 FM과 개인기를 비롯해 선배 이름외우기는 해마다 정도만 다를 뿐 항상 진행됐었다”며 “어떤 해에는 세미나에 학번 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들이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나무숲에 제보됐던 내용에 더해 C씨는 “새터에서 FM과 개인기가 모두 끝난 다음에 선배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선배들이 주는 술 또는 음료를 받아 마시며 구호를 외치게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속적으로 이어져 온 군기·서열 문화
해결 위한 학과 학생총회 오늘(월) 열린다


대나무숲 제보를 통해 공론화된 특정 학과의 강압적인 군기·서열 문화 및 가혹행위가 단지 이번에만 드러난 것은 아니다. 지난 11월, 우리신문사는 대나무숲 제보와 익명 제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음악대의 강압적인 군기·서열 문화에 대해 고발하는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 <관련기사 1784호 3면 ‘음대·교과대 체육계열, 강압적인 서열문화로 학내 비판 이어져’> 해당 기사에서는 대나무숲 제보를 통해 음악대의 졸업반지 문화, 옷차림 단속, 장기자랑 강요 등 음악대 전반에 자리 잡은 군기·서열 문화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졌다.

이에 당시 음악대의 일부 학과 학생회는 졸업반지를 맞추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익명의 제보자들을 비롯한 음악대 학생회 측은 ‘음악대의 군기문화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중’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여전히 음악대 일부 학과에는 강압적인 군기·서열 문화가 남아있을 뿐 아니라 가혹행위도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은 해당 학과 학생회에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나무숲 제보에 달린 한 익명 댓글의 작성자는 ‘가혹행위들은 지난해 한 차례 완화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회장단이 왜 다시 심하게 시행한 건지 의문’이라며 ‘대표단은 빠른 시일 내에 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입장을 표명하라’고 말했다. 

이에 해당 학과 학생회는 오늘(월) 학과 학생총회를 열어 일련의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사태를 수습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당 학과 학생회는 학생총회에 관한 공지를 올리고 아직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으며, 음악대 학생회는 우리신문사와의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해당 학과 학과장은 우리신문사의 취재요청에 ‘교수들은 이미 진상 파악 후 논의 중이며, 학생들과 학생회 임원 사이에 이미 어느 정도 사과와 원만한 해결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학생총회 후 입장이 나올 것’이라는 답변을 남긴 상태다.


서한샘 기자
the_saem@yonsei.ac.kr
신동훈 기자
     bodohuni@yonsei.ac.kr

서한샘 기자, 신동훈 기자  the_sae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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