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교육 참여율 저조… 학생들의 안전인식 개선과 더불어 안전교육 강화 필요해

▶▶ 지난 3월 21일 저녁 8시 국제캠 송도2학사에서 화재대피훈련이 이뤄졌다. 화재대피훈련 시작 직후, 학생들이 스피드 게이트를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지난 2016년 11월 24일, 우리대학교 언더우드가기념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교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리대학교 역시 화재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우리대학교 기숙사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큰 인명피해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대학교 신촌캠과 국제캠은 만일에 있을 화재에 대비해 기숙사 내 소방안전교육(아래 안전교육)을 잘 시행하고 있을까.


우리대학교 기숙사 안전교육,
 제대로 하고 있나요? 


신촌캠에서는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에 두 번씩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시설처 설비안전팀 김종완 부장은 “기숙사 같은 화재 발생 취약 구역에서 1년에 두 번씩 서대문 소방서의 협조를 받아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기숙사 관계자 A씨는 “안전교육에서 화재대피훈련뿐만 아니라 소화전과 소화기 사용법 교육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홍보 부족 ▲부실한 교육내용 ▲형식적인 교육절차 등의 이유로 안전교육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2016년 무악학사에 거주했던 B씨는 “안전교육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사이렌 소리도 너무 작아 기숙사 방 안에서 잘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B씨는 “소화전·소화기 사용법에 대한 교육은 이뤄진 적이 없다”며 “소방차가 오긴 했지만 형식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무악학사 거주자 C씨 또한 “무악학사에 1년 거주하는 동안 안전교육이 시행되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신입생의 대부분이 거주하는 국제캠에서는 기숙사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된다. 현재 송도학사에서는 안전교육을 한 학기에 한 번 실시하고 있지만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율 ▲교육 내용의 부족 등의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기숙사운영팀은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참여한 학생들에게 RC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교육이 진행되더라도 많은 학생이 참여하지 않는다. 실제로 2017학년도 1학기에 진행된 안전교육의 참여율은 44.4%로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수웅(기계·16)씨는 “안전교육이 강제성이 없어 스케줄을 미루면서까지 참여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 내용이 지나치게 형식적이라는 비판도 존재했다. 현재 안전교육은 예고된 시간에 알람이 울리면 비상계단을 통해 야외로 이동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이 외에 ▲소화기 ▲완강기 ▲심폐소생술 ▲다양한 대피경로 등에 관한 교육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 RA로 활동하고 있는 D씨는 “현재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피 도중 주의사항을 알려 주지 않는 등 지나치게 형식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D씨는 “완강기나 소화기 사용법에 대한 교
육도 진행돼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법적 의무화 돼 있는 기숙사 내 안전교육
우리대학교 안전교육 개선 필요해


많은 사람들이 생활하는 대학 기숙사의 특성상, 안전교육은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아래 화재 안전관리 법률) 제22조 1항에 따르면, 대학 기숙사 등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은 그 장소에 상시 근무하거나 거주하는 사람에게 소화·통보·피난 등의 교육과 소방안전관리에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한다. 또한 피난교육은 소방대상물에 출입하는 사람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키고 유도하는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우리대학교 국제캠 송도학사의 경우에도 해당 법률에 따라 안전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대학교의 안전교육은 해당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소방안전협회 직원 백승태씨는 “기숙사 층마다 구비된 소화기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며 “소화기 사용법을 먼저 교육하고 그 다음에 대피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백씨는 “대피교육도 단순히 1층에 내려간 다음 끝내는 것이 아니라 ‘피난 집결지’에 모이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다 모인 후에는 총인원과 현재 인원을 파악하는 확인 교육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제캠 기숙사운영팀장 채석명씨는 “다른 대학교 기숙사의 경우 인원이 적어 소화기 사용법 등 다양한 교육이 진행 가능하다”며 “그러나 송도학사의 경우, 학생들의 인원이 많아 모든 교육을 진행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채 팀장은 “현재 교육이 부족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글 오서영 기자
my_daughter@yonsei.ac.kr
신동훈 기자
bodohuni@yonsei.ac.kr
사진 이수빈 기자
nunnunann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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