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박물관 관장 이인재 교수를 만나다

원주캠은 교육기관으로서 학생들과 더불어 원주시민들에게 기여하는 바가 크다. 이에 원주박물관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시작된 ‘인문도시 원주’ 사업(아래 인문도시 사업)을 통해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학생들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원주박물관 관장 이인재 교수(인예대·한국중세사)를 만나 대학과 지역사회 공존의 필요성을 들어봤다.


 
Q. 원주박물관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A. 원주박물관은 강원도의 유물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02년에 개관했다. 원주박물관의 역할은 다양하다. 원주박물관은 『원주캠퍼스 30년사』를 쓰기 위한 기록센터이자 학생들을 큐레이터로 양성하는 교육기관이자 원주의 유물과 시민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기도 하다. 

원주박물관은 시대별 유적을 전시하고 있고, 매년 기획전시를 진행하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는 ‘이천 년 전 섬강의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횡성군 읍하리 유적 특별전을 열었다.

 

Q. 원주박물관에서 현재 인문도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지난 2015년 9월부터 시작된 인문도시 사업을 통해 원주박물관은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인문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교육부에서 진행하고 있던 인문도시 사업에 지원하게 됐다. 

또한, 원주캠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에 부응하기 위함도 있다. 원주가 군사도시에서 교육도시로 변화하고 더 나아가 ▲건강도시 ▲인문도시 ▲문화도시 ▲창의도시로 확장될 수 있었던 데에는 우리대학교의 역할이 컸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원주캠에 대해 가지는 애정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마음에 보답하고자 지난 2013년부터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인문리더십 강좌를 진행했고, 이를 확산시킨 것이 인문도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Q. 원주가 가진 인문학적 자산에는 무엇이 있는가?
A. 원주는 천 년 전부터 북원경과 남한강 선종 승려들로 대표되는 불교 역사 유산이 있는 도시이다. 뒤이어 20세기에는 무위당 장일순*과 소설 『토지』 작가 박경리 등이 자연을 존중하는 삶을 원주에서 몸소 실천했다. 이런 자연 친화적인 지역 분위기가 현재 원주의 ▲한살림 운동 ▲협동조합 운동 ▲지속가능발전 협의 ▲의료 선교 등 여러 인문 자산을 축적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Q. 인문도시 사업을 통해 대학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긴 것 같다. 이러한 점에서 인문도시 사업이 가지는 의의는 무엇인가?
A. 원주시민들의 행복을 위해선 인문학이 필요하다. 인문학을 통해 시민들은 지역사회에 대한 주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고 안정적인 삶을 도모하게 된다. 인문도시 사업에서 진행한 강좌를 통해 원주시민들은 대도시와의 격차를 느끼지 않고, 원주가 자연과 함께하는 친환경 도시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원주시민이 자신의 지역사회에 대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것이 인문도시 사업의 가장 큰 의의라고 생각한다.

 

Q. 대학생들에게 지역사회란?
A. 대학생들이 살아갈 미래세대에는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인해 수많은 직업들이 소멸되고 변화할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삶의 현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는 지에 대한 면밀한 관찰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지방정부, 지방시민단체, 지방업계를 이어주는 네트워크를 파악해 그들만의 비전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는 학생들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 

대도시가 아닌 원주는 급격한 발전과 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삶의 현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원주캠 학생들이 이런 지역사회 차원의 특성을 잘 활용한다면, 다른 이들은 가지지 못한 종합적 분석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무위당 장일순: 한국의 서화가·사회운동가·정치가. 1970년대 반독재투쟁의 사상적 지주 역할을 했고, 1980년대에는 자연복구를 주장하는 생명사상운동을 펼쳤다. 강원도 일대의 농촌·광산 지역을 돌며 농민·노동자들을 위한 교육과 협동조합운동을 주도했다.

 

글 박기인 기자
come_from@yonsei.ac.kr
 사진 김은솔 기자
na_eun_@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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