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은 맛있다. 쫄깃하고 부드러운 회, 적당히 알싸한 고추냉이, 한 알 한 알 탱탱한 밥, 전체적인 맛을 감싸주는 달큰한 간장까지. 그러나 이렇다 할 수입 없는 대학생, 얇은 지갑을 들고 초밥 정식집에 가서 한 끼에 10만 원 이상을 지출할 수는 없다. 고가 초밥에서 눈높이를 낮춰 ‘중저가 초밥’집을 기웃거려도 한 끼에 5만 원을 웃도는 높은 가격임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신촌의 초밥 가게들은 대체적으로 평균 1만 원 정도를 호가한다. 이 가게들은 가격대의 기준에서는 ‘저가 초밥’집으로 분류되지만, 절대 저급의 맛을 선보이지 않는다.

「The Y」의 두 기자는 각자 다른 취향을 가지고 신촌 일대의 초밥 가게들을 찾아 나섰다. 초밥 중에서도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연어 초밥을 시식 메뉴로 선정했다. 유 기자는 밥과 회의 어우러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기자는 간장과 와사비가 초밥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여우골

가격 : 2600(2pcs)

유 : 회와 밥, 소량의 와사비가 초밥을 구성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밥이 완전히 차갑지 않다는 것이다. 통통하고 꼬들꼬들한 밥에 배합초 간이 잘 배어있고 연어회가 착 감긴다. 밥알이 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생강에 간장을 찍어 붓처럼 발라 먹기를 권장하는데, 생강을 회에 바를 때 묻어나는 오묘하게 알싸한 향이 초밥의 전체적인 풍미를 더한다. 밥과 회의 어울림이 매우 조화롭게 실현되고 있는 집이다.
 

이 : 간장은 짜지 않으며 달짝지근하다. 와사비는 입자가 곱고 매운맛이 강하지 않다. 밥알은 따뜻하며 젓가락으로 집으면 쉽게 부서진다. 그러나 입에 넣으면 밥알끼리 쫀쫀하게 뭉쳐진다. 또한 연하다. 얼마냐 연하냐면 입 안에서 혀로 밥알을 굴리면 밥알의 겉 부분이 녹아 탱글탱글한 속 부분만 남는다. 전체적으로 회와 밥의 부드러운 느낌이 잘 어울린다. 혀 굴림에 녹은 밥알과 회 사이사이에 입자가 고운 와사비가 잘 스며든다.

미세기

가격 : 3000(2pcs)

유 : 회와 밥 사이에 소량의 와사비, 그리고 그 위에 얇게 슬라이스 된 양파가 올라간다. 밥의 세로길이보다 두 배 긴 회가 밥 위에 얹혀있다. 되게 지어진 밥에는 배합초 간이 약하게 된 편이라 양념의 맛보다는 재료 그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밥과 회가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재료들과 양파의 씹는 맛이 입안 전체에 은은하게 남는다.
 

이 : 간장은 맛이 진하며 단맛은 없다. 한국의 진간장 맛과 유사하다. 와사비는 매운맛이 강하지 않다. 급브레이크를 밟은 듯 순식간에 끝 맛이 사라진다. 밥에서는 식초의 맛이 미묘하게 나며 특별한 간은 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회의 길이는 기자의 중지 길이보다 길어 반으로 접으면 밥의 위아래를 감쌀 수 있다. 전체적으로 밥과 와사비가 담백해 회 본연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다.

대작

가격 : 3500(2pcs)

유 : 회와 밥, 와사비, 무순, 채 썬 양파, 마요네즈 소스가 함께 올라간다. 붉은 살 생선의 특성상 느끼함을 바로잡고 보기에 좋은 비주얼을 완성하기 위함이라는 사장님의 말씀이 있었다. 초밥을 입에 넣으면 다 먹을 때까지 마요네즈 소스가 입안 전체에 감돈다. 되게 지어진 밥알과 기름기가 감도는 연어회의 어울림을 생각하고 싶었지만 강렬한 소스가 이를 방해했다. 그렇지만 밥이 매우 부드러워서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한 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 간장은 맛이 깊으며 동시에 달짝지근하다. 또한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콜라 젤리의 향이 나며 미묘하게 쏘는 맛이 난다. 와사비는 알갱이가 씹히며 혀끝에서 톡 쏜다. 회를 씹어 끊는 순간에 아삭하게 씹힌다. 이를 소리로 표현한다면 ‘서걱서걱’이 잘 어울린다. 전체적으로 톡 쏘는 와사비, 서걱서걱한 회, 초밥 위에 곁들인 양파가 잘 어울린다.

기꾸스시

가격 : 3000(2pcs)

유 : 회와 밥, 와사비, 무순, 채 썬 양파, 후추 소스가 함께 올라간다. 사장님께서는 먹는 재미를 위해 다양한 재료를 올려주신다고 말씀하셨다. 초밥 자체의 사이즈가 매우 크기 때문에 한입에 다 넣기 힘들다. 초밥을 입 안에 넣으면 소스, 회, 밥의 순서로 맛이 느껴진다. 소스가 한바탕 입을 헤집고 나면 두툼한 회가 곧바로 입 안을 채운다. 마지막에 입 안에 느껴지는 밥알은 그 크기는 비교적 작았지만 매우 탱탱했다. 밥과 회가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각각의 맛이 특별히 좋았다.

이 : 간장은 맛이 깊으며 단맛은 없다. 와사비는 알갱이가 씹히며 매운맛이 강하지 않다. 밥알은 탱글탱글하다. 앞니로 씹으면 톡 터진다. 회는 부드러운 동시에 두꺼워 질감이 느껴지며 회를 씹어 끊는 순간에 탄력 있게 끊어진다. 회와 밥알, 와사비를 함께 씹는 느낌이 잘 어우러진다. 와사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와사비 알갱이의 크기가 커서 씹을 때마다 향이 잘 퍼진다.

 글 유채연 기자
imjam@yonsei.ac.kr

이지훈 기자 
chuchu@yonsei.ac.kr

사진 신용범 기자
dragontiger@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