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풀 위에 중력이 정말 너무 미워

꿈을 이루는 건 어려워도 꿈꾸는 건 정말 쉬워’

-‘다이나믹 듀오’, 「불면증」 가사 중

 

때때로 우리는 강의실에서 잠에 지고 만다. 전날 밤의 과음, 과중한 과제, 긴 통학시간, 식곤증…. 이유를 나열하자면 끝도 없지만 왠지 모르게 강의실의 공기는 눈꺼풀에 내려앉아 그대로 눈을 감기게 한다. 이런 우리를 바라보는 교수님들의 시선은 어떨까? 「The Y」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교수님들의 생각을 확인해봤다.

조대호 교수(문과대·서양고대철학) : 전공 강의에서는 그러지 않는데 대형 강의에서는 자거나 조는 학생들이 더러 있습니다. 왜 그럴까, 나도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았지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자는 것과 조는 것이 중고등학교 때부터 '습관화' 된 탓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습관의 뿌리가 무엇인지는 아마도 학생들 스스로 중고생 시절을 돌이켜 보면 더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과외나 혼자 공부를 하느라 푹 잠을 못잔 상태로 학교에 와서 수업을 듣는 데 별로 새로운 내용이 없다면 졸리겠지요. 정규 수업이 정신을 사로잡을 만큼 큰 자극을 주지 못하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선행 학습 풍토가 조는 습관과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요? 나는 독일에서 공부했는데, 독일의 Gymnasium에서는 선행 학습을 절대 권장하지 않습니다. 미리 내용을 알면 수업에 잘 집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조는 습관의 깊은 뿌리를 우리나라의 교육 풍토에서 찾아보면 좋겠군요.

 

우미성 교수(문과대·연극/희곡) : 저는 강의시간에 주무시는 분들을 깨우지는 않습니다. 늘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저로서는 졸음이 쏟아지는 분의 고통이나 고단함을 너무 잘 이해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제 수업보다 15~20분의 졸음이 어쩌면 그 분의 하루를 영위하는데 더 필요할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본인은 너무 깨고 싶은데 졸음이 쏟아져 괴로워하시는 게 역력해 보이는 분께 쉬는 시간에 커피를 빼다드린 적도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OECD국가 중 평균수면시간이 가장 적은 국민이란 통계가 말해주듯 우리 모두 잠이 부족한 ‘피로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학기 중엔 ‘simple life’를 지향하며 무리한 약속 만들지 말고 자신만의 수면시간을 확보하실 수 있길 바래봅니다.

 

김형철 교수(문과대·윤리학) : ‘아 내 수업이 재미가 없구나! 빨리 다른 방식이나 다른 내용으로 전환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내 수업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좋은 길잡이로 생각합니다.

 

나임윤경 교수(사과대·성인교육학) : 강의실에서 자는 학생이 확실히 전보다 늘었습니다. 저는 이런 학생들을 보면 따로 직접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보다는 강의 전용 온라인 게시판에 이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편입니다. 학생들이 자는 모습을 보면 그냥 편하게 방에서 잠을 자지 왜 강의실에서 저런 불편한 방법을 택하는지 안쓰럽습니다. 아마 출결 점수 때문인 것 같은데, 출결 점수를 챙기면서 강의실에 와서 잠을 자는 이러한 행위는 다소 비겁하다고 생각됩니다.

학생들을 보면 가장 먼저 내 수업이 재미없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두 번째로는 인문학보다는 실무적인 취업 위주의 수업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글 유채연 기자
imjam@yonsei.ac.kr
 

일러스트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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