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신입생들은 1년 동안 송도에 있는 국제캠에서 RC 교육을 받게 된다. 흔히들 이 기간을 ‘유배기간’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하기도 하는데, 기자 역시 처음 우리대학교에 합격했을 당시 합격의 기쁨과 동시에 RC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좋은 추억으로 남은 1년 동안의 RC 생활. 그 이야기를 미래의 신입생 여러분께 들려주고자 한다.

 

RC는 무엇일까?


우선 RC는 ‘Residential College’의 약자로 학생들의 단순한 거주공간(Residence Hall)을 생활체험 교육의 공간으로 전환한 교육 프로그램을 말한다. 학생들은 주로 강의실에서 이뤄지는 전공교육 외에도 기숙사 내에서 시행되는 외국어,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

24시 송도의 생활

수업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신촌캠과는 달리, 국제캠에서는 24시간 동안 생활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거주하는 기숙사에는 잠을 자는 공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우선 학생들의 배를 채워줄 수 있는 학생식당과 분식점, 카페가 마련돼 있으며, 24시간 세탁과 건조를 할 수 있는 동전 세탁실이 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당구장, 음악연습실, 휴게실 등이 있으며 만일 공부를 하고 싶다면 열람실과 각 층에 있는 세미나룸을 이용해 언제든 지 밤을 새울 수 있다. 참고로, 송도2학사에는 주로 치킨을 시켜먹는 장소로 유명한 ‘치킨계단’도 있다. 국제캠 주변에는 매우 다양한 치킨집들이 있어서 학생들은 이 계단을 자주 이용한다.

국제캠의 가장 큰 장점은 ‘동기들과 한 공간에 늘 함께 있다는 것’이다.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언제든지 기숙사 내에서 동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편 기숙사의 안전에 대해 걱정하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각 기숙사 문 앞에는 ‘스피드게이트’가 마련돼 있어 출입카드를 소지한 학생들만 출입할 수 있으며, 외부인은 절대 출입금지다. 또한, 새벽 2시부터 5시 반까지는 통금시간으로 지정돼 있어 학생들이 안전하게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다.

RC생활의 핵심! RC 비교과 활동 
 


학생들은 1년 동안 국제캠 기숙사에 거주하면서 딱딱한 수업 외에 다양한 활동들을 접할 수 있게 된다. 이 활동이 RC의 핵심 포인트이기도 하다.

먼저 기숙사 내에는 ‘RC 하우스’라는 구성단위가 존재하는데, 이는 비유하자면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기숙사 배정과 비슷하다. 다른 점은 호그와트의 기숙사는 4개지만 우리대학교 기숙사는 12개의 하우스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각 하우스에 배정된 학생들은 1년 동안 해당 하우스를 담당하는 선배(RA, Residential Assistant)와 교수님(RM, Residential Master)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렇다면 하우스를 나누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 하우스마다 특색있는 RC프로그램들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우스별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며, 한 학기에 한 번 하우스가 여러 운동 종목으로 경기를 하는 ‘RC 올림픽’이 열리기도 한다.
기자는 ‘언더우드 하우스’에 속해 있었는데, 하우스 안에서 ‘초콜릿 만들기’ , ‘에코백 만들기’ 등 평소 수업시간에는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취미 생활들을 하우스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혼자 공부하기 힘들었던 통계 과목에 대해 응용통계학과에 재학 중인 RA
선배에게 보충 학습을 들을 수도 있었다. 또한 학기 말에는 하우스별로 ‘하우스 파티’를 진행하는데, 하우스 파티 전에는 ‘호그와트 입학통지서’ 를 떠올리게 하는 초대장이 각 기숙사 방문 앞에 도착한다. 이 날에는 하우스 친구들, RA, RM 교수님과 맛있는 음식들도 먹으면서 함께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다른 전공의 학생들과 친해질 기회를 갖는다.
물론 같은 하우스 내 학생들만 만나는 것은 아니다. 하우스끼리 운동경기를 하는 ‘RC 올림픽’을 통해 다양한 하우스의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다.


국제캠만의 특별한 수업

RC의 교과과정으로는 크게 ▲Holistic Education(HE) ▲Yonsei RC
101 ▲RC English Reading & Discussion이 있다.
우선 HE의 경우, HE I(사회기여), HE II(문화예술), HE III(체육)의 3개 영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학생들은 2개, 혹은 3개 영역에서 1과목씩 이수해야 국제캠을 졸업하고 신촌캠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HE I영역은 봉사활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초·중·고등학생 멘토링부터 시작해 나사렛국제병원 봉사, 해비타트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HE II 영역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은 합창, 클래식 기타연주, 사진, 유화, 연극 등과 같은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기자는 ‘온라인 미술관’이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힘든 전공수업에 비해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평소 관심 있던 미술작품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HE III 영역에서는 축구와 농구부터 시작해 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스쿼시, 필드하키, 댄스스포츠, 요가, 펜싱 등을 배울 수 있다. 기자는 요가 수업을 들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 공짜로 요가를 배우면서 굳어있던 몸을 풀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다음으로 Yonsei RC 101은 본인이 속한 학과의 학사지도교수, 같은 과 동기들과 함께 대학생활 전반에 대해 생각해보는 수업이다. 이 수업을 통해 내가 속한 학과에서는 무슨 과목을 필수로 들어야 하는지, 교환학생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학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 처음 대학생활을 하면서 궁금했던 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RC English & Discussion은 학생들이 기숙사에 함께 거주하는 원어민 교수와 직접 영어로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영어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RC 교육에 대해서는 아직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 많을 정도로 1년의 RC 생활은 정말 행복한 추억으로 남았다. 수업이 다 끝난 밤에 친구들을 불러 기숙사 내 벤치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시험기간마다 세미나실에서 친구들과 밤을 새우기도 했으며, 룸메이트들
과 방에서 야식을 시켜먹기도 했다. 오직 우리대학교의 RC교육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이 모든 추억을 미래의 새내기 여러분과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오서영 기자

my_daughter@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