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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금 폐지 논란을 짚어보다
  • 박혜지 기자
  • 승인 2017.03.19 01:12
  • 호수 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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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가에서는 ‘입학금 폐지’ 주장이 일고 있다. 지난 2016년 9월에는 ‘입학금 폐지 대학생 운동본부’(아래 대학생 운동본부)가 결성되기도 했다. 

입학금이 뭐길래?

현재 입학금에 대해 법적으로 규정된 것은 입학금의 ▲산정 주체와 ▲대학의 징수권 근거다.
우선 「고등교육법」 제11조 제2항에 따르면, 입학금을 산정하는 주체는 각 대학의 등록금심의위원회(아래 등심위)다. 입학금이 등록금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각 대학의 등심위가 입학금을 산정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입학금은 대학별로 그 액수에 차이가 있다.
또 「고등교육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학교의 설립자·경영자는 학생들로부터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을 등록금이라는 이름으로 징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때,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조 제13항에 따라 ‘그 밖의 납부금’에 입학금이 포함된다. 

입학금 폐지를 위한 움직임

최근 대학생 운동본부는 한신대를 대상으로 입학금 반환 소송을 진행했다. 지난 2월 14일 공개재판으로 진행된 한신대 입학금 반환 소송의 제1차 공판에서는 대학 측이 학생에게 부당하게 이익제공을 강요했으므로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재판부는 한신대가 ▲입학에 소요되는 비용을 현저히 초과하는 액수의 입학금을 걷었으며 ▲입학금을 납부하지 않았을 경우 입학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학생 운동본부 측은 “법원에서 대학의 부당한 이익제공 강요를 인정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반환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는 물꼬를 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사회 뿐만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입학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아래 민변)은 대학생 운동본부와 연대해 입학금 반환 소송을 함께하고 있다. 민변 교육청소년위원회 관계자는 “입학금은 법령상 ‘수업료’와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입학에 소요되는 비용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적인 청구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뚜렷한 근거 없이 책정되는 금액을 신입생들에게 일괄적으로 징수하고, 미납 시 등록을 막는 것은 부당이득이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이익제공을 강요하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산정근거와 지출내역 
투명화 요구 높아 

앞서 「고등교육법」에서 살펴봤듯이 입학금의 산정근거와 지출내역에 대해서는 법적 기준이 불분명하다.
우선 법으로 규정된 입학금 산정 기준이 없다. 이에 따라 각 학교의 등심위가 자율적으로 입학금을 산정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입학금이 어떤 기준으로 산정되는지 알 수 없다. 등심위의 회의록이 학생들에게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 대표가 소수에 불과한 등심위 구성을 고려했을 때, 실질적으로  입학금 산정에 학생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관련기사 1766호 3면 ‘해마다 반복되는 등심위의 구조적 문제’>
또한 대학들이 입학금을 등록금에 통합·관리해왔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입학금만의 별도의 사용내역은 존재하지 않는 실정이다. 사용내역이 없기 때문에 현재 학교에서 입학금을 ‘입학’이라는 특수한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징수 목적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디에 입학금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도 명확하게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입학금 폐지, 과연 가능할까

하지만 입학금 폐지의 현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 또한 있다. ▲명목상의 입학금 폐지는 수업료 인상 압박으로 작용하며 ▲입학금 폐지 시 대학의 재정적 손실에 대한 정부의 지원 또한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과거 국·공립대의 기성회비*는 입학금처럼 법적 근거와 산정 기준이 모호해  논란이 됐었다. 지난 2015년, 명목상의 기성회비는 폐지됐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수업료에 통합됐다. 결국 국·공립대의 등록금은 줄어들지 않았다. 임 연구원은 “기성회비 사태와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국가나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입학금을 폐지함에 따라 갑작스럽게 줄어드는 대학의 수입을 국가나 지자체가 일정 기간 보전해줘야 한다는 법안이 발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여력과 ▲대학 간의 서로 다른 입학금 액수로 인한 형평성의 문제를 고려했을 때, 이러한 대책 또한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또한 몇 년 째 주요 대학의 등록금이 동결되고, 재정난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입학금 폐지는 교육환경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 

현재 입학금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입학금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입학금이 학생들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입학금 폐지를 반대하는 대학교들은 입학금 폐지가 대학의 재정난을 심화시켜 교육 서비스의 질을 낮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산정근거와 지출내역의 불투명함은 입학금을 둘러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기성회비 : 대학의 학교운영 및 교육시설 확충 등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거둔 학생 납입금의 일종. 현재 수업료에 통합돼 거둬지고 있다.

박혜지 기자
pphhjj66@yonsei.ac.kr

박혜지 기자  pphhjj66@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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