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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대에 새로운 대학을 말하다김용학 총장을 만나다
  • 박혜지 기자, 신용범 기자
  • 승인 2017.03.11 23:19
  • 호수 1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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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2월 1일 취임한 김용학 총장은 이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김 총장에게는 취임 이후 생긴 습관이 하나 있다. 바로 매일 아침 오늘이 취임한지 며칠째인지 세는 습관이다. 김 총장은 “아침마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총장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 우리대학교의 변화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우리신문은 지난 3월 8일 총장실에서 김 총장을 만나 우리대학교의 방향성과 앞으로의 주요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위기의 대학, 어디로 가야 하나

김 총장은 “우리대학교가 문명사적 위기와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대학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대학은 아직도 산업사회의 모델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이 정의한 문명사적 위기란 산업혁명 그 이상의 새로운 혁명을 말한다. AI가 사람의 지능을 대체하는 것이 대표적인 문명사적 변화다. 한국 사회만의 독특한 대학의 위기는 학령인구 수가 감소하고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대학의 자율성이 축소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런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김 총장은 연결성(Connectivity), 창의성(Creativity), 그리고 기독교 정신(Christianity)이라는 ‘3C’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대학교가 변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김 총장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적응하되 뿌리가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3C가 우리대학교가 잊지 말아야 할 교육철학”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3C’ 철학을 바탕으로 ▲연구력 증진 ▲창의적 사고를 위한 교육 ▲사회와의 공존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정책들이 활발하게 추진될 수 있는 동력은 ‘미들 업-다운(Middle Up -Down)’이라는 김 총장의 학교 운영에 대한 기조이다. 중앙의 권한을 분권화한다는 ‘미들 업-다운’ 기조 아래, 김 총장은 각 단과대 학장과 예산·연구·정책결정의 권한을 나누고 있다.

벽을 허물어 연구의 폭을 넓히자

우선 김 총장은 “외부에서 우리대학교의 연구역량이 예전에 비해 저하됐다고 평가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연구역량을 증진하기 위해 김 총장은 ▲융합연구 육성 ▲새로운 연구 인력 투입을 계획 중이다.
김 총장은 “대부분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나온다”며 “교수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 계획”이라 밝혔다. 이에 교수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학문 간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공간인 ‘메디치 룸(가칭)’도 백양누리에 조성될 계획이다.
다른 인프라로는 ‘연세 사이언스 파크(Yonsei Science Park)’가 계획돼 있다. ‘연세 사이언스 파크’는 국제캠의 ‘GRL-FYK 연구소*’의 경쟁력 있는 연구 역량을 중심으로 융합과학을 연구하는 단지다. 김 총장은 “연세 사이언스 파크가 학문간 자유로운 의견 교환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김 총장은 ‘연세 주니어 융합연구 지원 사업’을 통해 융합연구의 초석을 닦고 있다. ‘연세 주니어 융합연구 지원 사업’에 선정된 대학원 박사과정의 융합연구팀은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김 총장은 “지난 학기 23개의 연구팀이 선발됐으며 이번 학기 10개의 연구팀이 추가로 선발될 예정”이라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총장은 새로운 연구 인력 투입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한 김 총장의 정책으로는 ‘연세 프론티어 랩(Yonsei Frontier Lab)’(아래 YFL)과 신임교수 채용 확대가 있다. 우선 YFL은 해외의 우수 연구자를 초빙해 우리대학교 교수와 공동 연구를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논문 인용률이 상위 1%에 속하는 제3세계 연구자가 YFL 사업을 위해 초빙된다.
이와 더불어 김 총장은 신임 교수를 퇴임 교수의 2배 이상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의 남은 임기 동안 총 55명의 교수가 정년퇴임할 예정인데, 이 계획에 따르면 110명 이상의 신임교수가 채용되는 것이다. 김 총장은 “연구역량 증진을 위해 젊은 교수진의 충원은 꼭 필요한 일”이라며 신임 교수 채용을 강조했다.

틀을 깨라, 그리고 생각하라

김 총장은 또한 학생들이 인간에게만 주어진 창의적 사고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추진되는 사업으로는 ▲‘국제캠 연구 경진대회’와 ▲‘플립드 클래스룸(Flipped Classroom)’이 있다.
국제캠에서 실시할 예정인 연구 경진대회의 목적은 일상생활에서 문제를 발견해 해결하는 활동을 통해 창의적 사고를 기르는 것이다. 김 총장은 “일상에서 문제를 찾고 그것을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이 발달할 수 있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연구팀은 창업으로까지 이어지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국제캠에서 생활밀착형 연구 경진대회가 진행될 수 있는 이유로 RC제도를 꼽았다. 김 총장은 “요즘 기술 발달로 교실 안과 교실 밖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RC제도는 이런 장점이 두드러지는 공간”이라 평가했다. 기숙사에서 학생들이 모두 함께 생활함으로써 다 같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RC제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김 총장은 국제캠과 원주캠 간에 RC제도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 RC제도를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김 총장은 “원주캠RC 10주년을 맞아 RC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가 이뤄진다”며 “국제캠과 원주캠이 서로 RC제도의 장점을 배워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플립드 클래스룸’은 학생이 먼저 강의와 관련된 공부를 하고 강의 시간에는 교수·타 학생과 지식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수업 형식이다. 교수가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은 이를 암기·이해하는 전통적 형식을 뒤집었다는 의미에서 ‘플립드 클래스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김 총장은 “이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이 증진될 것”이라 말했다. 현재 국문과·철학과·경제학과·경영학과·물리학과 등의 학과가 ‘플립드 클래스룸’ 강의를 개설했다.

사회와 대학, 손에 손 잡고

한편 김 총장의 정책은 우리대학교의 발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의 상생에도 방점이 찍혀 있다. 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추진하는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글로벌 사회공헌원’ 설립이다. 김 총장은 ‘글로벌 사회공헌원’ 설립에 대해 “사회공헌 사업들을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하자는 의도”라고 말했다. ‘글로벌 사회공헌원’은 그동안 여러 단체에 파편화돼 있던 학교 사회공헌 사업을 총괄·기획하는 부처로 오는 4월 10일 발족한다.
‘글로벌 사회공헌원’이 추구하는 정책 방향은 3C 정신 중 기독교 정신을 기반으로 한다. 글로벌 사회공헌원의 활동은 의료 선교와 적정기술** 개발과 같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사회봉사가 주축이 될 예정이다. 김 총장은 “인간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기독교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라 전했다.
김 총장은 전인교육 사업의 방향성 또한 사회봉사를 중심으로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런 방향성은 사회봉사 과목을 담당했던 김 총장의 경험으로부터 우러나왔다. 김 총장은 “교수 시절 사회봉사를 통해 자신의 능력이 사회에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찾은 학생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대학의 전인교육은 삶의 의미 발견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본부의 권한을 나누자, ‘미들 업-다운’

김 총장은 이렇게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기 위해 학교의 운영 방식을 바꿨다. 김 총장은 본부에 집중돼 있던 예산 운영과 연구 평가에 대한 권한을 분산해, 이를 각 단과대 학장에게 부여하는 ‘미들 업-다운’ 방식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각 단과대의 자율성이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김 총장이 ‘미들 업-다운’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각 학문의 특수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 총장은 “본부 차원에서보다 각 단과대 차원에서 각 학문 영역의 특수성을 더 잘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다”며 분권화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이러한 ‘미들 업-다운’을 기조로 추진되는 정책에는 ▲총액예산제 ▲질적 연구 평가 도입이 있다.
총액예산제란 각 학과가 사용할 수 있는 예산 총액의 한도를 정해 주고, 해당 예산 내에서 각 학과가 자율적으로 예산을 지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김 총장은 “이전까지는 학장이 본인의 단과대 지출 내역에 접근할 수 없었다”며 “총액예산제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예산을 운영·관리할 수 있으며 발전계획까지 자율적으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총장은 질적 연구 평가를 도입하면서 각 학장에게 연구를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교수의 승봉·승진을 결정할 권한을 부여했다. 본부가 각 연구 분야에 대한 질적 평가를 실시하면 각 학문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제대로 된 평가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총장은 지난 2016학년도 2학기부터 정책을 계획하는 단계에서도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위키 리폼(Wiki-Reform)’을 도입했다. ‘위키 리폼’은 정책을 계획하고 수립하는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위키 리폼’에 접근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쓰고 수정하면서 정책에 대해 제언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위키 리폼’에 대한 교수들의 참여가 부족하며, 학생들은 열람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김 총장은 “구성원들이 참여해 학교 정책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해주면 좋겠다”며 “더 활성화되면 학생들에게 공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김 총장의 정책은 대학교육의 방향성을 전환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학교육의 방향성을 전환하는 것은 매우 근본적인 변혁이다. 그러므로 김 총장의 정책은 단기적인 시각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조망돼야 할 것이다. 대내외적 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김 총장의 남은 3년 임기 동안 어떤 변화가 우리대학교에 불어올지 기대해본다.

*GRL-FYK 연구소 : 우리대학교 글로벌융합기술원과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IKTS, 재료연구소가 발족한 나노·에너지·바이오·의공학·환경 분야 공동연구를 위한 글로벌 연구소.
**적정 기술 : 그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

글 박혜지 기자
pphhjj66@yonsei.ac.kr
사진 신용범 기자
dragontiger@yonsei.ac.kr

박혜지 기자, 신용범 기자  pphhjj66@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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