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과 출석에 대한 학생들의 성숙한 의식 필요해

지난 2015년 9월 스마트 캠퍼스 사업이 시작되면서 그 일환으로 전자출결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전자출결제도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일부 학생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 이에 ▲출결을 조작하는 일부 학생들의 의식 문제 ▲타 학생들과의 형평성 등이 지적되고 있다.

전자출결제도는 학생이 블루투스 기능을 활성화 시킨 후 전자출결 앱을 통해 ‘자동 출석’하거나 교수가 수업 중 인증번호를 발행하면 학생이 일정 시간 내 전자출결 앱에 이를 입력하는 ‘인증번호 출석’ 방식으로 두 가지가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전자출결은 학생들 전자기기의 블루투스 인증 신호를 강의실 내에 위치한 단말기의 비콘*이 인식해 이뤄진다. 그러므로 단말기의 비콘은 강의실 내에서 들어오는 신호만을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단말기의 경우, 강의실 밖에서도 블루투스를 통해 출석 인증이 가능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일부 학생들이 블루투스가 강의실 밖에서도 잡히는 시스템적 오류를 악용해 출석 여부를 조작하는 경우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블루투스 기능을 활성화 한 후 전자출결 앱을 이용해 강의실 이외의 장소에서 자동 출석을 하거나 인증번호를 공유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자출결제도를 악용하고 있다. 또한 전자출결 앱을 이용한 대리출석 문제도 생기고 있다.

본래 강의실 내에서만 가능해야 할 블루투스 기능을 강의실 밖에서 사용해 허위 출석한 경험이 있는 C씨는 “국제캠 진리관A에서 수업을 들을 때 진리관A 근처로 걸어가며 전자 출결이 가능했다”며 “이를 이용해 강의실에 들어가지 않고 진리관A 근처에서 인증이 되는 순간 바로 기숙사로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또한, 인증번호를 공유해 허위 출석한 경험이 있는 A씨는 “수업을 듣는 지인끼리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서 수업에 간 한 명이 그날 교수님이 발행한 인증번호를 단체 채팅방에 올리면 나머지 사람들이 기숙사에서 인증번호를 입력해 출석했다”고 말했다. 전자출결 앱을 통해 대리출석을 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B씨는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에게 연세 포탈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줘서 수업에 간 친구가 대신 전자출결 앱을 통해 출석을 해줬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전자출결제도를 악용하는 것에 대해 교무처 학사지원팀 김은경 과장은 “학생들이 전자출결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하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이를 막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학생들의 악용 문제를 막기 위해서 교수들이 발행한 인증번호를 학생들이 입력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개선을 시도했지만, 대형 강의실의 경우 그 시간을 짧게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전자출결제도를 악용해 허위로 출석하는 학생들의 의식에 대해 문제 제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업 전체를 출석한 학생들과의 출결 성적에서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도 있다. 권민수(사학‧16)씨는 “단순히 오락을 위하거나 이유 없이 전자출결제도를 악용해 빠지는 것은 예의가 없는 행위이며 도덕적으로도 옳지 못한 일이기에 학생들의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혜미(국문‧16)씨는 “실제로 출석을 한 사람과 출석을 조작한 사람이 동일하게 출석한 것으로 인정받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교본부는 기기를 개선한다면 출결 조작 등을 방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당장은 실현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단말기를 더 좋은 것으로 교체하면 학생들의 출석 인증 신호를 강의실 내에서 들어오는 신호만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으며, 학생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계도 있다”면서도 “현재 이러한 기기들을 도입하기에는 재정적인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전자출결 제도를 악용해 출석 인증을 받는 것은 학생들이 스스로의 정직성을 저버리는 일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이 출결을 조작하는 행위 자체에 있다. 이는 대학공동체의 구성원을 존중하지 못하는 행동이며, 성실하고 정직한 자세로 배움을 추구해야 할 대학생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행위로 보인다. 학생들은 전자출결 제도의 허점만을 탓하고 악용할 것이 아니라, 수업과 출석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보다 성숙한 의식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비콘(Beacon) :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

 김홍준 기자  
khong25@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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