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을 사는 사람들은 신촌을 살아있게 만듭니다.

우리가 신촌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학교나 나라에 수많은 일들이 벌어질 때 신촌이라는 작은 마을 안에서도 가게가 생기거나, 문을 닫거나, 축제가 벌어지거나 갈등이 생기는 등 크고작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청년들에게 신촌의 그 일들은 정말 중요한 것이었고, 또한 청년들이 신촌에서 살아가며 나오는 생명력은 다시 신촌을 움직이게 했습니다.

 

『The Y』는 연세대 학보사 「연세춘추」가 만드는 매거진입니다. 『The Y』를만드는 우리는 연세대학생입니다. 학교에 오기 위해서는 2호선 전철을 타고 ‘신촌’역에서 내려야만 합니다. 밥도 신촌에서 먹고 술도 신촌에서 먹습니다. 커피 스탬프나 화장품가게 적립금 모두 ‘신촌점’에서 쌓인 것들입니다. 그러니 연세춘추에서 신촌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마치 계란 이야기를 하면서 닭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학기부터 매거진 지면의 두 페이지에 신촌 이야기를 담기 시작했습니다. 두 페이지에 풀어 놓은 많지 않은 이야기들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 우리는 사람들이 신촌이라는 공동체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실감했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신촌은 학교이자 집이고, 일터인 동시에 때로는 놀이터이므로 당연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학기부터는 더 많은 신촌 이야기를 신촌 거리에 내놓으려 합니다. 신촌을 오고 가는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신촌을 살아있게 만듭니다. 신촌 거리를 지나치는 모두가 여러분 모두가 신촌의 주인공인 만큼 여러분이 우리 매거진을 읽고 신촌이라는 공동체의 운명에 함께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첫 호니까 용기를 내서 『The Y』의 욕심도 밝혀 보겠습니다. 『The Y』는 살아있는 신촌을 기록함으로써 독자들이 신촌을 살아가는 방식을 제시하는 매체가 되고 싶습니다.

신촌의 사건사고나 동향을 전달하는 데 그쳤던 이제까지의 매거진과는 달리, 신촌으로 한 걸음 걸어나온 『The Y』는 신촌의 동향을 ‘보는’것에서 나아가 신촌의 모습을 ‘관찰’하고 ‘주목’하려 합니다. 신촌 구석구석을 비추면서 작고 소중한 구성체들이 어떻게 신촌에서 살아가며, 또 신촌을 살아있게 하는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독자 여러분의 신촌살이를 더 즐겁게 만들어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지요.

 

한 가지 밝혀두고 싶은 것은, ‘신촌이 존재하는 방식’에는 분명히 고락이 함께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공동체가 종종 갈등과 문제에 휩싸이며, 그것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노력이 공동체를 살아있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The Y』는 신촌을 담아내는 잡지로서, 신촌의 문제적 지점에 대한 발견이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도 조명할 것입니다. 그것들은 신촌 역사의 편린으로서 가치있을뿐만 아니라, 현재의 신촌을 더 행복한 마을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신촌의 삶에서 중요한 단면이니까요. 또한, 신촌은 여러 곳에서 청년들이 모이는 장소인 만큼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신촌 밖의 이야기들도 기획을 통해 다뤄보려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행복한 신촌을 만들기 위해 관찰자와 전달자로서의 참여가 아니라 행위자로서의 참여로까지 나아가려 합니다. 신촌을 더 행복한 마을로 만들기 위해서 직접 나서서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그 과정을 기록해 보려 하니,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엇을 할지는 아직 비밀입니다! 다만 거리에서 ‘연세춘추 더와이에서 나왔다’는 친구들을 발견하면 ‘쟤네가 뭘 한다더니 드디어 일을 벌이나 보다’하고 관심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신촌을 전달하고 조명하고 살아있게 하기 위해, 신촌에 살기 위해 The Y가 학교 담장 밖으로 나왔습니다. 신촌에서의 첫 출발 인사 올립니다. 오늘도 신촌에서 행복하세요.

 

연세춘추 매거진 『The Y』부장 장혜진, 최서인 올림

 

장혜진 부장
jini14392@yonsei.ac.kr

최서인 부장
kekecath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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