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o! Ah_many_caffe_in!

‘챱챱챱’은 한 가지의 음식에 대해 점포별 음식의 맛을 자세히 비교분석해보는 코너다. 『The Y』가 분석한 첫 번째 음식은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인 ‘아메리카노’다. ‘아메리카노 맛집’이 곧 ‘커피 맛집’으로 통할 정도로, 커피의 대명사는 누가 뭐라 해도 아메리카노다. 각 카페 아메리카노의 맛을 면밀히 비교분석하기 위해 기자는 카페인 과다 섭취를 무릅쓰며 수많은 카페들을 섭렵했다.

 

대학생과 커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등굣길에서부터, 강의실, 친구들과 함께할 때, 밤샘 과제를 할 때, 그리고 하굣길까지 우리는 커피와 함께한다. (기자는 기사를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중이다.)

대학생인 기자는 물어물어 유명하다는 신촌의 비프렌차이즈 카페들을 방문해봤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메리카노 맛의 미묘한 차이가 발길이 닿는 카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커피전문가가 아닌 기자의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해서 하나씩 마셔보고 맛을 평가해 봤다. 참고로 기자의 취향은 신맛이 적고 적당한 쓴맛과 약간의 달콤한 향을 느낄 수 있는 아메리카노임을 밝히는 바다.

 

미네르바

-가격: 5,000원

적당히 괜찮은 하루를 보낸 뒤 부담되지 않는 적정한 양의 할 일이 주어졌을 때 함께하는 커피의 맛.

이곳은 지난 1975년에 만들어진 신촌에서 역사가 깊은 카페이다. 너무 묵직하지 않아서 아메리카노의 진한 맛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 대신 평소 커피를 마실 때 샷 추가가 일상인 사람들에게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곳의 아메리카노는 산미가 적고 고소한 맛이 많이 나는 편이다. 입맛에 따라 커피의 원두를 고를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TIP) 미네르바는 사이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사이폰 커피를 주문하면 테이블에서 알코올 램프와 기구를 사용해 점원이 직접 내려 준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특별하게 마시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치치브라운

-가격: 5,000원

야근에 시달린 회사원이 다음 날 아침 생존을 위해 들고 출근하는 커피의 맛

이곳의 아메리카노는 크레마**가 살아 있어서 첫모금을 부드럽게 마실 수 있었다. 부드러운 첫맛에 비해 전체적으로 약간 시큼한 맛이 나는 진한 아메리카노였다. 예상 외로 뒷맛이 다른 곳보다 씁쓸했고 식을수록 쓴맛이 강해졌다. 이곳은 진한 커피를 선호하면서도 평소 커피를 곁에 두고 오래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초콜릿 색이라 처음 봤을 때는 쓰지 않을 것 같았는데, 생김새와 달리 쓴맛이 마치 사약과도 같았다.

TIP) 이곳은 아메리카노와 함께 주는 프레첼에 소소한 감동을 받는다. 2층까지 서빙해 주는 친절함에 한 번 더 감동하게 된다. 다만 온 혀에 퍼지는 쓰짠쓰짠의 기운이 물을 한 사발 들이켜게 한다. 골목에 위치해 있어 첫 방문객이라면 가는 길이 으슥하다고 느낄 수 있다.

 

독수리다방

-가격: 5,500원

늦은 밤 도서관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며 당장이라도 코피를 쏟을 듯할 때의 커피 맛.

고소한 맛과 신맛이 번갈아 가면서 혀를 자극한다. 한 모금은 고소한 듯 하다가, 한 모금 더 마시니 신맛이 돌았고 의아해 다시 한 모금을 마시니 고소했다. 미네르바의 아메리카노와 같은 연한 커피보다는 밀도가 있어, 달콤한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진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TIP) 여섯 카페 중에 가장 비싼 만큼 커피의 양도 많아 거의 표면장력을 이룬다. 들고 올 때 조심 또 조심! 도서관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공부를 하기 싫을 때 오면 분위기 때문에라도 책을 펼치게 될 것 같았다.

 

보일링팟

-가격: 4,000원

‘기독교의 이해’수업을 듣는 중에 잠을 깨기 위해 마시는 커피 맛

아메리카노를 덮은 캬라멜 색의 크레마 때문에 실수로 마끼야또를 주문한 줄 알았을 정도. 이게 아메리카노인가 착각을 했다. 크레마 덕분에 커피의 첫인상은 부드러워 보였고, 시커먼 아메리카노 보다 달콤해 보이기도 했다. 한 입 마셔 본 커피는 보기보다 진하고 전체적으로 고소한 맛이어서, 입안 가득 풍부한 맛과 향미가 느껴졌다. 연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살짝 묵직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마시다 보면 식어도 별로 쓰지 않은 맛이 느껴져 균형있는 맛이었다. 무엇보다도 시큼한 맛이 많이 느껴지지 않아서 맘에 들었다. 가격과 맛을 생각했을 때 가장 기자의 마음에 들었던 곳이다.

TIP)기자는 이곳에 카페가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해봤다. 지도를 보고 가면서도 몇 번 지나쳐 버렸기에 처음 가보는 사람들은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잘 찾아온 자신에게 보상심리를 느끼게 해주자.

 

헌치브라운

-가격: 4500원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난 뒤 휴식을 위해 카페에 와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커피 맛

이곳의 아메리카노는 가장 고소한 맛이 나 오곡쿠키를 먹는 듯 하며, 끝 맛이 깔끔한 편이다. 보통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마지막에 혀에 남는 떨떠름한 맛을 고스란히 느껴야만 하는데 이 커피는 그렇지 않고 뒷맛이 깔끔했다. 대부분 아메리카노는 식으면서 쓴맛이 강하게 나는 편인데 이곳의 커피는 다른 곳보다 쓴맛이 덜했다.

TIP) 커피보다도 초콜릿으로 더 유명한 가게인 만큼 초콜릿을 곁들이면 아메리카노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마침 음료를 주문하면 생초콜릿 할인도 해주고 있다. 가끔 혈당수치 보충이 좀 필요하다 싶은 날에는 이 곳의 초콜릿 음료를 추천한다.

 

트레비앙

-가격: 1300원

밤새 한 과제를 마치고 제출을 앞둔 상황에서 ‘응답없음’이란 창을 보고 떨리는 손으로 찾게 되는 커피의 맛

연세대의 교내 카페다. 다른 카페의 아메리카노에 비해 맑고 색이 옅다는 느낌을 받았다. 컵 안쪽이 비쳐 보일 정도였다. 겉모습처럼 맛도 진하지 않고 밋밋했다. 혀와 목에 시큼한 맛이 남아서 기자의 취향은 아니었다. 다만 커피의 맛보다 양이 더 중요한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커피이다. 양에 비해 저렴했고 CU커피와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다.

TIP) 저렴하고 학관에 있어, 쉬는 시간에 나와서 사서 마시기엔 최적이다. 다만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라 좀 기다려야 하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사이폰 커피: 가는 관과 증기압을 이용한 추출한 커피다. 커피와 물을 따로 분리해둔 사이폰 기구의 알콜 램프에 불을 붙여 열을 가하면 하단의 물이 진공흡입을 하는 과정에서 커피가 추출된다.

**크레마: 조밀한 황금빛 갈색으로 아메리카노를 덮는 거품이다.

 

글 이혜인 기자 
hyeine@yonsei.ac.kr

사진 신용범 기자 
dragontiger@yonsei.ac.kr

이수빈 기자 
nunnunann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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