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근거 공지 부족 · 학생사회와의 협의 부재 아쉬워

2017학년도 1학기 기숙사 입사비(아래 기숙사비)가 기존에 비해 평균 약 8%가 인상됐다. 하지만 ▲인상 근거에 대한 안내 부족 ▲인상 과정에서 학생사회와의 협의 부재 등이 지적됐다.
지난 1월 18일, 생활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입사비 인상에 대한 안내문’에 따르면, 생활관은 ‘건물의 노후화로 인한 유지비용 증가와 물가 인상으로 인해 기숙사비를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생활관 홍혜련 팀장은 “지난 2013년 이후 단 한 번도 기숙사비를 올리지 않아 적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며 “이미 여러 차례 감사에서도 재정 문제가 지적됐고 어쩔 수 없이 이번에 기숙사비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인상 결정에 사생과 학부모는 대체로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학부모 A씨는 “갑자기 큰 폭으로 기숙사비가 인상돼 당혹스럽다”며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는 현실을 생활관 측이 좀 더 이해해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동찬(글로벌행정·16)씨는 “기숙사 신청 안내문을 보고 인상될 것은 알았지만 인상 폭이 생각보다 커 당황했다”고 전했다.

인상 근거, 
제대로 공지되지 않아

한편 이번 인상에선 인상 근거가 제대로 공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서씨는 “그동안의 기숙사비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체적 근거 없이 인상을 결정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홍 팀장은 “지난 2016년 2학기 기말고사 기간에 인상이 최종적으로 결정됐다”며 “시험 기간에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까 염려돼 공지를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홍 팀장은 “처음에는 생활관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인상 근거를 담은 글을 올렸으나, 학교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까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이후 수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사실상 대학이 기숙사비의 산정 근거를 공시할 법적 의무는 없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에는 원주캠의 기숙사 운영 자료는 올라와 있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알리미에 기숙사 운영 관련 자료를 올리는 곳은 있으나, 대학에 이를 올리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씨는 “생활관 측에서 제대로 된 자료를 공개하여 이번 기숙사 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홍 팀장은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인상 근거 자료를 요구할 경우 보여줄 수 있다”며 “총학생회(아래 총학)의 자료 제공 요청도 수락했다”고 밝혔다.

협의에서 배제된 학생사회

한편 총학과 총사생회가 기숙사비 인상과 관련된 협의에 참여하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총학생회장 조현민(과기물리·14)씨는 “학생사회와 소통 없이 진행된 생활관 측의 일방적인 인상이 유감스럽다”며 “추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 팀장은 “인상 이후, 총학생회와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사회와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에도 학생 단체와의 협의 없이 기숙사비가 인상돼, 문제로 제기된 바 있다. <관련기사 1581호 ‘생활관 입사비 인상, 사생회는 배제’> 
총학은 이번 기숙사비 인상과 관련해 생활관 측과의 논의가 성실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공동행동을 준비할 예정이다. 조씨는 “아직까지는 생활관과의 회의에서 소통이 잘 이루어지고 있지만, 논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확대운영위원회 차원에서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익 기자

syi0403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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