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2017 제9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때가 왔다!>’(아래 성소수자 인권포럼)가 백양관에서 진행됐다. 인권시민단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아래 무지개행동)은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연대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한 의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대학가에서 매년 성소수자 인권포럼을 진행해 왔다. 올해는 우리대학교 총여학생회(아래 총여)·중앙운영위원회를 포함한 8개 단위들이 무지개행동과 연대해 성소수자 인권포럼을 주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총 850명이 성소수자 인권포럼에 참여했다. 무지개행동 집행위원 정현희(35)씨는 “최근 학생대표자들이 커밍아웃하는 흐름에 맞춰 올해는 포럼을 연세대학교에서 개최하게 됐다”며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인식변화에 있어 대학생 집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퀴어-젠더 연구포럼’에서 미묘(이성원)씨가 ‘우리는 성소수자(LGB)로서 ‘나’의 안녕을 어떻게 지켜왔는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성소수자 인권포럼의 첫 번째 날은 ‘퀴어-젠더 연구포럼’으로 꾸려졌으며, 두 번째 날과 세 번째 날에는 각각 ‘성소수자 인권포럼 본 행사 Ⅰ’, ‘성소수자 인권포럼 본 행사 Ⅱ’가 진행됐다.
‘퀴어-젠더 연구포럼’에서는 ▲젠더퀴어 생애사 경청하기 ▲<성과학 연구협회>를 중심으로 본 ‘개신교’ 동성애 ‘혐오담론’ 등의 발표가 있었고 각 발표 뒤에는 학생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성소수자 인권포럼 본 행사에서는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사진 이야기 ▲군대X퀴어 이야기방 ▲’총학생회장이 되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성소수자?: 대학 내 성소수자 가시화의 의미와 전망’ ▲효록스님과의 퀴어한 인터뷰 ▲이스라엘의 핑크워싱 등이 진행됐다.  ‘총학생회장이 되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성소수자?’의 발제자로 참여한 KAIST 부총학생회장 한성진(화학과‧12)씨는 “발제를 통해 커밍아웃의 이유와 당시 사정을 말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이번 포럼은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의제화하기 위한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어준 것 같다”고 전했다.

본 행사에 참여한 우리대학교 학생 박모씨는 “평소에 생각지 못했던 내용을 알게 돼 대단히 좋았다”며 “특히 이스라엘의 핑크워싱 강의는 팔레스타인을 억압하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성소수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모씨는 “앞으로 이런 행사가 학내에서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권포럼에 대해 총여학생회장 마태영(신학‧14)씨는 “성소수자 인권포럼이 한 번 열렸다고 해서 학내 성소수자 인권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우리대학교 내의 성소수자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여는 이외에도 성소수자 인권과 관련해 인권가이드라인을 신설하고 차별금지조항을 제정할 계획이며, 매달 정기적으로 여는 강연에서도 젠더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노원일 기자   
bodobono11@yonsei.ac.kr
신용범 기자   
dragontig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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