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은 지난 2016년 11월 한 달간, 신청 학생들에 한해 ▲통금시간 1시간 연장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 해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관련기사 1781호 5면 ‘기숙사 통금 및 인터넷 사용시간 완화 시범운영 시작돼’> 이후 32대 총사생회 <Between>은 지난 12월 두 번째 주부터 2주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으며 대다수의 학생들이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4월, 생활관운영위원회(아래 생운위)에서 해당 사안 도입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설문 응답자 중 96.5%,“만족”

우리신문사의 취재에 따르면 기숙사 시범운영(아래 시범운영) 대상자 493명 중 315명이 만족도 조사에 참여했고, 96.5%의 학생이 시범운영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학생들이 시범운영에 만족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과제나 조모임 등을 늦게까지 할 수 있어서’라는 답변이 32.8%로 가장 높았고, ‘각종 행사가 늦게 끝나도 기숙사에 들어올 수 있어서’라는 의견이 22.6%로 뒤를 이었다. 이번 시범운영에 참여한 물리치료학과 14학번 ㄱ씨는 “시범운영에 매우 만족한다”며 “인터넷 사용시간에 제한이 없어서 마음 편히 과제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향후 변경된 기숙사 운영제도 도입 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입장은 협약서 작성 여부에서 양립됐다. 지난 11월 한 달간 진행됐던 시범운영은 룸메이트 협약서(아래 협약서)를 제출한 학생들에 한해서 진행됐다. 협약서는 시범운영 기간 동안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같은 방을 사용하는 사생들끼리 사전에 협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수단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협약서를 제출한 사생에게만 변경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39.7%, ‘협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전 학사에 변경 제도 도입해야 한다’는 답변이 37.5%로 비슷한 비율을 차지했다. 윤예진(인예영문·15)씨는 “변경 제도를 모든 사생에게 도입하지 않는다면 방마다 취침시간이 제각각이 돼 오히려 생활관이 소란스러워 질 수 있다”며 “협약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갈등이 생기기 전에 서로 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과기대 소속 ㅇ씨는 “일괄 도입 이전에 변경제도를 원하지 않는 룸메이트와 자율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며 “협약서를 통해 서로를 배려하기 위한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기숙사 운영제도 변경,
오는 4월 생활관운영위원회가 관건

현재 33대 총사생회 <Harmony>는 협약서 도입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 중이다. 사생회는 협약서 작성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이 갈리는 만큼, 협약서 작성자를 대상으로 한 시범운영을 한 학기 더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총사생회장 이수지(물리치료·15)씨는 “시범운영에 대한 자료를 모아 2학기에 열리는 생운위에서 다시 논의를 이어가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생활관은 시범운영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4월 열리는 생운위에서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을 해제하고 통금을 1시까지 연장하는 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생활관장 정민예 교수(보과대·작업치료학)는 “생운위에서 안건이 통과됐을 시 2학기부터 기숙사 제도가 변경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이씨는 “만약 안건이 통과된다면 이번 학기에 있어서는 협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조건으로 전 학사에 변경 제도를 도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생활관 운영 수칙이 학내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진 만큼 학생사회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시범운영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장기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박기인 기자
come_fro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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