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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춘추X알바천국] 알바생과 사장님, 너의 목소리가 들려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본 고용주와 알바생의 동상이몽
  • 노원일 기자, 박기인 기자
  • 승인 2016.12.03 21:02
  • 호수 1785
  • 댓글 1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가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과 협력해 '아르바이트' 연재기사 3편을 전해드립니다.

마지막 기사는 '알바생과 사장님,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입니다.

이 기사는 알바천국 블로그(http://albachunkuk.com/220878144681)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대 아르바이트생(아래 알바생)들은 고용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법적 대응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한편 고용주들은 연락 없이 일을 나오지 않는 ‘알바추노’와 같이 책임감 없는 알바생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알바생과 고용주간의 갈등의 골은 깊다. 우리신문사는 설문조사를 통해 두 입장을 들어보고 건강한 알바문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설문조사는 알바생과 고용주 각각 1천 218명, 308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16일부터 11월 23일까지 알바천국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또한, 우리신문사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담고자 알바천국 홈페이지를 통한 설문 이외에 우리대학교 학생 총 350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설문을 진행했다. 
알바생 대상 설문지는 총 7개 문항으로 ▲알바 횟수 ▲근로계약서 작성 횟수 ▲고용주의 불합리한 대우와 대응 방식 ▲알바추노 경험과 이유로 나눠 구성됐다. 
고용주 대상 설문지는 총 5개 문항으로 ▲알바추노 경험과 이에 대한 법적 처벌 유무 ▲알바추노에 대한 대응 방식 ▲알바생으로 인해 겪은 불편함 ▲건강한 알바문화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나눠 구성했다. 

‘갑’의 무력 앞에 침묵하는 ‘을’

노동력을 제공하는 알바생과 이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하는 고용주는 각자의 필요에 의해 맺어진 상부상조의 관계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갑을 관계’가 존재한다. 고용주와의 관계에서 알바생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설문 조사를 통해 살펴봤다. 
‘고용주에게 당했던 가장 불합리한 대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언어 폭력 ▲임금 및 각종 수당 미지급 ▲최저시급보다 낮은 시급의 응답 수가 각각 ▲12.97%(158명) ▲22%(268명) ▲21.67%(264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합리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없다’는 응답이 30.38%(370명)임을 고려해도 높은 수치다.  고려대 세종캠 강진솔(경영정보·15)씨는 “편의점에서 최저시급보다 500원 낮은 시급을 받으면서 일해본 적이 있다”며 “시급이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것에 대해 사장이 ‘보편적으로 다 그렇다’고 해 별다른 대응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러한 경우에는 「최저임금법」 제6조에 의해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며 “해당 피해자가 관할 노동지청에 방문 접수나 인터넷 접수를 통해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감독관이 배치돼 사건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알바생들은 고용주의 불합리한 대우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법적 처벌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청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6.16%(75명)에 그쳤다. 이는 ‘참고 일했다’는 응답이 28.33%(345명)인 것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치다.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응답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352명 중 2.55%(9명)가 ‘노동청에 신고했다’고 답했고 20.4%(72명)는 ‘참고 일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강씨는 “만약 고용주를 신고한다면 협박, 합의 요구 등 2차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알바노조 관계자는 “알바생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고용주와의 관계가 틀어질까봐 이를 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꺼린다”며 “고용주와 감정싸움을 하는 것보다 일을 그만두거나 참는 게 마음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고용주를 노동청에 신고한다고 해도 법적 대응을 위해선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원주캠 인문과학부 소속 ㄱ모씨는 “고용주를 처벌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준비했던 적이 있지만 현실적 한계에 부딪쳐 결국 포기했다”며 “이를 위해 들이는 시간과 돈에 비해 고용주가 받는 처벌은 미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임금 체불의 경우, 고용주가 임금을 지급한 이후에는 가중 처벌로 이어지지 않고 법적 취하된다”며 “하지만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17조에 의거해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알바생들은 고용주를 신고해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 당장 눈앞에 놓인 두려움이 더 컸다. 법적 처벌을 위한 싸움을 지속하기보단 불합리한 대우를 받더라도 참고 일하거나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그들에겐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알바노조 관계자는 “고용주는 자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알바생들의 심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알바생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에는 소홀하다”며 “알바생들은 고용주와의 관계에서 절대적인 약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

그렇지만 알바에서 힘든 것은 단지 알바생뿐만이 아니다. 알바생들이 고용주들의 ‘갑질’로 인해 힘들다면, 사장들은 업무를 대하는 일부 알바생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다. 
우리신문사와 알바천국이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알바생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은 경험이 있다면, 어떤 경우입니까?’라는 질문에 ‘갑자기 일을 빠지는 경우가 많을 때’라는 응답이 44.48%(137명)로 1위, ‘일을 불성실하게 할 때’라는 응답이 30.52%(94명)로 2위를 기록했다. 즉, 고용주들은 임금 관련 요구보다 알바생의 업무 태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위와 같이 일부 알바생의 무책임한 업무 태도가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사례는 바로 ‘알바추노’다. ‘알바추노’는 알바와 지난 2010년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추노(推奴)』를 합성한 용어다. 도망간 노비를 쫓아가 잡아오는 ‘추노’의 원래 뜻이 변형돼, 현재는 알바 도중 아무 말 없이 연락을 끊거나 도망가는 행동을 ‘알바추노’라고 일컫는다.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의 고용주들이 알바추노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고용주 총 308명의 고용주 응답자 중 ‘알바추노’를 경험해본 고용주가 68.51%(211명), 그 중에서 5회 이상 경험한 고용주들이 27.60%(85명)에 달했다. 

취재를 통해 만난 고용주들도 알바추노를 경험해봤다고 털어놨다. 신촌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 A씨는 “사람이 엄청 몰리던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한 알바생이 무단 결근했다”며 “일방적으로 연락을 받지 않으면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홀에 손님이 꽉 차 있는 상태에서 배달알바가 도망간 적이 있다”며 “홀을 알바에게 맡겨 두고 닭 튀기랴, 배달 하느랴 죽는 줄 알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손해배상청구 등의 법적 대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알바생이 연락 없이 출근하지 않아서 법적으로 처벌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95.78%(295명)의 고용주들이 ‘아니오’라고 답했다. A씨는 “알바생이 다시 출근해 ‘집안 사정으로 못 나왔다’고 하니 봐주는 수밖에 없었다”며 “워낙 바쁜 시즌이라 대타를 구할 수도 없어, 결근했을 때의 시급만 받지 않은 채 해당 알바생은 계속 일했다”고 말했다. 김모씨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김모씨는 “그런 경우가 처음이었고 문제를 크게 키우고 싶지 않아 신고까지는 하지 않았다”며 “월급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개인적 처벌이 이뤄졌지만, 그 때와 같은 일은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알바생과 고용주…개선의 여지는?

이제 알바생들은 고용주들에게 원리원칙의 잣대를 들이밀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알바생들이 단순히 알바를 그만두거나 대화로 해결하지 않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알바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어떻게 대응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응답이 42.04%(512명)로 나타났다. ‘고용주에게 자신이 겪은 불편함을 말로 호소한다’는 응답이 15.44%(188명)인 것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앞서 제시했듯 알바생들의 태도가 이렇게 냉랭한 데에는 고용주들의 책임이 크다. ▲임금 미지급 ▲최저 시급 미달 ▲언어 폭력 등 불합리한 처사들이 수많은 알바 고용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알바들의 답변과는 사뭇 달랐다. ‘만약 알바생이 연락없이 출근하지 않으면 어떻게 대응 할 생각입니까?’라는 질문에 고용주들의 62.34%(192명)가 ‘개인적 경고’라고 답했다. ▲법적 처벌 2.92%(9명) ▲임금 무지급 21.10%(65명) ▲경찰 신고 0.65%(2명)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긍정적인 점은 고용주들도 알바생들의 불만사항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알바문화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11.36%(35명)의 고용주들이 ‘근로계약서 작성 보편화’, 12.01%(37명)의 고용주들이 ‘알바생들을 존중하는 고용주의 태도’, 5.84%의 고용주들이 ‘최저임금 준수’를 꼽았다. 고용주들은 알바문화를 개선하는 데 있어서 자신들이 두 팔 걷고 나설 준비가 돼있는 셈이다. 

알바생과 고용주 사이에 고질적인 갈등양상이 있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만 상대방의 어려움에 귀기울여보려는 시도는 대단히 드물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알바생들은 책임감 있는 태도를, 사장님들은 알바생을 존중하고 기본적인 조건을 지켜준다면 ‘가족 같은 일터’가 먼 나라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글 노원일 기자
bodobono11@yonsei.ac.kr
박기인 기자
come_from@yonsei.ac.kr
그림 김은지

노원일 기자, 박기인 기자  bodobono11@yonsei.ac.kr, come_fro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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