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이후’가 음악을 하는 이유?

▶▶홍대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하고 있는 밴드 ‘이후’.

연세로를 거닐다 보면 ‘버스커(buskers)’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연세로를 지나가다 허스키한 목소리에 사로잡혔다. 밴드 ‘이후’와의 첫 만남이었다. 거리의 행인들은 너도나도 발걸음을 멈추고 그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The Y」 의 ‘2016 청년예술가 인터뷰 연재’의 끄트머리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로 청중의 마음을 뺏은 그들을 만나봤다.

 

Q. 밴드를 소개해 달라.
소지(아래 소): 우리는 결성된 지 석 달 된 신생 밴드 ‘이후’로 보컬, 메인기타, 베이스기타, 드럼으로 구성된 남성 4인조다. 밴드명 ‘이후’는 ‘우리를 본 이후 팬이 된다’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

Q. 팀원 소개를 부탁한다.
소: 본명은 박군봉으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다. 이름이 너무 특이해 ‘소지’라는 예명을 쓰고 있다. 중학생 때 노래 커버*를 시작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여담이지만 사실 어릴 때 박경림의 『깨워줘서 고마워』**를 너무 좋아해 그 방송에 출연하는 아이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방송 댄스도 배운 적 있다.
정원(아래 정): 메인 기타를 맡고 있는 막내 서정원이다. 열여섯 살 때부터 기타를 쳤다. 연예기획사에 캐스팅돼 아이돌 준비도 해봤지만 금방 그만두고 나왔다. 원래 직장에 다녔었는데 현재는 밴드 활동을 위해 일을 그만뒀다.
찬희(아래 찬): 드럼을 담당하고 있는 조찬희다. 중학생 때부터 8년째 드럼을 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실용음악과로 진학했고, 지금은 입대를 위해 휴학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입대는커녕 밴드활동을 하고 있다. (웃음)
규민(아래 규): 베이스 치는 모규민이다. 지금 한양대 수학교육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음악은 취미로 시작했고, 밴드도 취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밴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Q. 앗, 잠시. 아직 미필이 있다면 밴드가 깨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소: 우린 멀리 내다보고 하는 중이다. 입대하고서도 근근이 활동하며 꼬리를 남겨둘 거다.

Q.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가?
소: 요청이 들어오면 프로포즈를 위한 퍼포먼스나 공연행사를 많이 했다. 지금은 행사 에이전시와 계약해 좀 더 안정적으로 행사의뢰를 받고 있다. 밴드경연대회에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정: 버스킹은 주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다. 그러다 얼마 전 신촌에서도 행사가 잡혔다. 행사를 온 겸 신촌에서 첫 버스킹을 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호응이 좋았다. 날이 풀리면 신촌에서 버스킹을 자주 할 생각이다.
찬: 요즘엔 홍대에 위치한 라이브클럽에서 정기공연을 하고 있다.

Q. 밴드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들었다.
소: 대전에서 열린 ‘2016 레인보우 페스티벌:전국대학생 밴드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사실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부정행위를 저지른 팀이 실격당해 겨우 본선까지 올라갔다. 경쟁자 중에 막강한 팀이 하나 있어서 수상은 기대도 안 했다. 은상까지 이름이 안 불려서 낙담하며 짐을 싸고 있었다.
규: 진짜 다들 집에 가려고 했었다. (웃음)
소: 결국 ‘대상은 이전이 아니라 이후!’ 라는 발표에 다들 소리소리 지르면서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갔다.
 
Q. ‘이후’만의 음악적 색깔은 무엇인가?
소: 우리 팀 소개할 때마다 쓰는 멘트가 있다. ‘브리티시 감성으로 트렌디함을 연주한다’는 거다. (웃음) 쉽게 말하면 좀 찌질한 애들?
규: 약간 creep 느낌.
찬: ‘어두운 다락방에서 창밖의 별을 보는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다.
규: 지금까지 나온 자작곡은 밝은 멜로디가 대부분이다. 앞으로는 좀 더 무거우면서 깊이 있는 음악을 추구할 거다.

Q. 마지막으로 밴드 ‘이후’의 목표를 알고 싶다.
소: 그래미? (웃음) 1차 목표는 올해 안에 싱글앨범을 발매하는 것이다. 또한 꾸준히 커리어를 쌓아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도 공연하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밴드가 되는 것이 목표다.

 

*커버 : 다른 뮤지션의 노래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편곡하여 연주하는 것.
**『깨워줘서 고마워』 : 2006년 MBC 예능 『강력추천 토요일』의 한 코너로, 이른 아침 아이돌의 집을 습격해 그들을 깨우는 내용의 프로그램이다.

 

 

글 장혜진 기자 
jini14392@yonsei.ac.kr
 

글·사진 신용범 기자 
dragontig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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