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체 ‘KT텔레캅 통합상황실’의 황보훈석 실장을 만나다

KT텔레캅 상황실 황보훈석 실장

우리는 비상시에야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불의의 사건·사고가 터지는 순간, 비로소 일상은 따분함이 아닌 평온함의 상징이었음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여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하며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는 이들이 있다. 학교의 안전을 위해 불철주야로 노력하는 신촌캠 KT텔레캅 통합상황실(아래 상황실) 황보훈석 실장을 만나봤다.

Q. 상황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A. 지난 2013년 3월부터 신촌캠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다. 총 19명의 대원이 소속돼 있으며, 2천100여 개의 무인방범장치, 560여 개의 교수실 도어락 장치, 550여 개의 화장실 비상벨 등을 관리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 사립대학 중 최대 규모다.

Q. 지난 25일 있었던 언더우드가기념관 화재 때 현장에 출동했다고 들었다. 보안 업무 이외에도 다양한 일들을 하는 것 같다. 
A. 교내 순찰을 비롯한 방범 활동이 기본 업무지만, 가스누설·누수·정전·설비이상·화재 등 다양한 비상 상황에 출동한다. 사실 이런 일들은 학교와의 계약 사항은 아니고, 상황실이 부가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부분이다.

Q. 타 대학과 차별화되는 신촌캠 상황실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다른 대학교는 방재 시스템이 한 군데로 통합돼 있지 않다. 즉, 불이 났을 때와 정전이 됐을 때 전화를 걸어야 하는 번호가 다르다. 그러나 우리대학교는 상황실에서 모든 사건·사고를 접수한 후 해당 부서에 연락을 취하는 시스템이다. 신고자의 입장에서 편리할뿐더러, 필요한 곳에 인력을 즉각 지원할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이다.

Q. 교내에 최첨단 보안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고 알고 있다. 어떤 첨단 보안 장치들이 있나?
A. 화재경보 영상, 비상전화, 케어 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첨단 보안 장치다. 먼저 화재가 발생하면 해당 건물의 모든 CCTV 영상이 상황실 화면에 떠오른다. 그래서 화재 발생 위치와 주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또 교외 곳곳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거나 비명을 지르면, 해당 위치의 CCTV 영상이 상황실로 전송되고 대원과 통화를 할 수 있다. 케어 콜 서비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Y-Safe’ 기반 서비스다. 학내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휴대폰을 흔들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본인의 신원과 위치가 상황실에 전달된다.

Q. 수년간 신촌캠의 보안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사건들을 경험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지난 2015년 4월, 무악학사 통행로 주변에서 ‘바바리맨’이 세 차례 출현한 적이 있다.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한 달간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형사들과 함께 잠복근무했다. 잠복기간 동안 딱 한 번 범인을 맞닥뜨렸는데, 바바리맨이 옷을 벗는 순간 하필 배달 오토바이가 지나가더라. 범인이 놀라 도망치려는 것을 대원들이 쫓아가 실랑이를 벌였지만, 결국 놓쳤다. 도망간 바바리맨은 그 이후로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Q. 최근 서대문구청에서 감사장을 받았다고 들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
A. 구청으로부터 두 차례 감사장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내가, 9월에는 상황실 박정희 수석팀장이 받았다. 지난 1월에 경영관에서 노트북 도난 사고가 있었는데, 1주일간 CCTV에 찍힌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했다. 그 덕에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고 공로에 대한 감사장을 받았다.
또 지난 7월에는 광복관에서 노트북과 가방 도난 사고가 있었다. 이때도 박 수석팀장이 CCTV를 한 달 넘게 돌려보면서 범인의 동선을 파악했다. 결국, 범인이 충남 논산에서 검거됐는데, 이 사건에서도 박 수석팀장이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장을 받았다.

Q. 교내에서 도난 사고가 자주 일어나나?
A. 요즘은 그렇지 않다. 도난 신고가 처음 서비스할 때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CCTV 시스템이 강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 고가품 도난 사고의 경우, 범인 검거율이 100%에 가깝다.

Q.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A. 도둑을 잡았을 때가 제일 보람차다. 누수사고나 화재사고에서 초기 대응을 잘했을 때도 몸은 힘들지만 뿌듯함을 느낀다. 또 대원들이 거의 모든 학교 행사에 업무지원을 나가는데, 행사가 아무런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됐을 때도 기분이 좋다.

Q. 학생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거나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밤중에 인적 드문 길로 통행해야 하는 기숙사생들이 ‘Y-Safe’ 애플리케이션을 많이 설치해줬으면 좋겠다. 또 사소한 습득물이라도 차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꼭 경비실이나 상황실에 맡겨주길 바란다. 그리고 가끔 경미한 분실 사고로 상황실을 찾아 CCTV를 보여 달라고 하는 학생들이 있다.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린 심정은 이해하지만, 일이 워낙 많고 바쁘다 보니 모든 민원을 해결해줄 수가 없다. 이런 부분을 학생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글  김은지 기자
_120@yonsei.ac.kr
사진 이청파 기자
leechungp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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