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용어, 제대로 알고 바르게 쓰자

2016년 병신(丙申)년의 끝이 다가온다. 지난 1월, 많은 이들이 새해를 맞이하며 ‘병신년’이라는 단어를 듣고 썼다. ‘병신년에는 병신 짓 그만 하자’라는 말처럼 이 단어를 웃음소재로 사용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육십갑자를 이용해 만들어진 단어지만, 이 단어를 듣는 우리는 무언가 불편하다. 악의 없이 쓰인 이 단어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
우리 사회 속에는 비장애인 중심적 시각으로 잘못 사용되는 장애 관련 용어들이 많다.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 누군가를 조롱하는 말일 수 있기에, 장애와 관련된 부적절한 용어들을 알고 이를 대체할 적합한 표현을 쓸 필요가 있다.

#1. 병신, 애자, 장애자, 불구 등의 표현

위의 표현들은 모두 일상 속에서 쉽게 사용되는 장애인 비하 용어이다. 이러한 표현의 사용은 장애인의 존재가치를 폄하하는 것이며 장애인에게는 폭력이 된다. 해당 용어들은 ‘장애인’이라는 용어로 대체해서 사용해야 한다.

#2. 장애우 → 장애인

우(友)라는 글자가 포함돼있어, 혹자는 친근함의 표시로 ‘장애우’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하지만 이 표현은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인을 타자화하는 표현으로,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을 지칭할 때 이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 더불어 이 표현은 장애인을 ‘친구로 보자, 또는 봐주자’는 동정적인 느낌 역시 담고 있어 장애인을 객체화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장애우라는 표현은 ‘장애인’으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일반인/정상인 → 비장애인

흔히 장애가 없는 사람을 지칭할 때, ‘장애인’과 대비되는 말로 ‘일반인’이나 ‘정상인’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봤을 때 이는 장애인을 일반적이지 않은, 정상적이지 않은 존재로 바라봄을 의미한다. 비장애인 중심적 시각에서 쓰이는 용어인 것이다. 이 표현은 ‘비장애인’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하는 것이 옳다.

#4. 정신지체 → 지적장애

‘지체(肢體)장애’의 지체와 ‘정신지체(遲滯)’의 지체는 한자가 다르다. 지체장애는 신체적 기능의 손상을 의미하는 올바른 표현이지만, 정신지체는 정신의 발달이 유전적 또는 후천적 질병 등으로 뒤처져있는 상태를 말한다. ‘정신지체’라는 표현은 장애인의 지적 능력 차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을 양산한다. 이에 지난 2007년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정신지체’ 대신 ‘지적장애’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5.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들

장님, 맹인 → 시각장애인
농아, 귀머거리 → 청각장애인
벙어리 → 언어장애인
절름발이 → 지체장애인

국가인권위원회는 특히 ‘눈뜬장님’, ‘꿀 먹은 벙어리’ 등의 관용적 표현에 직접적인 악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사용을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

#6. 장애를 앓고 있다 → 장애를 가지고 있다

‘앓고 있다’는 표현은 장애를 질병과 혼동함으로써 잘못 사용하는 표현이다. 장애상태는 질병에 걸린 것이 아니며,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표현으로 대체하는 것이 옳다.

장애와 관련된 용어의 변화는 단순히 단어가 변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올바른 장애용어 사용을 통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의 경계를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 

 

      글 주은혜 기자  
gracecho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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