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부 이청파 기자 (응통·15)

나에게는 남들이 보기에 독특한 취미생활이 있는데 바로 뉴스 시청이다. 인터넷 기사를 통한 뉴스 소비가 아닌 특정 매체의 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매일매일 보는 것이다. 바쁜 일과 때문에 못 볼 때는 집에 돌아와서 다시 보기로 본다. 그러던 와중에 자연스럽게 매일 접하는 뉴스 미디어가 어떤 방식을 통해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지적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들어온 ‘연세춘추’였지만 기자생활에서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사진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일주일 내내 취재를 한 적도 있었고 신촌캠퍼스에서 국제캠퍼스로 사진을 찍으러 간 적도 많았다. 바쁜 업무 외에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려운 학과 공부와 대학교 생활을 함께한 친한 친구들이 군대에 입대한 점들은 심리적 부담이 됐다. 그런 상황 속에서 지적 호기심보단 삶의 피로가 더욱 강해졌다. 특히 많은 동료 기자들은 언론방송인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는 전혀 그쪽으로 갈 생각이 없어서 그 간절함에서도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춘추를 시작할 때 약속한 3학기 의무를 지키지 못하고 그만할까 하는 생각도 많았다. 단지 책임감으로 일했다.


하지만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기자생활의 새로운 의미를 찾았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수학에 많은 흥미가 있었고 그중 ‘통계’를 심도 있게 공부해보고 싶어 응용통계학과로 진학했다. 그리고 진로도 통계와 관련된 길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점을 살릴 기회가 온 것이다. 동료 기자들이 설문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할 때 통계와 관련된 어려움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1000명 정도의 대표본을 대상으로 한 설문은 내가 배운 이론적 통계를 실용적으로 활용할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는 올바른 저널리즘을 이룰 수 있는 바람직한 설문 및 통계 활용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일들이 모여 기자생활에서의 성취감을 얻게 되었다. 또한 뉴스 미디어의 생산과정에서 느낀 통계의 중요성은 나에게 앞으로의 진로를 위해 학업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했다.
2016년이 끝나가고 나의 기자생활은 이제 마침표를 찍는다. 지난 3학기를 돌아보면 열심히 일하는 좋은 기자는 아니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일반적인 기자가 아닌 ‘outlier’ 같은 존재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3학기를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춘추 속에서 또 다른 나의 길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가는 길이 남들과 다르게 가는 것처럼 느껴져도, 그 길은 자신의 꿈을 향한 올바른 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매일매일 보는 뉴스의 손석희 앵커가 마지막으로 하는 말로 기자생활을 마무리 하고 싶다.

저는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