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인근에 위치한 카페 ‘보일링 팟’에서 열린 좌담회 모습

대학사회에 만연한 ‘문송합니다’ 현상에 대해 당사자인 문과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위해 우리신문은 지난 4일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우리대학교 국문과 대학원생 김동준(국문·석사2학기)씨, 우리대학 새내기 김연우(국문·16)씨, 이화여대 재학생이자 취업 준비생인 이상아(영문·12)씨가 패널로 참여했다. 이들로 부터 문과생으로서의 경험과 인문학에 대한 자신들만의 견해를 들어봤다.      

  
Q1. 현재 우리사회에는 문과가 이과에 비해 불필요한 학문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문과라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거나 비하발언을 들은 적이 있는가?

연우: 집에서도 기본적으로 ‘너는 문과니까, 전공을 살릴 수 없을 거다. 그러니 행정이나 사법고시 준비를 하던지 교직 이수를 해라’는 말을 듣는다. 친구들조차 ‘국어국문학과면 선생님 하겠네?’라는 말을 당연하게 하는 경우도 꽤 있다. 심지어는 ‘너흰 취직 안 되잖아’라는 식의 무시를 처음부터 깔고 대화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상아: 문과대 내에서도 서열화를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국문학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문과대학 진학을 고민한적 있다. 이에 아빠는 몹시 걱정하시면서 문·사·철은 절대 안 된다며 반대를 하셨다. 기성세대 입장에서 ‘국문과나 중문과는 외국어’라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동준: 내가 입학했을 당시에는 학부제였다. 그래서인지 취업률에 따라 문과대 내에서도 학과 간 서열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문과대 학생이 이중전공으로 문과대 다른 전공을 택하면 ‘쟤는 답도 없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 ‘탈문대’(문과대를 탈피하는 것)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Q2. 그렇다면 인문학의 중요성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며,
인문학을 배우는 것은 왜 중요한가?

상아: 지금 사회에서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문제적 사건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왜?’라고 묻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걸 수행하는 방법이 바로 인문학이다.

동준: 한 교양 과목에서 인도 사람들이 선진국의 아이를 대신 임신해주는 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다. 그런데 그 영화를 보면서 웃는 사람이 있더라. 게다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임신의 고통을 줄이는 과학기술의 개발과 육아의 기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까지 말하더라. ‘인간’에 대한 고민 없이 기계적으로 정확한 답을 도출할 순 없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한 것이 바로 인문학이며 이를 배우는 시간은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대학생 때라면 더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연우: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와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학문이다. 사람들은 사유하며 사는데, 생각과 질문을 심화시켜 주는 것이 인문학이다. 우리들이 동물들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동물들은 자신의 존엄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지 않나.

문과대생들이 타과생들에 비해 취업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좌담회에 참여한 모두가 체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문학의 가치가 살아 있는 한 앞으로 ‘문과라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생겨나지 않을까.

글∙사진 심소영 기자
seesoyoung@yonsei.ac.kr
글 최서인 기자
kekecath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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