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부 최형우 기자 (경영·16)

‘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현 정부의 헌법 유린은 수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지난 몇 달간 언론과 대중의 관심은 최순실 개인에게로 쏠린 경향이 있지만, ‘최순실 게이트’의 진짜 몸통은 대통령 그 자신이다. 아무 자격이 없는 비선실세에게 국가 기밀을 넘기고 개인의 이권을 위해 정부 부처와 각료들을 내세웠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운 결과다.

이렇듯 국가에 대한 극단적인 실망과 피로감이 국민들을 덮쳤는데도 대통령은 ‘영혼 없는 사과’만 반복하고 있다. 대국민담화를 통해 ‘누구라도 잘못이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작 대통령 본인의 책임에 대한 언급은 그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 전형적인 보여주기 식의 사과며, 명백히 국민에 대한 기만이다. 비선실세의 존재를 알고도 묵인했던 다른 정부 각료들과 국회의원들 역시 진심어린 반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분노한 국민들은 거리로 나서기 시작했다.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던 친구들마저 집회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보며 이번 사건의 파급력을 새삼 실감했다. 촛불집회 참가 인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1차 집회 때 5만 명, 2차 집회 때 20만 명이었던 참가 인원이 지난 12일 열린 3차 집회에는 최대 100만 명에 달했다고 추산되고 있다.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집회 참가를 위해 버스를 대절해 서울로 모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최순실 게이트가 국민들의 정신을 깨운 기폭제 역할을 한 셈이다.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황금 같은 토요일을 헌납하고, 시간과 돈을 들여 광화문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뭔가 바꿔 보려는 의지를 지닌 사람들’이다. 지난 몇 차례 페이스북 생중계를 위해 방문한 집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눈빛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현 정권의 국정 농단에 대한 분노를 직접 행동으로 표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민들의 단결된 행동은 역사를 바꿀 수 있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