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캠 교수에 이은 총학의 시국선언…이에 학생들 갑론을박 이어져

지난 9일, 독수리상 앞에서 진행된 총학생회 시국선언 기자회견 중 중운위 위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주 원주캠 교수들의 시국선언에 이어 총학생회(아래 총학)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시국선언에 나섰다. 이는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관련 대자보 게시판을 통해 피력된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이번 시국선언은 지난 9일 낮 12시 독수리 광장에서 총학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 구성원의 발언과 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총학생회장 김태현(환경·09)씨는 시국선언을 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우리는 비극 속에 살고 있지만 이 모든 일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청년들은 냉소했다”며  “대학생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좌시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총학은 시국선언문 낭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의 자격이 없으며 일반인으로서 수사 받아야 함을 촉구했다. 이어 김씨는 “1만 연세인과 함께 우리의 선언과 요구가 모두 이뤄질 때까지 멈추지 않고 진리를 향해 투쟁할 것”이라며 선언을 마쳤다.
이번 시국선언에 대해 김씨는 “대자보 게시판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그 결과 중운위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논의를 거친 뒤 시국선언을 진행할 것을 의결했다”고 전했다. 이에 A모씨는 “서둘러 일을 진행하기보다 대자보 게시판을 통해 학생들의 생각을 확인한 후 시국선언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며 “따라서 총학의 행동은 더욱 의미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학생들의 의견수렴이 불충분했다는 점 ▲시국선언이 늦어졌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인문예술대학 소속 ㅁ씨는 “시국선언을 했는지도 몰랐다”며 “대자보 게시판을 통해서만 의견을 수렴한 시국선언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씨는 “설문조사 등의 단순한 의견수렴보다는 대자보가 학우들의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답했다.
또한 채민서(인문과학부·16)씨는 “총학의 시국선언이 많이 늦어진 것 같다”며 “중대한 현안에 대해 둔감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단순히 남들이 한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일을 진행하고 싶지 않았다”며 “신중을 기하다 보니 늦어진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총학은 원주권 대학이 함께하는 2차 기자회견과 더불어 신촌캠과의 연대를 통한 수도권 지역 대학과의 공동행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글 박기인 기자
come_from@yonsei.ac.kr
사진 신용범 기자
dragontig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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