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내 성폭력과 새로운 가면을 쓴 권력자들

1.
이러려고 글 썼나…문단 내 성폭력 실태 심각

『은교』의 작가 박범신(70)씨가 성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그의 전(前) 편집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트위터리안은 ‘그는 동석한 여성들을 늙은 은교, 젊은 은교, 어린 은교라고 불렀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문단 내 성폭력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자신의 위치와 이해관계를 이용한 성폭력은 상습적으로 이뤄져 왔다. 이에 트위터를 위시한 SNS 상에는 #성폭력 해시태그를 통한 성토와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심각성을 인지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팀도 관련 사안 조사에 착수하면서 해시태그 운동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이번 논란이 꼬리 자르기 식이나 쉬쉬하며 넘어가는 것이 아닌 문단 내의 불합리한 권력 구조를 뿌리 뽑을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2. 
보수 언론과 정권의 선긋기

조선일보는 최근 일련의 ‘최순실 의혹’ 보도를 통해 박근혜 정권과 확실히 선을 그었다. 지난 7월 조선일보가 청와대 우병우 수석의 비리를 들춰내자, 박근혜 정권은 이에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 비리를 공개하며 맞받아쳤다. 보수 언론과 보수 정권 사이에 벌어진 폭로전에 한겨례와 JTBC 등이 가세하며 ‘비선실세 의혹’이 터져 나왔고, 국민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지난 3일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씨가 구속영장을 발부받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를 했다. 하지만 과연 이번 사태를, ‘권력자들에 대한 언론의 통쾌한 승리’로 규정할 수 있을까? 박근혜 정권이 물러난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권력은 바뀌지 않는다. 보수 언론은 또다시 새로운 ‘꼭두각시’를 찾아낼 것이고, 새로운 가면을 쓴 권력자들은 새로운 보수 정권, ‘제 2의 최순실’을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우리가 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닐 수도 있다.


연세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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