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도난 사건·위생 상태 불량 등 문제… 학생들의 자율적인 관리 요구돼

우리대학교 국제캠 송도1·2학사에는 층별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 냉장고가 비치돼 있다. 그러나 냉장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학생들의 문제 제기는 이전부터 계속돼 왔다. <관련기사 1741호 1면 ‘국제캠 냉장고, 도난과 위생문제’> 특히 ▲냉장고 음식 도난 ▲냉장고 위생 상태 불량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학생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냉장고 도둑, 올해도 여전히?

냉장고 음식의 도난은 공용 냉장고가 비치된 이후 매년 끊이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연세대학교 대나무숲’, ‘연세대학교 16학번 공식 새내기 그룹’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냉장고 음식을 도난당한 사람들의 불만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지수(UD·15)씨는 “초밥이나 케이크 등의 음식이 없어지는 등 학생들의 범행이 점차 대담해지고 있다”며 “도난 사건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냉장고에 음식을 넣어두기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이영빈(경영·16)씨는 “남의 물건에 손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당연한 일이 지켜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반복되는 도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 측에 지속적으로 CCTV 공개를 요청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제캠에 살고 있는 A씨는 “냉장고에 음식을 넣어둘 때마다 없어져 CCTV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RA들이 CCTV는 학생들에게 공개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며 “CCTV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국제캠 종합행정센터 기숙사운영팀 관계자는 “냉장고 도난 문제는 CCTV를 보여줌으로써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CCTV를 공개한다고 해도 도난을 당한 시간대를 정확히 알 수 없으며, 훔치는 장면이 화면에 잡히지 않을 수 있어 CCTV를 통해 범인을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지난 2014년도에 우리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송도학사 행정실 관계자는 ‘도난이 발생할 경우 커뮤니티 룸을 잠정 폐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이후 도난 사건이 발생하는 커뮤니티 룸의 대부분은 폐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며 그 외에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위생 상태마저 불량…
책임 소재 관련 갑론을박 이어져

한편, 냉장고의 위생 상태가 불량하다는 지적 또한 매년 반복돼 왔다. 이는 일부 학생들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냉장고에 방치하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냉장고를 청소하지 않아 위생 문제가 발생하자, 몇몇 하우스에서는 RA들이 냉장고의 위생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하우스마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송도2학사에서 RA를 맡고 있는 B씨는 “우리 하우스의 경우 RA들이 냉장고 위생 상태를 관리하고 있지만 하우스 내에서도 확인 기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전했다. 이에 심승보(교육·16)씨는 “음식을 몇 달째 냉장고 안에 방치하는 등 위생 상태가 매우 심각한 하우스들도 있다”며 “하우스별로 기준이 다르고, 하우스 내에서도 명확한 기준이 없다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냉장고 위생 관리의 책임 소재를 두고 국제캠 종합행정센터와 RC교육원은 엇갈린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국제캠 종합행정센터 기숙사운영팀 채석명 팀장은 “RA들이 조금 더 신경 써서 위생 상태를 점검한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RC교육원 행정팀 측에서는 냉장고 관리의 책임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였다. 행정팀 측은 “냉장고 관리를 RA가 해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RA들의 본 목적은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잘 이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지 기숙사의 청결을 신경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년간 한결하우스에서는 냉장고 청소를 ‘상점 프로그램’과 연결해서 학생들이 RA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냉장고 청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상현(경영·16)씨는 “RA들이 솔선수범해 학생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냉장고를 청소하기 때문에 냉장고가 상대적으로 깨끗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결하우스 RA 오세준(사복·12)씨는 “냉장고 청소를 상점 프로그램으로 진행해 많은 학생들이 청소에 참여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냉장고를 자유롭게 이용하다 보면 위생 상태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라고 전했다.

냉장고의 음식 도난과 위생 상태 불량 문제는 모든 신입생들이 매년 겪고 있는 문제다. 기숙사에 비치된 냉장고는 많은 학생들이 함께 사용하고 있는 만큼, 위생과 도난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위생 상태 점검에 관련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하며 학생들의 보다 성숙한 냉장고 사용 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예지 기자 
angiel@yonsei.ac.kr
최형우 기자 
soroswa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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