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대다수 ‘긍정적’, 신청자 모집과정에는 ‘부정적’

기숙사 통금과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에 대한 학생사회와 대학본부의 긴 의견조율 끝에 생활관은 11월 한 달간 ▲통금시간 1시간 연장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 해제를 시범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총사생회장 구주회(보건행정·13)씨는 “총학생회의 기숙사 서명운동과는 무관하게 2016학년도 1학기 초부터 최근까지 논의됐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범운영은 신청기간 내에 협약서를 제출한 493명의 사생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협약서는 지난 10월 24일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사감 메일을 통해 접수됐다. 원주생활관장 정민예 교수(보과대·작업치료학)는 “시범운영을 하기 위해선 룸메이트 간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협약서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생활습관이 맞지 않아 불편함을 겪는 일을 줄이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범운영은 기숙사 생활환경 개선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금시간과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은 학생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되던 고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범운영을 결정하게 된 경위에 대해 정 교수는 “3천700여 명의 사생들 중 3분의 2가 벌점을 받지 않으며 생활하고 있다”며 “사생들을 엄격한 사칙을 통해 제재하지 않아도 될 만큼 성숙한 공공의식을 지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구씨는 “11월 말에 신청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생활관운영위원회에서 전면시행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시범운영으로 그치지 않고 모든 사생에게 시행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시범운영의 취지에 많은 학생들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 중 한 명인 김지수(정경경영·14)씨는 “고학년이 돼 학업과 취업준비를 병행하면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시간이 늘어났다”며 “통금시간을 연장하면 늦게까지 밖에서 공부할 수 있어 룸메이트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6시간의 짧은 모집기간 ▲홍보 부족으로 인해 미처 신청하지 못한 학생이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 김태연(보건행정·15)씨는 “시범운영에 대한 안내를 듣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기간도 너무 짧아 신청기간을 놓쳤다”며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지 못한 시범운영이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실제로 시범운영에 대한 안내는 총사생회와 총학생회 SNS를 통해서만 진행됐다. 
짧은 모집기간에 대해 구씨는 “통금시간과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이 완화돼 시범운영이 무의미한 중간고사와 겹치면서 모집시기가 늦어졌고, 자연스레 기간도 짧아졌다”고 답했다. 생활관 또한 “지난 학기부터 오랜 시간 총사생회와 의견을 조율하면서 시범운영이 다소 지연됐다”며 “시범운영에 대한 논의를 마친 후 바로 중간고사가 이어져 모집기간을 길게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홍보가 부족했던 면에서는 생활관과 총사생회의 의견이 엇갈렸다. 구씨는 “문자 메시지를 통한 시범운영 안내를 생활관 측에 요청했다”며 “하지만 생활관측은 업무과잉으로 인해 시범운영 일정에 무리가 갈 것을 우려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한편 “홍보와 관련해서는 총사생회에게 모든 결정권을 넘겨줬다”며 “시범운영 홍보를 위한 안내문 부착을 사생회에 제안했지만 실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기인 기자 
come_from@yonsei.ac.kr

하은진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청연학사의 모습. <사진 신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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