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거진 의혹 속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생들과 비공개 간담회 가져

신촌캠 성암관 입구에 붙어있는 대자보.

불거진 의혹 속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생들과 비공개 간담회 가져

"어떤 정치적인 것이라도 연루된 혐의가 입증 되면 원장직이 아니라 교수직을 사퇴하겠다"

"차은택이 나에게 'F학점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전화를 했었다"  


최순실 게이트와 직접 관련돼 있는 미르재단의 초대 이사장직을 맡아 검찰 조사를 받은 우리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 김형수교수(커뮤니케이션대학원·미디어아트)가 어제 27일 낮 5시 10분,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소속 대학원생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김형수 교수에 대한 의혹으로 학생들이 대자보를 통해 문제제기를 한 후 학생들에게 의혹을 해명하는 자리로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측이 마련한 자리다.

김 교수는 지난 2015년 10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르재단의 초대 이사장직을 맡았으나, 올해인 2016년 9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돌연 사퇴한 바 있다. 미르재단은 현재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그리고 우리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재학 중인 차은택 감독 등이 재단 설립과 운영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 감독이 김 교수에게 미르재단의 초대 이사장직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차 감독은 2015년 1학기 우리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 입학해 김 교수와 사제지간을 맺어왔으며 앞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함께 개·폐회식 작업을 한 바 있다. 더불어, 김 교수 부부가 2013년부터 4년 간 50억 원의 국가보조금을 받아 국정 감사의 대상이 됐는데, 이 또한 차 감독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 또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차 감독은 이번 학기 대학원을 휴학한 상태다.

이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생들은 지난 24일 성암관에 김 교수에게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한 해명과 커뮤니케이션대학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이에 25일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일동은 학생들의 대자보 하단에 ‘빠른 시일 내에 현 상황에 대해 해명을 할 수 있는 적절한 방식을 찾고 있다’는 입장문을 게재했다.

학생들의 대자보 밑에 게재된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들의 입장문.

김 교수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학생들 사이의 간담회는 질의응답으로 약 40분간 진행됐다. 하지만 간담회가 시작되기 전, 커뮤니케이션대학원 행정팀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소속 학생들만 참석 가능하며 교내 다른 소속인, 기자, 외부인 등은 참석이 불가능하다는 공지를 하기도 했다. 학생증 제시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까지 밝혔지만 실제로 그런 절차는 없었다.

커뮤니케이션 행정팀의 공지.

 

아래는 어제 있었던 간담회에서의 일문일답을 간추린 것이다.

 

Q. 이번 사태의 불법성 여부를 떠나 사회에 물의를 빚은 것은 사실이다. 검찰 조사에서 피의자 신분이 됐을 때 대학원 내에서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김형수 교수(아래 김 교수): 검찰엔 참고인 자격으로 간 것이다. 검찰 출두를 하면서 말했듯 학생들에게는 부끄럽지 않다. 어떤 정치적인 것이라도 연루된 혐의가 입증이 되면 원장직이 아니라 교수직을 사퇴하겠다.
 

Q. 미르재단의 이사장을 맡는 과정에서 차 감독이 연결고리 역할을 했나.

김 교수: 그런 부분은 검찰에서 다 진술했다.
 

Q.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이었다는 점, 그리고 차 감독이 우리 대학원 박사과정에 다닌다는 점에서 차 감독과 연루가 돼 있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왜 이사장직을 사임을 했는지 궁금하다.

김 교수: 이사장보다 비상근이사장이라는 말이 적합하다. 미르재단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만들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한 재단이었기 때문에 믿고 초빙돼서 간 것이다. 그리고 이사장직을 사임한 것은 미르재단 이사장직이 상근이사장직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비상근이사장에서 상근이사장 체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TV조선」 보도가 나왔는데, 「TV조선」의 보도가 나와 그만 둔 것은 아니다.
 

Q. 차 감독이 대학원에 다닐 때 성적 부여, 과제 내용, 출석 비율 등에 대해서 자료를 공개할 생각이 있는가.

김 교수: 공개하는 데 문제는 없다, 지난 학기 차 감독이 들은 과목 중 하나가 F학점이었다. 차 감독이 나에게 ‘F학점을 어떻게 해야하냐’는 전화를 했었다. 이에 담당 지도교수에게 직접 이야기를 해보라고 전달을 했고, 다시 차 감독에게 전화가 와 ‘재수강 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Q. 원래는 담당지도교수에게 성적과 관련한 내용을 직접 묻는 것이 맞지 않는가? 왜 본인에게 연락을 했다고 생각하나?

김 교수: 학점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문의는 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Q. 사회활동을 하면서 빚어왔던 물의와 관련해서 피해를 보게 된 학생들의 명예실추 문제에 대해서 사과를 할 생각은 없는가.

김 교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말을 하고 싶어도 수사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차 감독이 우리 대학원에 입학한 2015년 3월 이전에 차 감독과 통화한 흔적은 하나도 없다. 시간을 갖고 믿어주길 바란다.
 

Q. 최근 대학사회에서 번지고 있는 시국선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교수: 간접적으로 얘기 하겠다. 스페인 화가 중에 ‘고야’라는 화가가 있다. 고야의 그림 중에는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출현한다’는 작품이 있다. 그걸로 마무리 하겠다.
 

서한샘 기자
the_sae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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