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많은 학생들의 공감대 형성에 기여

지난 6일 정의관 앞 삼거리에서 총학생회가 주최한 생활관 제도 개선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원주캠 총학생회(아래 총학)는 지난 5일부터 정의관 삼거리 앞에서 기숙사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총학의 서명운동은 14일(금)까지 이뤄질 예정이며 지난 7일 기준으로 6천여 재학생 중 1천 3백여 명이 참여했다. 총학의 요구 사안은 ▲생활관비 산정 기준 설정 ▲외박계 및 점호·통금 완화 ▲인터넷 제한 시간 연장 ▲룸메이트 지정 방식 개선 ▲명확한 입사 기준 설정 ▲운영위원회의 학생 위원 배석 등이다.
우선 총학은 학교본부에 생활관비 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학생들에게 공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생활관비가 약 10만 원가량 인상한 점을 지적하며, 생활관비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학교본부에 요청했다. 또한 룸메이트 선정 방식에 대해서도 이의가 제기됐다. 총학은 3인실 룸메이트 선정 시, 2명의 룸메이트 신청자와 남은 1명을 무작위 신청자로 배정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김씨는 “실제 이용하고 있는 학우들의 편의가 학교본부의 행정편의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납득할 만한 입사 기준을 제공할 것과 운영위원회에 학생위원을 배석하라는 요구가 있었다. 

인터넷 사용시간에 대한 만족도(왼) 출입시간 제한에 대한 만족도(오른) <자료출처 : Knock 총학생회>

또한 총학은 지난 2016년 1월과 2월에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문제를 제기했다. 설문조사에서는 ▲인터넷 사용시간 ▲기숙사 통금 시간에 대해 응답자 중 80%가 가까운 학생들이 두 안건에 모두 불만족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인터넷 사용시간은 폐지 ▲기숙사 통금시간은 2시부터 4시까지로 전환되길 원하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총학생회장 김태현(환경·09)씨는 “생활관에 설문조사 결과를 1학기에 전달했다”며 “500명 가까운 수의 표본이 부족하다는 생활관 측의 입장으로 인해 오랜 시간 논의가 지연됐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대학교 재학생 ㅇ모씨는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이 설문조사를 통해 제시됐음에도 기존 방식이 유지되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총학은 지난 2016학년도 1학기에 실시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아래 전학대회)에서 ‘생활관 개선에 대한 전체학생대표자회의 공동 행동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한 바 있다. 당시 전학대회에서 공식적으로 공동행동이 결정된 후, 지난 6월 1일 총학과 사생회는 학교본부와 생활관 간담회를 진행했으나 당시 특별한 합의점은 찾을 수 없었다. 학생복지처 관계자는 “총학 측은 다수의 학생이 원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했다”며 “양측 의견에 조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후 총학은 지난 9월 27일 부총장 간담회를 통해 논의를 이어갔으며 결과적으로 이에 관련 협의체를 꾸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관련 사안들의 구체적인 해결 방향에 대해서, 총학과 생활관 측의 의견 조율은 여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생활관은 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총학 측이 이번 서명운동을 통해 문제제기한 사안들은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된 것들이다. 김씨는 “학우들의 의견을 강력하게 전달해 방어적 태도로 일관하는 학교본부에 문제의식을 고취시키려 한다”며 ”앞으로 입학하는 후배들에게는 더 나은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에 학생복지처 관계자는 “서명운동이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서명운동을 계기로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보다 나은 기숙사 생활환경이 확립되길 기대해 본다.

글 심소영 기자

na_eun_@yonsei.ac.kr
박기인 기자

come_from@yonsei.ac.kr
사진 신용범 기자

dragontig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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