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주 일대에 연달아 일어난 지진이 많은 이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지진은 경주일대에서 일어났지만 지진의 진동은 수도권 일대에서도 느껴졌다. 한반도는 일본과는 달리 지진의 안전지대로 간주되어 왔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이나 중국에서 대지진이 일어나도 남의 동네일인양 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게 되었다. 경주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역에서 지진발생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일어난 지진에 대한 정부의 우왕좌왕한 대응은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지진에 대비한 행동수칙들은 문서상으로 준비되어 있었지만 이를 실제로 집행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국민안전처의 누리집이 멈추고 재난안내문자 등이 발송되지 않는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원자력 발전소의 비상연락망도 오류투성이로 밝혀지는 등 곳곳에서 헛점을 드러냈다. 민간들도 지진에 대한 대비가 거의 전무했기 때문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큰 혼란이 일어났다.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한옥 등은 큰 피해를 입기도 했으며,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던 학생들은 어찌할찌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톡까지도 일시적으로 불통되는 현상을 보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크지 않고 재산피해를 입는데 그쳤지만 앞으로의 지진도 이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이제 정부는 지진 발생에 대비한 재난 및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형식적인 모습에 그쳤던 지진 관련 대비 및 훈련을 실제 발생을 대비한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위험시설의 분류, 보강 대책, 피난처, 구호물자 비축, 행동 수칙 등 전 범위에 걸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주 우리 신문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우리 학교도 이러한 재난 및 안전관리에서 예외는 아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일단 내진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건물들의 보강작업 등에 관한 검토와 지진에 대비한 행동절차 및 훈련 등의 준비 및 시행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특히 위험물질과 가스 등으로 가득차 있는 이공계 연구실들의 안전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지진에 대비하여 주택 내 가구배치를 새롭게 해야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공계 연구실들은 더욱 더 그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평소 실험기계와 위험 물질 등의 보관 및 배치에도 지진을 대비한 고려가 필요하다.

지진의 대비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재난이 일어날 경우 겪게 될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에 큰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면 차근차근 이를 준비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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