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캠퍼스 모두 내진설계 및 지진대피훈련 필요성 제기돼

지난 12일, 경주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지진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이에 전국적으로 내진설계와 안전교육 등 지진 대응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우리대학교는 지진의 위험에서 안전할까?

신촌캠 건축물 41.5%만 내진설계…
국제캠·원주캠은 100%

지난 1988년 우리나라에 건축물 내진설계가 최초로 도입되면서 관련법이 제정됐다. 이후 계속해서 내진설계에 대한 법적 기준이 강화돼 왔다.
시설처에 따르면 신촌캠의 경우 내진설계 의무 대상에 해당하는 건물 65개 중 41.5%인 27개의 건물만이 내진설계가 돼 있다. 이 중 ▲대강당 ▲본관 ▲연희관 등의 건물들은 1988년 이전에 지어졌기 때문에 내진설계가 전혀 돼 있지 않는 상황이다. 윤소정(ISED·15)씨는 “신촌캠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모두 내진설계가 제대로 이뤄져 있는지 그리고 보수공사에 대한 계획은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신촌캠 시설처 이미나 건축팀장은 “우리대학교에서 본관을 비롯해 문화재로 지정된 3개의 건물은 국가 차원에서 구조보강공사를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그 외의 건물들에 대해서도 공사를 진행하려 하지만 모든 건축물을 공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노천극장 ▲대우관 ▲무학2학사 ▲외솔관2관을 비롯한 총 8개의 건물은 1988년 이후에 지어졌지만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 팀장은 “해당 건물들이 처음 지어졌을 당시에는 내진설계 의무 대상이 아니었다”며 “내진설계 의무화에 대한 기준이 변해왔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이 팀장은 “법적으로 내진설계 의무 대상 건축물의 기준이 강화되면 학교 차원에서 이에 따라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제캠은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총 세 단계에 걸쳐 완공됐다. 따라서 단층건물인 지혜관A·B·C를 제외한 모든 건물은 내진설계가 돼 있다. 그러나 며칠 전 경주 지진 발생 당시 기숙사를 포함한 고층건물들에서 흔들림이 감지돼 학생들은 학교 건물의 안정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캠에 거주하고 있는 최윤진(TAD·15)씨는 “대부분의 신입생이 기숙사에 사는 만큼 학교 건물들이 안전한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국제캠 종합행정센터 시설지원팀 이응민 직원은 “기숙사를 비롯한 모든 건물에 내진설계가 돼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원주캠의 경우에도 모든 건물에 내진설계가 돼 있다. 하지만 총 19개의 건물 중 10개의 건물은 현재 안전기준인 지진 규모 6.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중 완공된 지 약 30여 년이 지난 ▲매지1·2학사 ▲창조관 ▲청송관은 건물이 노후화돼 다소 지진에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에 원주총무처 시설관리부 관계자는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원주캠에서 지진으로 붕괴될 위험이 있는 건물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오래된 건물을 중심으로 내년에 보강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편, 우리대학교 신촌캠에서는 오직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진대피훈련이 이뤄지고 있어 학생들을 위한 안전 교육이 없는 상황이다. 정연재(UD·15)씨는 “실제로 지진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신촌캠 총무처 서기환 총무팀장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진대피훈련을 시행하고 싶지만 교수와 학생의 수업권 보장이 우선이기 때문에 수업 도중에 훈련을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지진이 발생하면 평소에 전자게시판으로 사용되는 스크린에 대피요령 동영상이 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촌캠과 다르게 국제캠에서는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지진대피훈련도 없는 상태다. 이에 국제캠 종합행정센터 시설지원팀 한승훈 직원은 “대피훈련은 따로 없으나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이 적혀 있는 재난 대응 방호 계획서가 송도학사 홈페이지에 있다”며 “지진대피훈련이 의무적이지는 않지만 진지하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승연(의예·16)씨는 “지진대피 매뉴얼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피 훈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매뉴얼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 대피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주캠의 경우 매년 5월, 학내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재난대응훈련이 시행되고 있으나 학생들의 참여도가 적은 상황이다. 박아현(글로벌행정·14)씨는 “학교에서 지진대피훈련을 하는 줄 몰랐다”며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홍보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원주캠 총무처 측에서는 “학생들에게 재난대응훈련에 관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나 참여도가 너무 저조해 이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지진 대비의 필요성에 대해 조원철 명예교수(연세대·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는 “지진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자연재해며, 우리대학교 또한 지진 안전지대라고 장담할 수 없으므로 학교본부 측에서 지진을 대비해 미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내진설계 강화와 더불어 학생들이 신속하고 질서 있게 건물에서 탈출할 수 있는 지진대피훈련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예지 기자
angiel@yonsei.ac.kr
심소영 기자
seesoyoung@yonsei.ac.kr
노원일 기자
bodobono11@yonsei.ac.kr
 

신촌캠 연희관 앞 뜰. <사진제공 우리대학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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