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로 상권 활성화 위해 지자체와 상인 간 지속적인 대화 필요해

연세로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지난 2014년 연세로에 시행된 ‘차 없는 거리’는 ▲평일 대중교통만 통행 가능 ▲매 주말 대중교통 포함 차량 운행 전면 금지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행사를 제공하고자 했다. 이 제도를 통해 연세로는 ▲문화의 거리 창출 ▲유동인구 확장 ▲주변 상권 활성화를 꿈꿨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은 이 제도가 시민 접근성을 떨어트렸고, 이에 상권이 침체됐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시행을 둘러싼 엇갈림

서울시의 ‘2014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 전후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세로에 대한 시민 만족도가 조성 전 12%에서 조성 후 70%로 대폭 상승했다. 이에 대해 연세로 방문객 이소연(20)씨는 “과거에는 상권 진입을 하려는 차량들로 인해 통행에 불편함을 느꼈다”며 “제도 시행 후 도로에 차가 없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이 든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만족도와는 달리 현재 연세로 상권은 창업뿐만 아니라 기존의 상권 유지가 어렵다는 주장이 나타나고 있다. 연세로에서 34년간 개인 사업장을 운영한 최병민(58)씨는 “제도 시행 전에는 직접 자가용을 타고 연세로까지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부재하다”고 밝혔다. 또한 연세로 상인 김아무개씨는 “최근 2년간 상점 200여 군데가 문을 닫은 것 같다”며 “우리 가게 매출 또한 절반 이상 떨어져 현재 알바생을 구하기도 버거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시가 제공한 ‘우리 마을 가게 상권분석서비스의 2016년 2분기 창업 위험 지표*’에 따르면 서대문구는 신규창업위험도에서 ‘위험’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지표에 따르면 연세로 상점의 평균 폐업 기간은 2.7년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점포 증감률이 마이너스 0.1% 수치를 보였다.
또한 유동인구의 증가로 상권 활성화를 꿈꿨던 각종 행사가 사실상 상권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상인들의 비판적 목소리도 존재했다. 연세로 상인 최아무개씨는 “그동안 점포 근방에서 많은 행사가 열렸으나, 실제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며 “주변 상권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행사가 진행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의 ‘유동인구 서비스’에 따르면 주말 평균 연세로 상권의 유동인구가 지난 2012년과 대비해 2015년에는 30% 이상 감소했다. 또한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부동산 114가 제공한 상가매몰자료 등록 기준에 따르면 신촌의 상권 임대료가 전년도에 비해 6% 떨어졌다. 이에 대해 연세로 부동산 관계자는 “브랜드가 받쳐주지 못하면 가게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개인사업장 보다는 기업 차원에서 많이 입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청 지역활성화과 도시재생팀 관계자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 개선과 다양한 문화 콘텐츠 개발을 통해 상권 활성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이 통제됐다고 상권이 침체기를 맞았다는 주장은 일부 상인들의 주장일 뿐”이라며, “번호판 매칭 조사 결과 기존의 연세로 통행차량 80% 이상이 단순통과 차량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실제로 지난 2015년 BC카드 상권분석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전년대비 타 지역에 비해 신촌지구 매출은 매출이 증가했고, ‘점포라인’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마이너스 수치까지 하강했던 신촌 권리금이 2016년에 다시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현재 자료는 산발적인 성과 확인에 그쳐 종합적인 평가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편, 서대문구는 이러한 입장차를 좁히기 위해 지난 3월 28일 ‘2016 신촌 도시재생 주민공청회’를 열어 지역 주민과 상인, 그리고 구청장이 참여한 토론을 진행했다. 해당 공청회에서는 ▲연세로의 도로 운용 ▲상권의 침체기 등에 대한 입장 공유 및 문제 해결 방안 모색 등의 이야기가 오가며 신촌 재도약을 위한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그러나 여전히 각 측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연세로 ‘차 없는 거리’에 남겨진 숙제

한편, 거리만의 특색을 살려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끄는 곳도 있었다. 지난 2015년부터 주말 차량통제가 시행된 ‘대학로 소나무길’ 상권의 경우 제도 시행 이후에도 상권에는 타격이 없었다. 대학로 상인 이재훈(24)씨는 “제도 시행 후 오히려 주말 매출이 2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또한 대학로 상인 이아무개씨(24)는 “대학로 주변에 다수의 공연장이 있어 차량통제에도 많은 이들이 방문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종로구청 문화사업팀 관계자는 “대학로에는 특색 있는 문화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이런 사업에 상인과 구청 모두가 참여해 소극장 및 거리 공연 축제 등을 함께 연구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태원 경리단길은 호텔중심 쇼핑상가 등이 특징으로 자리 잡았고, 경의선 기찻길은 지난 2015년 숲길로 탈바꿈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그러나 연세로 ‘차 없는 거리’의 경우 ▲상권과 행사 간 연계성 부족 ▲연세로 ’차 없는 거리’만의 차별성 부족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라이프스타일 도시』를 저술한 우리대학교 국제학대학원장 모종린 교수(국제학대학원·국제정치경제전공)는 “차 없는 거리에 단순히 문화 행사를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상권을 유지할 충분한 유동인구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골목길 상권 성공에 필요한 도시와 공간 디자인을 준비하고, 대학 및 공연문화의 중심지로 탈바꿈해 새로운 문화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서대문구청 지역활성화과 관계자는 “신촌 문화 플랫폼 구축 및 상권 공간 개선 등을 통해 청년문화와 경제를 되살려 공동체와 공공기반시설을 재구축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세로 ‘차 없는 거리’의 시행 후 상권 활성화에 대한 많은 이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지자체와 상인, 그리고 시민 간의 협의를 통해 진정한 ‘차 없는 거리’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창업 위험 지표 : 서울시 ‘우리 마을 가게 상권분석서비스’의 일환으로 2016년 2분기 총 43개 전체 업종의 ▲폐업신고율 ▲평균 폐업기간 ▲점포증가률 등을 바탕으로 그에 따른 ‘주의’, ‘의심’, ‘위험’ 등급을 내는 지표.

 

신유리 기자 

shinyoor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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