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사람인지라, 마냥 멋지고 쿨 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밥 때문에 화난 군인 썰부터 서럽지만 너무 사소해서 말 못하는 고충까지 한없이 찌질하지만 ‘왠지 공감되는’ 에피소드를 모아봤다.

1. 카톡으로 싸운 뒤 답장 왔는지 계속 폰 확인할 때
애인과 싸웠다며 술자리로 기자를 불러낸 김아무개(24)씨는 “정말 화났다”며 분노를 연신 표출하면서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기자가 한심한 눈길로 “쿨하게 굴자”며 살살 긁으니, 폰을 뒤집어 두는가 싶더니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폰을 다시 확인했다. 물론 답장은 없었다. 미안한데 친구야, 찌질이가 여기 있었구나.

2. 후임이 먼저 밥 먹으러 가서 화날 때
현재 군대에서 복무 중인 장아무개(23)씨의 자조 섞인 일화다. 후임이 자기보다 먼저 밥 먹으러 가면 그렇게 화가 난다고 한다. 그는 “군 내 기강을 생각했을 때는 나무라는 게 맞지만, 그와 별개로 감정적으로 화가 나곤 한다”며 “후임이 밥 좀 먼저 먹는 게 뭐라고, 그럴 때마다 내가 그렇게 찌질해 보일 수가 없다”고 전했다. 그런 그의 찌질한 모습에서 왠지 모를 측은함이 느껴졌다. 군 장병 여러분, 파이팅.

3. ‘찍사’라 서러운데 차마 말하기 민망할 때
카메라 있는 게, 아이폰 가진 게 내 죄냐! 어쩌다 보니 여행에서, 나들이에서 찍사(사진 찍는 사람)를 도맡아 하고 있는 이아무개(22)씨는 “친구들을 찍어주다 보면 결국 내 사진을 못 찍게 된다”고 슬퍼했다. 특히 장기간 여행일 경우 더하다. 하지만 찌질하게 보일까봐 차마 그 서러움을 표현한 적은 없다고. 기자도 해봐서 아는데, 차라리 카메라를 두고 다니는 게 마음 편하다.

4. 다이어트 선언해놓고 냉장고에서 몰래 음식 찾아 먹을 때
‘아가리 다이어터(입으로만 다이어트하는 사람)’ 최아무개(23)씨는 어젯밤 어머니에게 다이어트를 선언하며 매몰차게 야식을 거절했다. 하지만 새벽 1시, 그녀는 냉장고를 열고야 말았다고. 혹시나 가족들에게 들킬까 살금살금 여는 자신의 행동에 헛웃음까지 나오더란다.

장혜진 기자 
jini14392@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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