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로는 지난 2014년 1월부터 서대문구 지역활성화의 일환으로 주말마다 ‘연세로 차 없는 거리’를 도입해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관련기사 1737호 .zip 8면 ‘연세로 차 없는 거리, 문화로 채우다’> 지난 두 달간 연세로는 ▲물총축제 ▲맥주축제 ▲신촌 웨이크업 시티 페스타 등을 개최했다. 그러나 연이은 행사에 대한 주변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반기는 시민들이 있는 한편 몇몇의 시민들과 상인들은 반복되는 축제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했다.
 

지역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연세로
 

지난 8월 13일 연세로에 열린 ‘2016 웨이크업 시티 페스타’는 130m의 초대형워터 슬라이드로 이뤄져 많은 시민의 발길을 끌었다. 해당 행사는 ‘2015 시티 슬라이드’의 연작으로, 지난 행사에서 문제로 지적된 ▲슬라이드 길이 ▲긴 대기시간 등의 문제가 개선됐다.
지난 2015년 당시 350m였던 워터 슬라이드가 참가자들이 내려오는 구간에 비해 불필요하게 길었다는 의견을 수용해 130m로 줄인 것이다. 워터 슬라이드의 길이를 축소하면서 참가자들의 대기시간도 덩달아 줄어, 더 많은 이들이 워터 슬라이드를 즐길 수 있었다. 또한 남는 공간을 ▲어린이 풀장 ▲밴드 공연 ▲EDM 파티 등으로 활용해 시민들에게 더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제공했다.
해당 행사에 참가한 이경희(17)씨는 “SNS 홍보를 보고 참가하게 됐는데,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축제인 것 같다”며 참가소감을 전했다. 또한 우리대학교 박호정(PSIR·15휴학)씨는 “최근 몇 년간 신촌의 유동인구가 홍대로 이전되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와 같은 행사로 인해 신촌이 다시금 활성화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해당 행사를 연출한 (주)해라의 정찬우 감독(42)은 “올해 행사의 주제를 ‘한 여름의 도시’로 잡고, ‘도시를 깨운다’는 방향성으로 진행했다”며 “올해까지는 회사 자체에서 행사를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지자체에서 예산을 편성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라고 전하며 앞으로의 행사 계획을 밝혔다.

 

아이들이 웨이크업 시티페스타 내 마련된 풀장에서 즐겁게 놀고있다.


한편, 연세로에서 열리는 행사들은 지역 사회와 공생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번 ‘2016 웨이크업 시티 페스타’는 우리대학교 창업지원단과 손잡아 워터 슬라이드의 측면과 안전펜스에 기업홍보물을 부착하는 등 스타트업 기업의 홍보를 지원했다. 또한 지난 7월 맥주축제의 경우에도 신촌번영회가 축제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상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청 지역활성화과 이은주 주무관은 “앞으로 신촌은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연세로를 찾는 시민의 감성을 자극하는 동시에 치유까지 책임질 것”이라며 “지역 상권과 연계해 소비가 공존하는 시너지 창출에도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대표적인 대학가 신촌이 다양한 문화 행사들을 통해 앞으로도 지역 사회와 상생하려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연이은 연세로 행사를 두고 갑론을박


그러나 연이은 연세로 행사를 두고 시민과 상인들은 ▲안전상의 문제 ▲연세로 통행 불편 ▲상권 활성화의 의문점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대학교 권아무개씨(21)는 “최근 연세로에서 주말마다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열리는데 마냥 좋지만은 않다”며 “지난 7월 물총축제 때도 참가자들이 행인들에게 피해를 입혀 논란이 일었는데, 곧바로 큰 행사가 또 열리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7월에 개최한 연세로 물총축제는 안전펜스가 부재해 참가자와 행인이 구분되지 않았고, 결국 참가자들이 행인들에게까지 물총을 쏴 피해를 입혔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보도를 통해 ‘물총축제가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행사를 참여하는 시민들 외에 지나가는 시민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매년 주변 상인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데 있다’며 ‘중요한 것은 시민과 상인이 어우러지는 행사’라고 전해 통행 및 안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또한 연세로의 행사들이 오히려 신촌 상권에 경제적인 피해를 입힌다는 의견도 있다. ‘2016 웨이크업 시티 페스타’에 대해 연세로 ‘김家네’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고용숙(52)씨는 “오늘과 같이 행사가 가게 앞을 막는 날에는 손님이 확연히 줄어든다”며 “지난 ‘물총축제’ 때는 매출이 30%나 떨어졌다”고 전했다. 또한 ‘파리바게트’ 구지윤 점장(25)은 “체감상 주말마다 확실히 손님이 줄어드는 것을 느끼고, 특히 연예인이 방문하기라도 하면 가게 앞이 꽉 막혀 손님들이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주무관은 “공연 및 축제의 특성상 평소보다 활기찬 젊음의 에너지 발생으로 소음이나 보행 불편 등 불편사항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며 “앞으로 축제의 사전단계부터 지역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구청과 주민과 상인이 서로 상생하도록 노력할 것”라고 전했다.
 

행사장과 인도를 구분짓는 안전펜스가 부재한 모습.

이제는 신촌을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연세로 차 없는 거리’ 위 행사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연세로의 상권과 지역 사회, 그리고 즐거운 축제 문화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합의와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조승원 기자 
jennyjotw@yonsei.ac.kr
사진 신용범 기자 
dragontiger@yonsei.ac.kr
 남유진 기자 
yujin22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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