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농구부의 전력을 낱낱이 파헤치다!

이번 시즌 우리대학교 농구부와 고려대학교(아래 고려대) 농구부의 관계를 표현하자면 용호상박(龍虎相搏)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우리대학교와 고려대는 지난 3월 두 번의 비정기전을 치뤘다. MBC배 대학농구대회와 대학농구리그 개막전에서 1승 1패씩을 나눠가지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고의 라이벌 전인데다,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정기전에서의 2016학년도 세 번째 리턴매치! 우리대학교가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농구부 은희석 감독(경영·96)과 농구전문잡지 『더바스켓』 대표이사이자 MBC 프로농구 해설위원인 박건연 동문(정외·81)과 이야기 나눠봤다.

4쿼터에 밀리지 않는 법!

 

우리대학교가 항상 아쉬웠던 것은 비등하던 경기에서 4쿼터 말미에 패배한다는 점이다. 지난 2015학년도 정기전 역시 3쿼터까지 동점으로 끌고 가던 우리대학교는 4쿼터에 무너지며 패하고 말았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는데 바로 센터들의 파울아웃과 확률 게임에서의 패배다.

먼저 센터들의 파울아웃에 대해 살펴보자. 농구는 한 선수당 총 5번의 파울 기회가 주어지는데 5번의 파울을 범하면 해당 경기에 더 이상 나갈 수 없다. 이 때문에 파울 4개를 범한 선수는 대개 경기를 조심스럽게 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을 파울 트러블이라고 한다. 지난 2015년 정기전에서 우리대학교의 센터 박인태 선수(스포츠레저·13,C·31)와 센터와 포워드의 역할을 병행하는 김진용 선수(체교·14,PF·13)가 모두 3쿼터에 파울 트러블에 걸리며 4쿼터부터 우리대학교는 좀체 힘을 쓰지 못했다. 농구부 은희석 감독 역시 “4쿼터에 경기가 넘어간 것은 결국 센터 두 명이 파울아웃 된 탓”이라고 했다. 보완책을 묻자 은 감독은 “1학년 김경원 선수가 빅맨 로테이션 부분에서 큰 힘이 돼주고 있다”며 “새로운 빅맨 자원이 생겼기 때문에 훨씬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농구는 누군가의 골이 들어갈 확률, 그리고 들어가지 않을 확률이 결국 승패를 가른다. 이것이 2점 게임에서 승기를 잡아야 하는 이유다. 우리대학교가 승리한 MBC배 대학농구대회에서 우리대학교의 3점 성공률은 6%에 그치는 반면 2점 성공률은 54%다. 반면 고려대의 2점 성공률은 46%다. 당시 고려대가 37%라는 높은 3점 성공률을 보였음에도 패배한 이유가 2점 게임에서 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리대학교가 패배한 대학농구리그 개막전에서는 3점 성공률이 43%에 육박하지만 2점 성공률이 35%에 불과하다. 반면 고려대의 3점 성공률은 38%로 우리보다 낮지만 2점 성공률이 43%였다. 결국에는 시도가 많고 들어갈 확률이 높은 2점이 승패를 가르는 것이다. 은 감독은 “그동안 페인트존* 인앤아웃 열세 때문에 고려대에게 2점 게임에서 밀렸다”며 “내외곽을 겸비한 유기적 플레이로 2점 게임에서 승리를 따낼 것”이라고 했다.

 

BIG3의 줄부상,
BEST5는 어떻게 구성될까?

 

정기전은 최고의 라이벌 매치다. 양교간의 경쟁만큼 각 선수들 간의 매치업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양교에 ‘황금세대’로 불리는 13학번이 입학 한 이후 연고전이 성사되면 가장 큰 흥밋거리는 언제나 대학농구 최대의 라이벌, 우리대학교의 최준용(스포츠레저·13,F·5)과 고려대의 강상재(체교·13,F·11)의 매치업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마지막 정기전인 이번 연고전에서는 그 매치업을 보지 못할 확률이 높다. 현재 BIG3라고 불리는 최준용, 강상재, 이종현(체교·13,C·32) 모두 부상이기 때문이다. 고려대 강상재 선수는 훈련에 복귀했지만, 이종현 선수의 출전은 불투명하다. 우리대학교의 핵심인 최준용 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은 감독은 최준용 선수의 출전 여부에 대해 “원칙적으로 최준용은 내보내지 않으려 한다”며 “정기전도 중요하지만 선수로서 미래와 생명이 걸린 부분이라 정기전 직전까지 상태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고려대에서 이종현 선수가 빠지는 것보다 우리대학교에서 최준용 선수가 빠지는 게 더 뼈아프다”며 “최준용 선수는 내외곽을 모두 어우르고 높은 신장에 기동력까지 좋은 선수라 그 빈자리를 잘 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2016학년도 정기전 농구 경기 예상 BEST5

  그렇다면 우리대학교의 BEST5는 최준용 선수의 빈자리인 4번을 누가 채우게 될까? 4번 자리는 김진용 선수와 김경원 선수(체교·16,C·14)가 메운다. 김진용 선수는 기동력과 미들레인지에서 장점이 있다. 즉 공격력 측면에서 조금 더 높은 능력치가 있는 선수다. 반면 김경원 선수는 리바운드나 스피드는 조금 떨어지지만 수비에서 큰 힘을 실어주는 스타일이다. 은 감독은 “두 선수 중에 아직 결정을 못했다”며 “서로 장단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선수들이라 어떤 것을 선택해야 유리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16학번 새내기에게 주목할 것!

 

이번 정기전의 또 다른 백미는 16학번 새내기들의 활약이다. 외곽에서는 김무성 선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MBC배 당시 성공한 단 하나의 3점슛도 김무성 선수의 손에서 탄생했다. 은 감독은 “기존의 아웃사이드 로테이션에 김무성 선수가 가세하면서 체력안배와 파울관리 측면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원 선수 역시 고교 최고의 센터로 불리던 선수다. 김경원 선수는 프로선수들과 맞붙는 프로아마 최강전에서도 14득점 6리바운드를 올리며 활약했다. 특히 이번 정기전에서는 고교시절부터 라이벌로 불리던 고려대의 박정현 선수(체교·16,C·15)와의 매치업을 볼 수 있으니 기대해 봐도 좋다. 이 둘에 대해 박 위원은 “현재는 박정현 선수에 대한 평가가 조금 더 높은 게 사실”이라며 “김경원 선수가 박정현 선수에 비해 유연성이 좀 부족한 편이라 그 부분만 보완이 된다면 오히려 김경원 선수의 성장세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내기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은 감독은 “1학년 선수들이 자신이 1학년이라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하기보다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진 상태”라며 “정기전 경험이 없다는 부담만 떨치면 1학년 들의 활약을 기대해 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정기전은 ‘예측불가’

 

우리대학교 농구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고려대 농구부에 밀린다고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2016학년도에 치러진 두 번의 비정기전에서 서로 전력이 비슷함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새로이 입학한 16학번들의 기량과 성장세가 매서워 승리를 기대해 봐도 좋을 정도다. 이번 정기전 결과 예측을 묻자 은감독은 “이번 연고전은 백중세”라며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 역시 “우리대학교가 51:49정도로 약소하게 앞선다고 본다”며 “그동안 많이 굶주린 데다 MBC배에서 승리의 맛까지 본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동기부여가 정기전에서도 이어질 것이라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서 박 위원은 “1학년이 일취월장 하고 있고 전력 자체도 작년보다 훨씬 좋다”며 “오히려 쉽게 갈 수도 있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기전은 우리대학교로서는 정기전 연패를 끊을 최적기다. 오는 23일 낮 3시, 잠실체육관에서 열릴 정기전 농구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으로 멋지게 승리할 우리대학교 농구부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페인트존: 공격제한구역이라고 하며, 3초 이상 머무를 수 없는 골대 아래의 구역.

 

글 박은미 기자
eunmiya@yonsei.ac.kr
그림 서수연
<자료사진 러블리훈, 위드허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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