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제가 한번 착용해보겠습니다

연고전에는 다섯 가지 종목이 있다. 야구, 농구, 축구, 럭비, 빙구. 그 중에서 유독 선수들의 복장이 눈에 띄는 종목이 있다면 바로 빙구일 것이다. 다른 종목에 비해 거대하고 낯선 빙구의 장비는 경기를 관람하는 데에 시각적 재미를 주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막상 빙구 선수가 아니라면 장비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게임 규칙, 전략보다 선수들의 장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오서영 기자는 장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입어보기로 결심했다.

장비를 착용한 기자의 소감

조승원 기자(아래 승원): 옷이 무겁나요?
오서영 기자(아래 서영): 많이 무거워요. 제 사이즈가 아니어서 그런지 몰라도 우선 입고 나서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왕이면 스케이트도 직접 착용해보려고 했지만 균형도 잘 못 잡을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스케이트 가격만 무려 백만 원이라고 합니다. 무서워서 건드리지 않은 것도 물론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무거운 옷을 입고 경기를 한다니, 선수들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승원: 덥진 않나요?
서영: 더워요. 너무 더웠습니다. 입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덥다’였습니다. 아무리 경기장 안이 밖보다 시원하다고 해도 이 두꺼운 장비를 차고 경기를 하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입니다. 사실 ‘경기장 안이 춥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해봤는데 정말로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선수들이 말하길, 경기 내내 덥고 힘들어서 죽을 것 같다고 합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경기를 뛰고 나면 4~5kg 정도 빠져 있다고 하네요. 부러우시다고요? 한번 입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저는 팔만 몇 번 휘젓다가 벗어던졌습니다.

승원: 스틱의 무게는 어떤가요?
서영: 스틱은 생각보다 가벼웠습니다. 다른 장비가 워낙 무거워서 스틱은 든 것 같지도 않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스틱이 가벼워서 맞아도 별로 안 아플 것 같았지만, 아프겠죠? 그래서 직접 맞아보지는 않았습니다.

승원: 착용순서는 어떻게 되나요?
서영: 상체 하체로 나눠서 설명하자면, 우선 상체는 엘보패드를 착용하고, 숄더패드를 착용한 후 연세대를 나타내는 유니폼을 위에 입습니다. 하체는 신가드 착용 후에 스타킹을 신고, 하키팬츠를 착용합니다.

승원: 전체적인 소감은?
서영: 막연한 호기심으로 ‘내가 입어볼래!’ 한 것이지만, 막상 기사화 된다고 하니 조금 부끄럽습니다. 입는 방법을 모를 뿐더러 장비도 워낙 커서 빙구부 주장님과 다른 기자의 도움을 받아서 입었는데 휘청거리면서 입었던 과정이 지금 생각해봐도 웃깁니다. 부끄럽고 어색했지만 그래도 색다른 경험을 한 것에 무척 만족합니다. 제가 언제 선수의 장비를 직접 입어보겠습니까.

 

낯설기만 했던 빙구 장비들을 직접 입어보니 선수들이 새삼 더 존경스러워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무겁고, 무척 더웠기 때문이다. 가벼운 몸으로 해도 힘든 경기를 이렇게 무겁고 큰 장비를 착용한 채로 임한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장비를 착용하더라도 실제 경기는 무척이나 격해서 상처도 많이 난다고 한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늘 최선으로 연고전을 빛내주는 빙구부 선수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글 조승원 기자
jennyjotw@yonsei.ac.kr
오서영 기자
my_daughter@yonsei.ac.kr
사진 이청파 기자
leechungp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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