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31일과 1일(목), 장애인권위원회(아래 장인위)와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가 각각 ‘아카라카를 온누리에’(아래 아카라카) 장애학생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화 과정에서 있었던 총학생회장 박혜수(토목·11)씨의 태도를 비판하는 자보를 게시했다. 박씨는 다음 날인 2일(금)에 이런 논란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자보에 따르면 지난 5월에 열렸던 아카라카 이후, 장인위와 게르니카는 장애학생들의 아카라카 참여 보장을 위해 중앙운영위원회·응원단과의 논의를 지속해왔다. 그리고 이는 최종적으로 장애학생 단위를 신설해 티켓을 배부하고 장애학생이 접근 가능한 위치(현 vip좌석 위치)에 티켓 수량만큼의 좌석을 마련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그러나 게르니카는 논의 과정 중에 있었던 박씨의 ▲장애학생의 의견 무시 및 자의적 판단 강요 ▲장애학생 문제에 대한 책임의식 부재 ▲응원단과의 논의 방해 등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장인위 또한 박씨가 장애학생 권리 보장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비판하며 박씨에게 ▲총학생회장으로서의 태도에 대한 사과 ▲응원단과의 4자 협의체에서 총학생회 대표 교체 ▲장애인권위원회 당연 위원직 사퇴 ▲이후 연고전과 학생대표자 선거에서의 장애학생의 참여보장 등을 요구하며 총학생회장의 반성을 촉구했다.

이에 박씨는 사과문을 통해 ▲장애학생들의 행사참여를 가능케 하고자 하였으나 일부 언행이 잘못된 점 ▲장애학생에 대한 책임의식이 부족했던 점 등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박씨는 ‘장애학생 단체들과 응원단과의 논의를 방해했다’는 게르니카 측의 입장에 대해 ‘장인위와 게르니카 측이 안건을 급작스럽게 상정하는 것이 절차상 적절치 않다는 판단하에 내린 결정이었으나 과도하게 절차에 집착한 점에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박씨는 장인위와 게르니카가 요구했던 장인위 당연 위원직 사퇴 요구를 받아들였으며 ‘당연 위원직을 총학생회 내 더 적절한 대표자로 교체하고 지금까지의 상황을 분명히 인수인계해 앞으로의 논의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게르니카 측은 일부 사과문 내용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게르니카 회장 김현주(경제·15)씨는 “박씨가 사과문에서조차 자신의 행동을 ‘장인위와 게르니카의 독단적 안건상정을 방지하는 가운데 저지른 실수’로 만들고 있다”며 “그러나 이를 정정하는 데 힘을 쏟기보다 총학생회장의 사과를 수용하고 장애학생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노력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앞으로 있을 연고전과 선거에서 총학생회장이 책임을 다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총학생회장의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장애인권 단체들은 장애학생들의 아카라카 참여 보장을 위한 과정에서 있었던 박씨의 태도 문제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박씨는 이를 받아들여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한 바 있다. <관련기사 1774호 ‘장애학생, 험난한 ‘전원 아카라카 참여’의 길> 총학생회장의 반복되는 논란에 대해 학생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김지섭(국문·16)씨는 “총학생회장은 학생사회를 모두 아울러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Collabo>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행동을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더욱이 처음 사과문을 게시한 5월 이후에도 다시 같은 실수를 한 것은 더욱 비판받을 점”이라고 덧붙였다.

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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