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다 더 심각한 경기도 마을버스의 운영실태

‘그래도 서울 마을버스는 양반이에요. 경기도로만 나가도 상황이 더 열악해요’

 

취재를 다니면서 기자들은 서울 시내 마을버스의 열악한 운영실태를 마주했다. 하지만 기자들이 만난 마을버스 기사들은 하나같이 ‘경기도 마을버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며 입을 모았다.

경기도 내 마을버스 회사들의 경우 ▲서울시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아 마을버스 회사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점 ▲서울시보다 재정지원이 부족한 점 등 때문에 더욱 열악한 경영환경에 놓여있다. 따라서 사측은 더욱 기사들을 쥐어짜내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온 것이 바로 격일제 근무다. 상당수의 경기도 마을버스는 격일제 근무로 운영된다. 격일제는 기사 1명이 하루 평균 16~18시간을 몰아서 운행을 하고, 다음 날 쉬는 식으로 운영이 된다.

격일제 근무는 서울 마을버스들이 주로 택하는 오전•오후 근무제보다 인건비 부담이 덜하다는 점에서 경기도 내 많은 마을버스 회사들이 선택하고 있다. 가령 버스 1대가 있을 경우 오전•오후 근무제에서는 오전 근무와 오후 근무를 담당하는 2명의 기사와 이들의 휴무일에 대신 투입될 기사 총 3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격일제에서는 단 2명의 기사로 1대의 버스를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인건비를 절감하고자하는 격일제 근무로 인해 기사들은 피로나 졸음운전에 더욱 노출된다. 특히 경우에 따라서 2,3일 연속으로 16~18시간씩 운행을 하는 사례도 여럿 생기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더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결국 승객의 안전 문제로 이어진다. 한국노총의 연구용역 결과인 「버스운전자 근로시간에 관한 특별법(안)」에 따르면, 격일제 근로형태로 일하는 운전자가 1일 2교대 근로형태로 일하는 운전자에 비해 최고 78% 이상 교통사고를 많이 일으키며, 중상 및 사망 교통사고도 40.6% 이상 더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마을버스 기사들의 권익을 보장할 노동조합(아래 노조)활동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기·강원지역버스지부 윤종희 사무국장은 “서울도 기사들의 노조활동이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경기도의 경우는 사실상 노조활동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경기도의 마을버스 기사들은 서울의 마을버스 기사보다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여있지만 경기도의 관심은 부족하기만 하다. 서울시는 지난 7월부터 이달 말까지 관내 마을버스에 대한 대규모 조사를 실시하며 개선의 의지를 조금이나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는 마을버스에 대한 별도의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청 장문호 버스정책과장은 “관내 마을버스 실태에 대한 향후 조사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지성 기자
speedboy25@yonsei.ac.kr
주은혜 기자
gracecho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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