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강 3회 제한 완화·시험지 열람권 보장제 등 학생들의 요구안 논의돼

지난 27일 낮 3시부터 5시, 과학관 111호에서 ‘학교 본부와 학생의 대화’가 진행됐다. 이번 자리는 총학생회(아래 총학)의 ‘2016 연세교육권 바로세우기 활동(가)’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확대운영위원회(아래 확운위)의 주도하에 이재용 교학부총장과 학생복지처장 육동원 교수(교과대·스포츠심리학) 그리고 학생대표자 등 30여 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확운위는 학교 측에 요구안을 전달했으며, 요구안에는 ▲재수강 3회 제한 완화 ▲시험지 열람권 보장제 및 시험성적 입력 마감제 ▲졸업학기 의무수강비 감면 ▲HE 과목 신촌캠 개설 ▲제2외국어 과목 절대평가 확대 ▲신촌-국제 셔틀버스 확충 등이 포함됐다.

첫 번째로 진행된 ‘재수강 3회 제한 완화’에 대한 논의에서는 학교 본부와 학생들의 열띤 공방이 이어졌다. 이 부총장은 “한 사람의 성적보다는 우리대학교가 성적을 부여하는 방식이 더욱 중요하다”며 “재수강의 횟수에 제한을 전혀 두지 않으면, 학점에 대한 상향화가 이뤄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우리대학교에 대한 외부의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이에 사과대 부학생회장 전소연(정외·14)씨는 “재수강 제도는 학생들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들을 다시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 만큼 교육권과 관계있다”며 “학교 측에서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 없이 논의를 해보겠다는 말로 넘어가려하니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한, 53대 부총학생회장 유상빈(간호·12)씨는 “재수강 횟수 제한이 생긴 계기로는 초수강 불리·수강인원 추가·성적 세탁 등이 있는데 재수강 횟수 제한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 부총장은 “재수강 횟수 제한을 풀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나, 학생들이 사정이 있어 재수강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신문고 제도 등을 통해 최대한 타협점을 찾아보겠다”며 “더 자세한 논의는 교무처 측과 대화를 나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시험지 열람권 보장제 및 시험성적 입력 마감제’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학교 본부는 학생들의 강의평가를 바탕으로 성적 입력을 기한 안에 하지 않는 교수들에게 특정 불이익을 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상경·경영대 학생회장 김창균(경영·14)씨는 “시험지 공개와 시험성적 입력 마감은 교수에게 전적으로 권한이 있어 학교 측에서 제안한 방안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이 부총장은 “교수가 자신의 책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책임과 불이익에 대한 부분들을 교수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졸업학기 의무수강비 감면’에 관한 논의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학생대표자들은 논의 과정에서 ▲현행 유지 ▲수료 제도 도입 ▲0학점 수강신청 등의 방안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부총장은 “수료 제도 도입의 경우에는, 등록금 수납에 대해 법으로 규정돼 있는 ‘대학 등록금에 대한 규칙’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0학점 수강신청 또한 기존 재학생들에게 역차별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라며 제도 변경의 어려움을 표했다.

이어 ‘HE 과목 신촌캠 개설’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박신영(국문·15)씨는 “송도에서 HE 과목을 듣고 싶어도 학생들의 수에 비해 수요가 적어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2학년들이 송도까지 가지 않고 HE 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신촌캠에도 수업이 개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부총장은 “수요가 적어 수업을 듣지 못한다는 것은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교무처와 학부대와 얘기해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전했다.

이후 ‘제2외국어 과목 절대평가 확대’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는 총학뿐 아니라 문과대 차원에서도 심도 있게 논의된 바 있는 논의다. 이 부총장은 “제2외국어를 잘하는 학생들이 강의를 수강하는 것은 전적으로 학생들의 양심에 달린 문제”라며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로 나뉘는 문제는 아직까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신촌-국제캠퍼스 셔틀버스 확충’에 관한 논의에서 생명대 학생회장 최준수(생화학·13)씨는 “RA들뿐 아니라 여러 학생들이 국제캠과 신촌캠을 오가야 하는데, 현재 운영되는 셔틀버스가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는 학교에서 보장해야 할 수업권과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부총장은 “기획실 측과의 논의 결과, 한 대의 셔틀을 늘리려면 버스 자체만으로 1천만 원 정도, 버스 기사 월급까지 포함해서는 1억 원 정도까지 필요한데 현재 학교 재정상 셔틀 증가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래도 학생들의 수업을 우선순위에 두고 셔틀 증차를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모든 논의가 끝난 이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으며 일정이 마무리됐다. 학교 본부와의 여러 논의들에 대해 학생들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최나수(언홍영·11)씨는 “다양한 방면에 대해 학교 측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며 “오늘 학생들의 의견들이 실질적으로 반영돼 이 자리가 의미를 지닐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학생들은 학교 본부에서 학생들의 의견들이 어떤 식으로 반영시킬 것인지, 또 실질적인 변화가 생길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이번 대화에 참여한 A씨는 “실제로 학교 측에서는 명확한 답변 없이 논의해보겠다며 넘어간 안건들이 더 많다”며 “학교 본부와의 직접적인 소통의 자리였다는 것은 의미 있었지만, 학생들의 의견들이 얼마나 반영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장 박혜수(토목·11)씨는 “한 번의 대화로 제도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학교 측이 학생들의 의견을 들으며 정책 변화의 필요성이나 문제점들에 대해서 공감한 것 같다”며 “이 자리를 시작점으로 학생들과 학교 본부가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더욱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학은 30일(월)부터 오는 6월 3일까지 교육권 의식 환기 활동을 이어 갈 예정이다. 또한, 총학은 학교 본부에 교육권 요구안을 전달하고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김은지 기자
_120@yonsei.ac.kr
이예지 기자
angie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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